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코스트코에서 아스파라거스 한다발을 집어들었습니다. 9900원이었던가,9990원이었던가..암튼 1만원짜리...
비싼 것 같아서 늘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날은 큰 맘 먹고 카트에 실었습니다.
베이컨도 한봉지 담았습니다.
베이컨은 보통 베이컨보다 기름이 훨씬 적은 어깨등심베이컨으로 골랐죠.
옛날 우리 엄마가 베이컨을 고르는 기준은 기름이 많이 나오는 것이었는데..그 기름으로 애들 밥 볶아주려구요.
그런데 '나는 기름 적게 나는 걸로 골라 담는 구나...' '세상 참 많이 변했구나...' '살이 무섭긴 무서워...' 이렇게 생각하면서 집어들었어요.
베이컨 사면서 계획은 근사했죠.
아스파라거스도 말아서 굽고, 가리비살이랑 새우도 말아서 굽고...
주말에 멋지게 저녁해줘야지, 이러면서 왔거든요.
오늘 점심, 아스파라거스 데쳐놓고, 김치 냉장고에서 베이컨을 꺼냈어요.
한줄 한줄 뜯어내 아스파라거스에 돌돌 말면 되겠다 했는데...,이럴 수가...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거 있죠?
가장자리를 그런대로 떨어지는데 한 복판에 오면 곱게 뜯어지지 않고 갈기갈기 찢어져서...
그 비싼 아스파라거스가 누더기 옷을 입은 형상이 되어버렸답니다.
당연히 사진 못찍었죠, 아니 안찍었습니다, 아스파라거스 이미지 상할까봐... 넘넘 속상해하니까, 가족들이 모양은 그래도 맛은 괜찮다고 위로해주네요.
저녁 메뉴 날라갔습니다. 저녁에 가리비살 새우 베이컨말이 하려고 했는데...
아마 기름기가 적고 거의 햄에 가까운 베이컨이라서 그랬나봐요.
내일 베이컨을 다시 사야하는 건지...아직도 아스파라거스는 무지 많이 남았는데...
저녁은 그냥, 이제 첫탕째인데도 국물이 뽀얗게 나온 사골에 같이 곤 양지머리나 둥둥 띄워서, 이제 딱 2쪽 남은 작년 김장김치 해서 먹어야 하려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