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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잠시 방심으로 손해막심 ㅠㅠ [굴밥]

| 조회수 : 12,587 | 추천수 : 91
작성일 : 2006-01-05 20:26:39


찜질방이나 숯가마니 하는 것이..정말 대단한 중독인 것 같아요.
몇달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숯가마를 가주다가 한 2주일 못갔더니...
그 금단현상 때문에...몸이 괜히 막 아파야만 할 것 같은거에요.

게다가...
입장료가 1만원이나 해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세검정의 하림각이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했다는 거에요.
거기 여자목욕탕이 형편없었는데..
여자목욕탕(남탕은 몰라요..안가봐서...)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귀가 솔깃!!
어찌나 가보고 싶은지...

몇달전부터 찜질방에 가서 땀 좀 푹내고 오셨으면 하는 친정아버지의 바램을 그동안 모른 척하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곳에서 땀을 내는 것 까지는 좋은데, 하고 나오셔서 선뜻하면 감기걸리시기 십상이잖아요.
게다가 요즘은 제가 바빠서...사실 시간 내기도 그리 쉽지는 않았어요.

오늘, 이런저런 공적인 일이 있었는데..그건 다른 사람에게 모두 떠넘기고...효도 한번 하리라 맘 먹었습니다.
예고없이 친정엘 가서, 무조건..."옷 입으세요..."했더니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하시는 걸...
"뭐..좋은 일이니까..대신 점심이 아버지가 사주세요..엄마는 식혜 사줘야해..., 입장료는 제가 냅니다요..큭큭.."
이러고 재롱을 떨었어요...나이 오십에...

오랜만에 불가마 모시고 가니까..참 좋아하시네요..특히 아버지께서 너무 좋아하시는 걸보다가..그만 제가 잠깐 방심을 했어요.
평소에는 불가마같은데 가면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거나, 수건에 둘둘 말아서 뜨겁지않은 곳에 놓아두는데...
오늘따라 무슨 맘을 먹고 그랬는지..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닌 거에요.
그냥 넣고 다니기만 했더라도 별 일 없었을 텐데...그만 핸드폰이 들어있는 쪽을 바닥에 대고 한잠 잤다는 거 아닙니까??

식혜 사먹으려고 휴게실에 나와서 핸드폰을 열어보니..허걱...
검은 바탕에 베이지색 잎사귀가 하나 그려져있더군요...액정이 나간 거죠...
엄마는 동생이 새로산 핸드폰 액정을 망가뜨려 A/S하려고 했더니 17만원이나 달라고 했다며...너무너무 속상해하시는 거에요.
아버지는 "너무 비싼 목욕해서 어떡하냐? 핸드폰 어떡해??"

부모님 모셔다 드리는 길에 불광동 삼성A/S센터에 들렸어요.
너무 비싸면...그냥 액정이 깨진 상태로 한번 개겨보거나..아니면 아주 구형 단말기가 하나 있는데 그걸로 쓰던가 하려구요.
뜻밖에도 7만원 정도가 든다고 해서..당장 핸드폰을 맡겼어요.

차 안에서 기다리시던 부모님, 7만원 정도 든다고 하니까..그나마 덜 속상하신가봐요.
"왜들 속상해하세요...그 정도면 고쳐써야지..그거 김서방이 결혼기념일 사준건데...
그리구..요새 제가 핸드폰을 너무 함부로 굴렸어요..막 떨어뜨리고 그랬거든요...아껴쓰라는 계시야, 계시..."

잠시 방심으로 7만1천원이나 날렸으니까,아깝기는 하지만,
요즘 핸드폰 함부로 굴려 벌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핸드폰 아껴주기로 했어요..^^


저녁 메뉴는 굴밥이었습니다.
전 굴밥 이렇게 지어요.
먼저 고두밥을 하다가 뜸 들일 무렵 굴을 넣는 거죠.. 그럼 굴향도 어지간히 살아있고, 굴의 식감도 좋고..
오늘은 냉장고 안에 있길래 무하고 양파를 조금 넣어줬어요.

