잠깐 운동하고, 그리고 대명항엘 갔습니다.
지난번에 대명항에서 삼식이탕을 참 맛있게 먹었는데..그때 사실 좀 마음에 걸렸더랬습니다.
몇년전부터 kimys가 삼식이매운탕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못먹었거든요.
사실, 저희집에서 대명항 가는 거...뭐 별 일도 아닙니다.
자유로로 나가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거나 아니면 일산대교 건너서 가면,
정말 저희집에서 강남쪽, 삼성동이나 양재동, 이런데 가는 것보다 더 빨리 갈 수 있거든요.
가보니까...물때를 잘 맞춰서 갔던 모양이에요.
여태 몇번을 갔어도, 이렇게 생선이 많은 날은 처음이었어요.
꽃게도 많구요, 삼식이, 밴댕이, 잔새우, 쭈꾸미, 숭어, 광어 등등...
사고 싶은 건 많았지만, 그저 욕심만 부릴 일은 아니어서, 참느라 정말 혼났습니다.

생선쇼핑에 앞서 우선 회 한접시.
떠놓고 파는 회, 무조건 한접시에 1만원인데요...회 사면 쌈채소도 주고 초장도 줍니다만...
양이 무지 조금이에요. 몰라서 떠놓은 걸 샀지, 다음에는 생선 골라서 사가지고 회떠달라고 할거에요.
고소한 맛이 그만인 밴댕이회.
작년 겨울인가, 강화 풍물시장에서 밴댕이회무침을 먹었었는데, 그땐 냉동으로 해줘서 그랬는지,
너무 비렸었어요.
그래서 안 사먹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제철이라고 하길래 먹어봤거든요.
안 사먹었으면 후회할 뻔 했어요.
오늘 밴댕이회는 아주 맛있었어요.

숭어회와 광어회.
진짜 몇점 안되요.
이 회...어디서 먹었는 줄 아세요??
주차장의 바닷가쪽 가장자리에 이렇게 회를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있어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저희처럼 회를 사서, 양념을 파는 횟집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밖에서 먹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요.

오늘 제가 산건, 꽃게와 황석어.
젓갈을 가지고도 장난들을 친다고 해서, 올해는 김장용 젓갈을 사지말고 미리 담아둬야지 하고 있던 참에,
황석어가 눈에 띄니까 너무 반가운거에요.
체반에 한 무더기를 지어놓고 1만원을 달라고 해서 샀어요.
그물에 잡힌 새우와 이름모를 작은 생선을 분리하고 있던 선장님,
손수 황석어를 씻어서, 소금까지 쳐주시네요.
집에 가져와서, 병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늘진 곳에 잘 모셔뒀습니다.

꽃게는 2㎏을 샀습니다.
집에 가져와서 세어보니, 모두 아홉마리, 큰 것 세마리는 찌고,
나머지는 간장을 부었습니다.
지난번에 간장게장을 꼭 상에 올려야할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마트에서 딱 두마리 3만5천원 주고 샀는데..너무 속상했어요.
어떻게 담았는지, 무슨 게로 만든 건지..어찌나 비리고 맛이 없던지...
집에서 담그면 사서 먹는 것보다 좀 짜게 되기는 해도 간장게장은 역시 집에 담아 먹어야합니다.
비용도 적게 들고, 맛도 있고...

저녁에는 꽃게찜 먹었어요.
그런데...아직 살이 꽉꽉차지는 않았어요.
며칠 있다가 사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런데..대명항에 가시려면 물때를 맞춰서 가시는 것이 좋아요.
'조금'때 가면 생선이 거의 없어요.
'조금'후 사흘까지도 그렇구요.
'조금'이 언제냐구요? 매달 음력 8일과 23일이 '조금'이에요.
그러니까 음력과 8일부터 11일까지, 또 23일부터 26일까지는 생선사러 가지 마세요.
그리고, 대명항에서 생선을 사거나, 음식을 먹은 곳에서 명함을 받으면 뒤에 물때가 적혀있으니까,
명함을 한장 받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