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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내게 주는 내 생일선물

| 조회수 : 14,233 | 추천수 : 73
작성일 : 2006-01-14 23:00:40
내일...친정어머니의 생신이십니다.

해마다..바쁘다는 핑계로, 바빠서 선물을 사러나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혹은 물건보다 낫다는 핑계로, 그냥 흰 봉투에 현금을 조금 넣어 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올해는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아침에 식구들 아침 차려드리고, 백화점 개점시간에 맞춰 뛰어갔습니다.
얼른 다녀오면 식구들 점심 시간 전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친정어머니가 필요로 하시는 레스포삭 가방을 하나 샀는데...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어머니 친구분들...명품 가방을 한개쯤은 가지고 다니신다는데...저희 어머니 명품 가방 한개도 없거든요.
명품 가방, 그거 참 별거 아니지만...은근히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생신선물로 백화점에서 터억 사드릴 능력은 안되고...능력이 된다해도, 간이 좀 떨릴 것 같고...
속으로 이담에~~, 언제고 면세점에 들어갈 날을 기약하고~~,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백화점을 구경하다가..그만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제가 서른을 넘기면서...제 생일 무렵이 되면 제가 제 스스로에게 선물을 사주곤 했습니다.
'회사 다니기 힘드는데, 김혜경, 하루도 안 빼먹고 회사 열심히 다니까, 내가 선물을 줄께..수고 많이 했어..'
이러면서, 어떤 해는 옷, 어떤 해는 화장품, 어떤 해는 그릇..이렇게 제가 제 자신에게 선물을 줬었습니다.

그랬는데...생각해보니...회사를 그만 두고 나서, '자기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미풍양속이 슬며시 사라진 거에요.
아니...사라졌다는 것 조차 의식을 못했다는 거죠.

오늘 백화점에서 그 옷을 보는 순간...그 선물 생각이 났어요...자신에게 주는 선물...
그리고, 회사를 그만 두던 그 해 겨울 반코트 하나 장만한 이후, 그동안 변변한 겨울옷을 장만하지 않았었다는 것도 생각났구요.
또 겨울만 되면 허구헌 날 검은색으로 휘감고 다니는 것도 싫증이 났고..
그래서 질렀습니다.
정말 고가의 옷인데...눈 딱 감고 질렀습니다.
'나..이거 입어도 돼...이렇게 비싼 옷 입어도 돼...나 그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 이렇게 자기최면을 걸면서...

그 옷 사가지고...허겁지겁 들어와..kimys 보여줬더니...
kimys, 그 옷 값, 자기가 내준답니다
자기의 생일 선물이라며...잘 사왔다고....
어떻게 할까 고민중입니다. 옷값을 받을 건지...아니면 딴 걸 사달라고 할 건지...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놀란토끼
    '06.1.14 11:23 PM

    우와~ 또 일등~!!

  • 2. vidalsun
    '06.1.14 11:23 PM

    멋진 남편분 두셔서 넘 부럽네요.. 저희 신랑은 선물의 선자로 모르는 사람인데.. --;;

  • 3. 놀란토끼
    '06.1.14 11:24 PM

    선생님~ 받으세요~ 더 좋은건 또 받으시면 되죠 뭐~^^ 글 읽다가... 마지막에 울컥~ 하마터면 눈물이 날뻔 했어요... 저도 저에게 주는선물... 한번 해봐야겠네요~

  • 4. yonu
    '06.1.14 11:39 PM

    당.당.히 받으셔야죠~^^

  • 5. 예명
    '06.1.14 11:54 PM

    우와~멋지시다..
    받으세요..

  • 6. ice
    '06.1.14 11:57 PM

    받으세요!~ 지금 받지 않으시면...또 언제....^^*
    못이기는척~~

  • 7. 레드샴펜
    '06.1.15 12:03 AM

    못이기는척..ㅋㅋ
    그리고 그돈으로 또 다른거..ㅋㅋㅋ

  • 8. 달자
    '06.1.15 12:06 AM

    선생님 고민 하지 마세요.
    고민 많이 하시면 입으실때 슬퍼요.
    지금부터 행복하게 입고 다니세요.

  • 9. 그린
    '06.1.15 12:45 AM

    우선 오늘이신 샘 친정어머님 생신을 축하드리며
    또 곧 다가올 샘 생신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오늘 희. 첩은 <닭> 표시를 분명히 하셔야하는 것 같은데...ㅎㅎ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샘만의 "미풍양속"도 멋지지만
    역시 kimys님의 마음은 더 멋있으세요.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참, 그런데 샘 그 옷 입으신 모습이 뵙고 싶사와요~~ㅎㅎ

  • 10. 항상감사
    '06.1.15 12:54 AM

    어떤 옷 장만하셨는지 궁금해요.... 올려주시면 안되나요??/ㅎㅎㅎ

  • 11. 분홍공주
    '06.1.15 9:19 AM

    저도 샘이 어떤옷에 필이 꽂히셨는지 넘 궁금하네요
    요즘은 날이 추워도 워낙 화사하게 입는지라
    예전옷이 영......샘 따라서 보아둔 코트 하나 질를까봐요...ㅎㅎㅎ

  • 12. 깊은바다
    '06.1.15 11:47 AM

    선생님 부러워요. 저희 신랑은 제가 백 하나를 사와도 도데체 얼마나 비싼 것을 사왔는지 근심합니다. 한번은 이미로 백을 하나 샀는데 160만원이라고 고짓말을 하니까 깜짝 놀라 어쩔줄을 몰라하더니 잠시뒤 제 눈치를 보면서 당신이 그럴리 없다...이미일 것이다...운운...이미는 맞는데 좀 슬포요. 선생님 남편분께 꼭 받으세요...선물비.

