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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주 큰 맘 먹고~ [호박죽]

| 조회수 : 10,050 | 추천수 : 80
작성일 : 2005-12-26 16:22:16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2년에 한번씩 하도록 하는 건강검진, 오늘 아침에서야 받고왔어요.
차일피일 미루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집 앞 방사선과에 가서 받고 왔네요.
11시가 다 돼서 집에 돌아와, 토스트며 커피며 허겁지겁 먹어대고, 점심도 한 그릇 먹고는...
늙은 호박을 처치해주기로 했죠.
저녁에 모임이 있어서, 일찌감찌 식구들 저녁준비 준비해놓고 나가야하기 때문에, 어디 갈 수도 없고,
아무 것도 안하고 맥놓고 앉아있자니, 시간이 아깝고...

지난번 강화장에서 사다놓은 늙은 호박~
여지껏, 다용도실에 놔두고...감상만 하고 있었거든요.
호박 속 파내고, 삶고, 죽 쑤고 하는 건 하나도 겁이 안나는데...호박에 칼을 넣어 가르는 것이 어찌나 겁이 나든지...
잘못하면 칼이 들어가서...나오지도 않고, 더 들어가지도 않고..이럴 때 진땀이 삐질삐질 나잖아요.



가르는 거 자신없어서..kimys에게 애교떨어 잘라달라고 해서...오늘은 금방 쉽게 해결을 봤답니다.
호박의 속살만 발라내니,큰 곰솥으로 하나 가득!!
호박이 크긴 컸던 모양이에요.

푹 삶아서 핸드블렌더로 갈아놓고 보니, 한꺼번에 죽을 쑤기에는 너무 많은 듯해서, 반은 남겨두고 반만 죽을 쒔어요.
남긴 건 식혀서 냉동해두려구 해요.

죽을 쑤면서...찹쌀가루로 했는지, 멥쌀가루로 했는지..아삼삼한데..그렇다고 컴퓨터 켜고 레시피 찾아보기도 그렇고..
그냥 찹쌀가루, 멥쌀가루 다 동량으로 섞어서 넣었어요. 단맛은 황설탕으로 내구요.

다른 사람들은 단호박으로 죽을 쑤면 맛있다고 하는데..제 입에는 늙은 호박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단호박은 색은 이쁘긴 한데..좀 텁텁한 맛이 도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전 단호박은 주로 스프를 끓이거나 아니면, 늙은 호박의 색을 더 예쁘게 하기 위한 보조재료 정도로 써요.
그나마 오늘은 단호박이 없어서 안넣었지만요.

너무 단게 싫어서,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았더니..완성된 죽의 단맛이 좀 모자라네요.
그래도 너무 단 것보다는 덜 단 게 낫다 하면서..한그릇 금방 비웠어요.
찹쌀가루, 멥쌀가루 섞어서 한 것도 괜찮았던 것 같구요.



제가 만드는 방법은 요..
1. 호박의 겉껍질을 벗기고, 씨와 씨에 붙어있는 섬유질을 모두 떼어낸 다음 푹 삶아요.
2. 호박이 푹 삶아지면 핸드블렌더로 어느 정도 갑니다.
3. 호박이 어느 정도 갈아지면 여기에 멥쌀가루 찹쌀가루 황설탕을 넣고 좀더 갈아요.
이때 비율은 갈아진 호박 5컵에, 멥쌀가루 ¼컵, 찹쌀가루 ¼컵, 황설탕 ½이에요.
4. 불에 올려 폴폴 끓어오를 때까지 저어가며 끓여요.
5. 끓이면서 소금도 ½작은술 넣어줘요.

Tip!!
※ 찹쌀가루가 없다면 멥쌀가루만 ½컵 정도 넣어도 됩니다.
※ 황설탕이 없다면 백설탕을 같은 분량 넣어도 됩니다.
    분량의 황설탕을 넣었을 때 단맛이 덜합니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더 넣으세요.
※ 팥을 좋아하시면 삶은 팥을 넣으시면 단맛이 더욱 강해집니다.

이제, 슬슬 외출할 채비를 해야겠어요. 머리도 매만지고, 화장도 좀 하고...
kimys 떼어놓고 나가는 저녁 나들이인지라...ㅋㅋ...약간 흥분도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심플라이프
    '05.12.26 4:24 PM

    호박죽이라..맛나보이는걸요.
    흠.....혼자서 어딜 가시는데요??
    아~~궁금해라....
    게다가....흥분이라니.....음.......