재료: 불린 쌀 1컵, 물 1컵, 굴 1컵, 무채와 양파채 합쳐서 반컵
양념장 재료: 간장 맛간장 물 참기름 파 마늘 깨소금 각각 적당량

만드는법
1. 냄비에 무채와 양파채를 넣어요.
2. 쌀을 담아요.
3. 물을 부어요.
4. 중간불과 약불의 사이 정도의 불에 얹어요.
5. 밥이 거의 다 됐을 무렵 굴을 넣어요.
6. 충분히 뜸을 들인 후 퍼요.
7. 밥이 되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어요.

해보니까..무채가 조금 더 들어가도 괜찮을 뻔 했어요. 너무 적었는지.. 제 밥그릇에는 무가 없더라는...
바다의 우유라는 굴 많이 드세요. 무기질이 많다고 하잖아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oogug
    '06.1.5 9:07 PM

    일단 일등이라니...^^;;;

  • 2. 금모래빛
    '06.1.5 9:08 PM

    저도 오늘 굴밥해먹었어요^^
    굴이 많이 있어 처치곤란이었는데 어제 샘 말슴에 힌트얻고 실행에 옮겼지요.
    힌트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콩나물을 넣었더니 아삭거려 식감이 좋았어요.

  • 3. soogug
    '06.1.5 9:09 PM

    요즘 굴의 계절이죠?
    천북의 굴 먹으러 가고 싶은데 왜 이렇게 시간 내기가 힘든지..
    이래 저래 요즘 힘들었던 남편에게 좋은 선물일텐데....

    오늘은 키톡에서도 선생님글에서도
    친정부모님 자꾸 생각나게 합니다.
    아까 통화한걸로는 조금은 모자라는듯한 느낌....^^;;;

    근데 굴밥 너무 맛나보여용~~~~~~~~~~^^*

  • 4. 파란하늘
    '06.1.5 9:10 PM

    맛있겠어요.전 내일 메뉴로.^^

  • 5. 치자꽃향기
    '06.1.5 9:22 PM

    (남탕은 몰라요..안가봐서...) 이 대목에서 큭 하고 웃었지요.
    굴밥 한번 해먹는다 하면서 잘 안되네요.
    조만간 해 먹어봐야지.....

  • 6. 골고루
    '06.1.5 9:35 PM

    오늘 이마트 갔더니 굴이 싸던데
    내일 굴밥이나 해봐야겠어요.
    선생님 식으로...

  • 7. 감자
    '06.1.5 10:06 PM

    굴밥 먹고싶어요...
    저도 조만간 굴밥도 해먹고 굴전도 해먹을래요
    (전 익힌굴만 좋아하고 생굴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나저나 액정 나가서 거금 쓰셔서 속쓰리시겠어요...
    전..연애초에 남편이 거금 43만원 주고 사준 핸드폰....(첫선물이라 의미가 나름 있지용)
    막 떨어뜨리고 해서 액정 나가서 수리 한번 하고..버틸때까지 버텨보다가
    딱 3년채우고 요번에 새로 바꿨는데...그래도 아쉽더라구요 ;;

  • 8. 영맘
    '06.1.5 11:07 PM

    저 어제 굴밥했다는...무랑 양파도 넣는군요...
    다시 도전해봐야겠내요.아참,전 양념장에 청양고추룰 아주 조금 넣었는데
    나름대로 감칠맛이 나더라구요.

  • 9. 내사랑울보
    '06.1.6 12:01 AM

    아..그립네요 세검정의 하림각 찜질방..진짜로 여탕은 너무후져서 물만뿌리고나왔는데..샘 정말좋아졌나요?..지금쯤 폭포가 얼어서 장관이겠네요..지금은 지방으로 이사를와서..앞으로는 못갈듯하네요
    굴밥...쩝 누가해주면 양념장에비벼서 얻어먹으면 더 맛있겠네요..~샘

  • 10. 니양
    '06.1.6 12:17 AM

    친정이 천북굴단지라 굴밥 엄청 먹어요.ㅋㅋ 거기선 양념 간장에 달래를 넣어서 먹거든요. 조금 넣어보세요. 아주 별미예요.

