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은 냉장고 속이 들어있는 밑반찬조차 꺼내서 늘어놓고 먹기 싫은 날이 있지요?
딱 오늘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건강하다고 입찬 소리 하는 게 아니라고는 하는데...
제가요, 부모님께서 잘 낳아주셔서...건강한 체질입니다.
(우리 부모님, 제게 돈으로는 유산을 못주셨지만..건강을 주신 것은...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돈을 주신 것보다 더~~)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자고..이런 저이지만,
일년에 꼭 하루 이틀 정도 불면증 때문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이 새도록 뒤척인다든가,
이삼년에 한번씩 소화기 계통이 탈나서 아프고 먹을 수 없다든가...합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괜히 헛배가 부르고, 속이 아파서, 뭘 먹을 수 없고, 먹는 것이 무서워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더니 속이 쓰리고 아프고.
그냥 제 생각인데요..(혹시 의사선생님들 이 글 보시고 나무래지 마세요, 그냥 제 생각이에요)
지난주 건강검진에서 난생처음 위내시경검사를 했습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위에 별 문제가 없어서 위내시경을 할 일이 없었어요.
하얀 약을 마시고 하는 거..그건 X선촬영인가요? 그것 한번 해본 적 있고, 초음파만 찍어봤어요.
위 내시경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문제는 그 후 입니다.
혹시 그 위내시경 검사 때문에 속이 탈난 게 아닌가 싶어요. 자꾸 그 길다란 고무호스가 생각나면서 아파오는 거에요.
그때부터 좀 안좋았는데..오늘은 아주 좋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아침에는 가볍게 죽 끓여서 먹고 점심에는 누룽지를 끓여서 먹었어요.
게다가 오후 들어서는 두통까지 심해졌구요. 두통이야 제 친구니까 뭐..걱정할 건 없지만요..
컨디션이 이렇다보니까, 국 끓이고 이 반찬 저 반찬해서 밥상차리는 것이 너무 싫은거에요.
게다가, 칭찬받은 쉬운 요리 원고를 정리하다가 문득 느타리버섯밥이 먹고 싶어졌는데,
느타리버섯은 집에 없고 사러나갈 기운은 없고..해서 굴밥했습니다.
굴밥이라면 잘 먹고 잘 소화시킬 줄 알았는데...그래도 죽 한그릇 끓여먹을 걸 그랬나봐요.
나 먹자고 죽끓이기 싫어서 그랬는데...먹을 때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먹고나서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네요.
오늘의 굴밥!!
재료: 불린쌀 2컵, 굴 100g, 무 100g, 양파 50 g, 당근 50g,팽이버섯 50g, 소금 조금
만들기
1. 쌀을 씻어서 20분 정도 불려요.
2. 굴을 씻어서 체에 밭쳐 물기를 뺍니다.
3. 무 양파 당근을 채썰어두고, 팽이버섯도 밑둥을 잘라 준비합니다.
4. 냄비에 일단 무 양파 당근을 깔고 불린 쌀과 물을 붓고 소금도 살짝 뿌려서 밥을 지어요.
5. 밥이 다 되면 불을 줄여 뜸을 들이면서 굴과 팽이버섯을 얹어 뜸을 10분 정도 들여요.
6. 불을 끄고 고루 섞은 후 양념장에 비벼먹어요.
여기서 무 양파 당근 팽이버섯의 그램수에 연연하지 마세요.
그냥 눈대중으로 넣고 싶은 만큼 넣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