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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철원 배밭에서 한나절~

| 조회수 : 7,141 | 추천수 : 83
작성일 : 2004-10-13 20:22:59
거의 10년전쯤 서울에 찜질방이 그리 흔하지 않을때, 일동의 온천엘 자주 다녔었습니다.
일동의 제일유황온천, 일동 사이판, 명덕천 등지를 다녀오려면 교통체증이 말도 못하는 의정부쪽을 지나야하죠.
길 밀리는 게 싫어서 일부러 전곡으로 해서 한탄강유원지 쪽으로 해서 삥 돌아서 오곤했습니다.
그때 백학의 한 배밭을 알게 됐어요.
그 집 배는 거죽에 거뭇거뭇한 반점같은 것이 있는 품종이래요. 너무 달고 맛있는데, 거죽이 그래서 인기가 없대요.
암튼 온천 다녀오다가 우연히 들른 그곳에서 배 상자를 샀는데,
그 과수원 주인아저씨, 몸이 조금 상한 배 바구니채 주면서 실컷 먹으라고 해요. 울 아버지 그자리에서 몇개를 드시든지...
그리곤 배철만 되면 그 집 배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배밭에 가서 배 드시고 싶다고...
그러던 차에 철원에 계시는 김선곤님의 초대를 받고는 망설임없이 달려갔습니다.
아버지 배밭에 가서 배 실컷 드시게 하고 싶다는 효도차원에서 길을 나섰지만,
사실 어떤분인가, 어떤 곳에서 어떻게 배를 키우시나 궁금하기도 했구요.

아버지 볼 일때문에 10시 40분쯤 구파발에서 출발했는데 역시 의정부 많이 밀리대요. 도착한 시간이 12시40분쯤. 찾기 쉬워서 조금도 헤매지고 않고 한번 찾아들어갔어요.
도착해보니, 김선곤님 마음 좋아보이는 웃음으로 저희 4식구를 맞아 주시네요. 아직 수확하지 않은 배 한그루를 저희 가족을 위해 남겨놓으셨어요.
햇빛이 잘드는 자리에 탐스럽게 달려있는 배를 보더니, 저희 아버지 얼른 따시는 거 있죠?
그 배를 그 자리에서 깎았는데 정말 물도 많고 달고 연하고...엄마 아버지는 물론 절대미각 kimys가 너무 맛있다고... 그 큰 배를 세갠가 네갠가 깎아 먹었어요.

그리고 점심 대접을 받았답니다. 직접 키운 토종닭백숙에 배오징어무침 배전 배샐러드 배깍두기....
이중 배무침과 배전 배샐러드...젓가락의 집중공격을 받았습니다.
배 샐러드는 배만 나박나박 썰어서 마요네즈에 무친 건데, 아주 시원하고 맛있어요.
배전은 배를 갈아서 졸이다가 밀가루를 조금 넣고 부친 건데, 쫄깃한 것이 별미에요.
이담에 무른배, 맛없는 배가 생기면 해보려구요.
배무침은 오징어에 배채 오이채 당근채를 넣고 소금간 해서 들기름에 무친 건데...진짜 맛있어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고추장 조금 넣고 밥에 비벼먹으니특별한 맛이 나네요.

거기서 무의도에서 포도농장 하시는 도빈엄마님(사진 오른쪽)도 만나서 포도 얘기, 배 얘기 재밌게 들었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가운데 김선곤님의 안주인(오른쪽에서 두번째)께서 쬐끄만 옥수수 삶은 거랑 저절로 익어서 벌어져 떨어진 토종밤 삶은 걸 가져다 주셨는데...어찌나 맛있던지...
음식 잔뜩 먹은 후가 배가 부를 대로 불렀음에도 불구하고...밤 엄청 까먹었습니다. 옥수수 별로 좋아하지 않는 kimys도 몇자루를 먹는지...
맘같아서는 하루밤 묵으면서 더 재미난 얘기 많이 하고싶었지만...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새삼스럽게...인터넷의 대단한 위력을 다시한번 절감했습니다.
인터넷이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김선곤님 내외나, 도빈엄마님 만나서 포도농사 얘기 배농사 얘기를 들을 수 있겠어요?