  • 11. 행복한 우리집
    '06.1.6 12:43 AM

    굴밥은 어떤 맛일지.
    선생님 해놓으신 음식보며(안 먹어본 음식이 많더군요.) 무슨 맛인지 상상해보는 것도 큰 재밉니다.

  • 12. 소박한 밥상
    '06.1.6 1:57 AM

    콩나물....
    무....
    양파....
    앗 !! 나도 생굴은 메슥해서 잘 못 먹는데 감자님도 ^ ^
    맞아요 니양님 달래 넣으면 더 맛있겠네요

  • 13. 마시오에
    '06.1.6 4:50 AM

    선생님댁은 굴을 엄청 좋아하시나봐요.
    굴요리를 자주 해 드시는것 같아서요.
    전 김치 속에 굴이 한조각만 들어있어도 냄새를 맡고 손이 안가더라구요.
    저희 엄마.....그래서 김장때 김치 두종류나 담궜었는데.....

    근데 말이죠.....
    요즘 희망수첩에서 굴음식을 자꾸 접해서 그런가
    은근히 먹고 싶어져요.
    굴 무침도 맛있게 보이던데......

    저희 집에서 가까운곳에 한국마켓이 생겼는데
    생굴도 팔더라구요.
    다음에 갈때 한번 사봐야겠어요. ㅎㅎ

  • 14. 안나돌리
    '06.1.6 7:30 AM

    언제 한번 해 먹다 실패(?)를 했는 데..
    다시 도전해 볼랍니다.

    재료에 불린 (쌀)을 생략을 하셨나 봐요..ㅎㅎ

  • 15. 이너벨리
    '06.1.6 8:25 AM

    저는 몇년전 한 여름에 그냥 액정이 나가더라구요...
    열에는 아주 약한가봐요.
    구입한지 1년이 안되서 무료로 해주고
    뚜껑도 새걸로 그냥 교체 해주니 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찜질방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자주는 못가지만 피로를 풀러 한번씩 다니는데
    정말 괜찮은거 같아요.

    냄비가 너무 이뻐서 음식이 더 맛있게 보여요...

  • 16. 왕시루
    '06.1.6 8:43 AM

    ㅎㅎㅎ 아버님 말씀처럼 정말 비싼 목욕하셨네요,,,
    결혼하고 5년동안 핸드폰없이 잘 버텼는데 지난 11월에 저도 드뎌 핸폰 생겼어요~ ^^
    건웅아빠의 결혼후 다섯번째 생일선물입니다 선생님처럼 저에게 동일한 일이 발생한다면
    저에겐 a/s도 없고 앞으로 또 5년동안은 핸폰없이 버텨얄까봐 전 지금부터 무지 아껴줄랍니다

    어제는 마을 대동회(신년맞이 마을잔치라고나할까..)가 있어 아이들과 하루종일
    마을회관에서 마을분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이것도 결혼하고 첨이예요..그동안은 아이들이 너무 어려 잠깐가서 얼굴만 비췄었는데.
    어제는 청소도 열심히 하고 설겆이도 열심히 하고 상도 열심히 차리고,, 제가 울동네에서 젤루
    어리쟎아요..동네 어르신들께 귀염좀 받아보려구..ㅎㅎ 예쁜짓 좀 하고 왔습니다
    어제 메뉴중 파래를 넣고 부친 부침과 살이 통통하게 꽉찬 꼬막이 참 맛있었어요..

    오늘 아침 저희집 메뉴는 홍합국과 그제 만들어놓은 잡채 남은것 갈치구이 달래양념장에 김구이
    그리고 김치와 젤루 중요한 밥,,진도동서네서 보내준 햇쌀에 찹쌀 두줌넣고 검정콩 두줌 넣고
    흑미 두줌 넣고,,^^ 아침 차리러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17. 소금별
    '06.1.6 9:21 AM

    조심하시징.. 아까비라..