  • 2. 김혜경
    '05.12.26 4:29 PM

    띠동갑 후배들과의 모임, 송년회랍니다..
    10여년동안 같이 지내온 후배들이라, 만나면 너무 좋거든요...아..물론 모두 여자후배들입니당..^^

  • 3. 행복이머무는꽃집
    '05.12.26 4:33 PM

    호박죽 색깔이 아주 맛깔스럽군요
    연말연시 잘보내시고요 새해엔 좋은일 많으시기를 빕니다
    그릇들이 하나같이 잘어울리고 이쁩니다

  • 4. 그린래빗
    '05.12.26 4:42 PM

    저도 며칠전에 베란다에 뒹글던 단호박 착하게 불러서 호박죽으로 환생시켜줬었죠..
    겨울에 호박죽 넘 맛나요....ㅎㅎ

  • 5. 석두맘
    '05.12.26 4:54 PM

    도자기 수저같아보여요?? 맞나요
    호박죽 먹고싶다....^^

  • 6. 민석마미
    '05.12.26 5:00 PM

    애교를 어떻게 떠셨을까나^^
    쓰~읍

  • 7. 프리스카
    '05.12.26 5:17 PM

    제 특기가 애교가 무교인데...
    아직까지 쑥스러워서 여보소리도 못하는...^^;

    아프시면서도 요리를 다양하게 하시니 대단하십니다.^^

  • 8. 하나
    '05.12.26 5:23 PM

    아이참~ 나두 해야하는데...^^;; 하루하루 자꾸 미루기만 하네여~
    호박죽~ 쩜만 드세용..ㅎㅎ 너무 마니 이뻐지면 곤란~ 질투~( __)
    외출 즐겁게 하고 오세용~ ^_^

  • 9. 클라우디아
    '05.12.26 6:45 PM

    호박죽하면 신혼 때가 떠오릅니다. 늙은 호박을 대여섯마리는 잡아서 친정으로 시댁으로 날랐는데...정작 지금은 겁나서 못합니다. 울 아가 이유식도 단호박으로만 몇번해주고, 언제나 늙은 호박죽 하게 될지...

  • 10. 웃어요
    '05.12.26 7:04 PM

    입덧끝나니 먹고싶은게 넘 많아요.
    이 호박죽 한 그릇... 아니 한 숟가락 떠먹었음 좋겠어요. 저도 덜 단거 좋아하는데...
    날이 추워서 그런지 팥죽, 호박죽, 대추차 등등이 많이 당기네요.
    저녁 약속 따뜻이 입고 다녀오시길 바래요. 감기앓으시는데 날도 넘 추워서요.
    친정엄마가 주는 호박죽 먹은 기분으로 한술 뜨고 갑니다. 감사해요.

  • 11. 아이둘
    '05.12.26 8:58 PM

    호박죽에 소금만 넣어도 맛이 괜찮답니다. 늙은호박의 쌉쌉하면서 단맛으로..

  • 12. 티라미수
    '05.12.26 10:03 PM

    오오~~
    저도 요즘 갑자기 호박죽이 좋아졌다는~~~

    근데 엄마는 안만들어 주신다는,,,

  • 13. 동그리
    '05.12.26 11:06 PM

    쌤! 감기는 다 나으셨는지요?
    잘 싸매고 다녀 오세요.
    너무 늦은 감이 있네요.요즘 감기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곤 한다네요.
    그나저나 오늘 너무 기분 좋은 밤이 되셨겠네요.
    울 친구들은 왜 만나잔 연락이 읍슬까?ㅜ.ㅜ

  • 14. sydney
    '05.12.26 11:28 PM

    앗, 저도 엄마표호박죽 오늘 먹고 싸왔는데...^^; 찹쌀 굵게 빻고 팥 삶아 넣는 특이한 호박죽인데 너무너무 맛있어요. 엄마 친구분들도 다 엄마표호박죽 전수받아가셨지요..^^