  • 13. 수선행
    '06.1.15 1:14 PM

    샘님 화려한 색으로 사셨죠!!! 볼때마다 기분이 산뜻한걸로요......잘 하셨어요.
    자신에게 주는 선물 아까워하지 마세요.
    열심히 사시는데 기분전환하 에너지충전도 하셔야죠......

  • 14. smileann
    '06.1.15 2:10 PM

    선생님, 정말 멋지세요~ 자신에게 사주는 선물~
    저는 그 생각에 적극 찬성입니다.
    그게 참 중요한 것 같더라구요.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에게 늘 Pride를 가지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해도 기죽는 일 한두번 아닌 이 주부의 고단한 날들...
    기죽지 않도록 저도 가끔은 그런 일을 할 때가 있답니다. ^^

  • 15. 이수미
    '06.1.15 5:45 PM

    저두 하나 배워 갑니다.
    정말 내생일 얼마 안남았는데 ㅎㅎㅎ
    이번에 써먹야겠네요
    생일이 언제인지요 축하드립니다.

  • 16. 미씨
    '06.1.15 10:23 PM

    결혼하고 아이 생기면서부터 제 자신에게 쓰는것을 인색하게 여겼는데,,,,
    1년에 단 한번뿐인 생일날,,, (명분도 있고..)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저도 올해,,과감하게,,,,,ㅋㅋ
    kimys에게 코드 그냥 받으세요,,,

  • 17. 민영
    '06.1.15 10:25 PM

    아름다우세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저도 제 자신부터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러면 마음도 더 넉넉해지겠죠.

  • 18. 고참초보
    '06.1.15 11:35 PM

    저도 오늘 비숫한 자기 최면으로 백화점 나갔더랬는데
    결국 저한테는 아무 선물도 못하고 (엄청 제가 소심하더라구요)
    특가상품으로 파는 쟁반세트 등 허접한 주방소품만
    사가지고 돌아 왔어요....
    그런 저와 비교하니,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 (개그콘서트 버전 ㅎ ㅎ ㅎ )

  • 19. LAUREN
    '06.1.16 5:45 AM

    전....맨날 제게 선물을 하나봄니당..지름신이 강림하셔서리......흑흑흑....
    생일축하드려요^^

  • 20. 둥이둥이
    '06.1.16 11:05 AM

    생신 두분 다 축하드려요!!
    ....자기에게 주는 선물
    꼭 하셔야죠!
    선물비~ 꼬옥 받으시구요..^^

  • 21. 맑공
    '06.1.16 11:15 AM

    저도 "나에게 선물해야지" 하면서 한번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쉬운것 같으면서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잘 하셨습니다.

  • 22. 최정하
    '06.1.16 12:11 PM

    잘하셨어요. 주부들이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면 나를 위해서는 저지르지 못하더라구요. 옷입으신 모습도 보여주세요.

  • 23. 감자
    '06.1.16 12:17 PM

    잘 하셨어요!!!!!!!!!!!! 정말이지 그동안 열심히 사셨잖아요
    친정 어머님과 생신이 비슷하신가봐요??
    저도 그런데..^^
    생신 축하드려요!!!!!

  • 24. 카푸치노
    '06.1.16 12:42 PM

    생신 축하드려요~~
    저희 딸과 같은날이시죠??
    저도 주말에 둘째 돌잔치 치뤘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5. 모야
    '06.1.16 1:24 PM

    당근!!!













    !!!!!!!!!!!!!!!!!!!

  • 26. 현승맘
    '06.1.16 2:14 PM

    제 친정엄마 생신과 같은 날이네요.ㅋㅋ
    전 토요일날 친정가서 식사하고 봉투 드리고 왔어요..
    엄마가 무지 좋아 하시던걸요..
    얼마 있음 제생일인데 저도 제게 주는 선물을 하나 사야겠어요..
    뭘 살까나.....

  • 27. 푸우
    '06.1.16 5:40 PM

    우와,, 그 옷 보고 싶어요,, 담에 입으시고 찍은 사진 보여주세요,,,
    전 요즘 밍크 보면서 40되는 해에 지르리라,,이러고 있네요,,,,,ㅎㅎㅎ

  • 28. 이영남
    '06.1.16 6:02 PM

    저지른 옷좀 올려주세요. 대리만족이라도 하게요.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쉽지 않더라구요.
    저도 올해부터 마음 단단히 먹고 저질러 볼까요.....

  • 29. 캐시
    '06.1.16 7:22 PM

    저도 매년 제생일엔 제가 선물사요 맘에 드는걸로..

  • 30. okbudget
    '06.1.16 11:22 PM

    저도 저에게 가끔 선물줘요~
    스스로 힘들게 살았다고 기특해하면서~
    그런데 토요일 아버지 생신에 그냥 다녀왔어요
    개업하느라 힘들어서
    금방 잘해드릴게요~ 아버지~
    반성하면서 이제부턴 내선물 안살려구요~

  • 31. 비오는날
    '06.1.17 8:50 AM

    잘하셨어요 선생님~~그 옷입은 사진좀 올려주시면 안되나..너무 궁금한데...ㅎㅎ

  • 32. 달개비
    '06.1.17 9:43 AM

    선생님! 생신 축하 드려요.
    올해는 제가 기억하려고 달력에 표시해 두었어요.ㅋㅋ
    어머님 생신도 축하 드립니다.
    옷 잘 사셨어요. 어떤 옷인지 보고 싶답니다.

  • 33. 스프라이트
    '06.1.21 2:14 PM

    어떤 멋진 의상일지 궁금해요. 입고 찍어주시와요.ㅋㅋ
    자신에게 주는 선물 정말 괜찮은것같아용. 전 한번도 그리 해본적은 없사온데..
    앞으론 좀 그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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