    조선일보에서 샘 뵜는데, 반가웠어요..

  • 18. 둥이둥이
    '06.1.6 10:06 AM

    요즘..새해 들어..
    식비 아끼기 모드인데~
    굴밥 해먹어보고파요~~^^

    저도 핸폰 떨어뜨리거나 하믄..
    돈 들까바 넘 무서워요..^^

  • 19. 김흥임
    '06.1.6 10:18 AM - 삭제된댓글

    ㅎㅎ
    우째 저에 문자 초장 바르신다 했지요^^
    그래도 운좋은 거네요
    전 작은놈거 고딩입학선물로 사고 7일만에 액정나가 서비스도 안되고 수리비 21만원이라길래
    어이 없어 화면 없이 아들놈 지금껏 받기용으로만 사용중입니다 ㅠ.ㅠ.

    에휴,,,
    역시나 샘님 어제 신문에 짜잔 하신덕인가
    접속도 글 올림도 어렵네요
    우째 이글도 실패일듯 ㅠ.ㅠ

  • 20. 둥이둥이
    '06.1.6 10:20 AM

    참, 칭찬......^^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21. 와사비
    '06.1.6 11:08 AM

    하림각 전에 가보고 그 후진 시설에 실망해서 다시는 안갔었는데... 다시 가보고 싶네요^^

  • 22. smileann
    '06.1.6 10:17 AM

    저도 굴밥 한번 해먹어 봐야겠어요~ ^^
    정말 맛있게 보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도록...찜질방도 가보고싶네요.

  • 23. 최정하
    '06.1.6 11:38 AM

    굴밥 맛있겠어요 한번 해먹어야지 하면서도 잘안되네요

  • 24. 클라우디아
    '06.1.6 1:40 PM

    먹고 싶어요.
    오늘저녁 당장 굴밥해 먹을래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ㅋㅋ

  • 25. 노을~
    '06.1.6 1:44 PM

    굴밥 먹고 싶네요... 무채 넣는건 알았는데 양파도 넣는 줄은 몰랐네요~

  • 26. 엘리제
    '06.1.6 3:53 PM

    저도 요즈 참나무불가마에 꽂혔는뎅^^~
    굴밥에 고구마를 깍뚝썰기로 해서 약간 넣어도 맛나더라구영~~
    내친김에 주말엔 굴밥!!당첨!!~~ㅋ

  • 27. 라일락향기
    '06.1.6 3:18 PM

    정말 사람답게 사시네요.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시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 잡수시고...
    부모님이 흐믓해 하신 걸로 액땜했다 하세요.

  • 28. 감자
    '06.1.7 2:57 PM

    요거보구 필받아서 어제 마트에서 굴 많이 사와서..
    굴 미역국도 끓이고...굴+콩나물밥도 하고 생굴도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원없이 먹었어요 ㅎㅎㅎ
    굴전만 먹으면 되는데..달걀이 똑 떨어졌어요 ^^

  • 29. 뚱이맘
    '06.1.7 11:30 PM

    허걱.. 저두 찜질방 갈 때 핸드폰 늘 달고 다녔는데... 담엔 꼭 락커에 두고 다녀야겠네요.
    새해 액땜 톡톡히 하셨으니 올해는 좋은 일만 생기실꺼에요^^

  • 30. 콩깍지대마왕마눌
    '06.1.8 9:23 PM

    울남편이 굴을 참 좋아하는데.. 마눌이 게을러서 굴밥 한번을 못해줬네요. 맨날 초고추장만 덜렁..^^;
    맛있는 굴밥레시피 받아갑니다. ^^

  • 31. 자운영
    '06.1.9 2:39 PM

    저도 굴밥좋아하여 침이 꼴깍넘어가네요.
    근데 요즘 김치밥해먹는 재미에 빠젔어용!
    참김치대신 동치미무우와신건지넣고 들기름듬뿍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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