  • 15. Miss Texas
    '05.12.26 11:38 PM

    늙은 호박이 곰솥으로 하나면.. 그 할로윈때 장식해서 쓰는 사람 머리 두배 만한 호박이 맞나요? 전 그 호박은 장식용인 줄 만 알았는데, 저렇게 이쁜 색깔의 죽이 나오는 군요 +_+ 혜경샘, 찹쌀가루랑 멥쌀가루 계량 알려주세요.. 저같은 초보는 '대충, 어림 짐작'하다가는 다 망한답니다 ㅠㅠ

  • 16. 행복녀
    '05.12.27 12:38 AM

    가까이 지내는 언니가 오늘 저에게 애칭이라고 2006년부터는 "행복녀"라 부르고싶데요...물론 저도 맘에
    들어요...주위의 모든사람에 행복을 전할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죽종류는 다좋아라 하지만 특히 달콤한 호박죽을 젤 좋아하지요~~어는 결혼식
    뷰페에 가면 젤 먼저 먹는게 호박죽이랍니다...그래도 막상 제가 해먹는거는 잘 못해요..
    시간이 없다는 핑게로 하려는 시도도 못하지요...

    내년에는 하지 않은것을 해보려고 노력할께요
    또 한가지 목표는 디카를 꼭 구입하려해요. 제 개인적인 사진보다, 주위의
    모든 행복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요...

    선생님도 이시간이면 주무시겠네요, 띠동갑 후배들과는 행복하셨나요, 무슨 맛난음식
    드셨는지 궁굼하네요~~~

  • 17. 선선한바람
    '05.12.27 12:46 AM

    저도 호박 한덩이 싼맛에 4000원짜리 구입해놓구서는 어찌할바를 몰라 감상중입니다.. ^^;; 시골농장에서 고구마 사면서 같이 샀는데, 너무너무 커요.. 이걸 어찌 먹을꼬... ㅠ.ㅠ

  • 18. 크리스
    '05.12.27 3:47 AM

    저도 단호박죽은 별로에요....텁텁해서리...근데 요즘 늙은 호박은 맛이 없는건지...입맛이 넘 달게 변한건지...늙은 호박만으론 또 맛이 안나네요...ㅠㅠ

  • 19. 두민맘
    '05.12.27 8:12 AM

    색도 예쁘고 너무 맛있겠어요..
    전 오늘 호박죽 만들어서 낼 친정갈일이 있어 가지고 가려는데요...
    늙은 호박으로는 호박죽 처음이거든요...
    선생님~~~ 빠른 레시피 부탁드려요^^

  • 20. 박하사탕
    '05.12.27 9:37 AM

    이번 모임은 어디서 맛난거 드실지 무척 궁금하네요..^^

  • 21. 스프라이트
    '05.12.27 9:55 AM

    첫번째 사진 뒷배경도 예쁘고 앞에 노인 옥색빛의 단아한 그릇도 노오란 호박죽과 색감이 너무 잘 어울려요. 멋진데요..어릴땐 호박죽이 싫더니만 이젠 좋아하지요. 나이먹어가며? 입맛도 계속 변화해가는게
    참 신기하단 생각을 하게되요.^^

  • 22. 달개비
    '05.12.27 10:21 AM

    늙은 호박만 사용하셨는데도 색이 참 곱게 나왔어요.
    속이 노랗게 아주 잘 익은 것이었나봅니다.
    저도 호박죽 참 좋아 하는데...한번도 직접 해보진 못했어요.
    항상 시어머니께서 해주시는것만 낼름 받아 먹고 산답니다.

  • 23. 최정하
    '05.12.27 11:47 AM

    호박죽 색갈이 곱네요 그릇도 잘어울리구요 아주 행복한 하루가 되셨겠어요

  • 24. 둥이둥이
    '05.12.27 2:32 PM

    꽃모양 대추가 환상인데요~
    전.. 채썰은 대추만 사서 써봐서뤼~
    신기..*^^*

  • 25. 산적
    '05.12.27 3:12 PM

    우리는 가족이 단체로 독감에 걸려서 누워있는데.. 내가 아프니 먹을 하기도 힘드네요.
    호박죽 넘 맛있어 보이는데 달지도 않다니 딱이네요. 사진보면 눈으로라도 먹고 기운내야 겠네요.

  • 26. 유수맘
    '05.12.29 3:31 PM

    5살난 아들이 호박죽을 넘 좋아해요 , 시집에서 돌호박이라고 하면서 주신 호박이 있는데 호박죽 써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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