인터넷을 통한 소중한 만남들, 82cook을 통해 맺은 모든이들과의 좋은 인연이 오래오래 지속되길...다시한번 빌어보는 하루 였습니다.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풀林
    '04.10.13 8:56 PM

    1등^^*

  • 2. 경빈마마
    '04.10.13 8:57 PM

    오~~~~~아버님이 정말 멋쟁이시네요...
    미남이시고 호인이세요...^^*

  • 3. 임진미
    '04.10.13 8:57 PM

    2등 할 수 있을까?

  • 4. 임진미
    '04.10.13 8:58 PM

    옥수수도, 배도, 닭백숙도 저녁을 먹었는데도 침이 꿀꺽꿀꺽 넘어가게 하네요~~~~~

  • 5. 경빈마마
    '04.10.13 8:59 PM

    아~~~~사진에서 뵌 도빈맘님 이시네요..가녀린 몸으로 열심히 사시는 분이라 여겨지더군요.
    참~다 들 열심히 사세요...
    선생님 오랜만에 맑은 공기 많이 담고 오셨네요...^^*

  • 6. 미스테리
    '04.10.13 8:59 PM

    샘...아버님 많이 닮으셨네요...^^
    저는 그 배 샐러드가 만드는법이 넘 궁금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배전에 더 맘이 가네요...^^;
    집에 맛없는 배 하나 있는데 함 도전을...

  • 7. 윤정임
    '04.10.13 9:00 PM

    친정 아버님...푸근해 보이시는게 넘~좋아보이네요
    혜경샘님과 많이 닮으셨어요
    정말 좋으신 분이라는게 느껴집니다

    오늘..한나절..정말이지 행복하셨겠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도 맺고...
    부러워요..샘님^^

  • 8. 아녜스
    '04.10.13 9:00 PM

    정말 소중한 만남을 가지고 오셨네요. 부러워요...

  • 9. 수풀林
    '04.10.13 9:00 PM

    배 샐러드 한번 만들어봐야겠네요.

  • 10. 지윤마미..
    '04.10.13 9:03 PM

    많은 인연을 만들고 계시네요....
    배전의 맛은 어떨까 넘 궁금해요~`

  • 11. 다시마
    '04.10.13 9:03 PM

    화려한 가을날의 만찬... 시원한 배맛... 사람사는 정을 담뿍 느낍니다.

  • 12. 하루나
    '04.10.13 9:15 PM

    아버님 웃으시는 모습이 딱 선생님이시네요...그 미소의 원조는 샌님 아버님이시네요...정말 어머님이랑 아버님이랑 반반씩 어울린 얼굴이세요~

  • 13. 이영희
    '04.10.13 9:16 PM

    음.....한번 김선곤님 댁을 가야 겠군요.....>.<

  • 14. 그린
    '04.10.13 9:17 PM

    선생님 글 읽으며 제가 김선곤님 배밭에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좋은 날씨에 부모님과의 나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 15. 서산댁
    '04.10.13 9:19 PM

    시원하고 달콤한 배맛이 느껴집니다.

  • 16. 이론의 여왕
    '04.10.13 9:23 PM

    아, 아버님 인물이 대단하십니다. 늘 건강하시길 빌게요.
    저두 배전이 무척 궁금하네요. 꼭 해보시고 사진 올려주시와요.

  • 17. 거북이
    '04.10.13 9:28 PM

    혜경샌님~~ 아버님께서 넘 멋지게 생기셨어요...^^
    제가 한 눈에 반했습니당!...ㅎㅎ
    꼭! 전해주실거죠? =3=3=3==3=3===3

  • 18. yozy
    '04.10.13 9:33 PM

    선생님께서 아버님을 많이 닮으셨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누드배 정말 맛있더군요.

  • 19. 도빈엄마
    '04.10.13 9:41 PM

    선생님과 가족분들 만나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시면 도빈엄마가 살고 있는 무의도에도 한번 오시지요...^^
    감사합니다.

  • 20. 고미
    '04.10.13 10:02 PM

    아이 부럽습니당~
    저도 꼭 한 번 가고 싶은데...

  • 21. 마농
    '04.10.14 2:46 AM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을 것같아요...
    부럽습니다.^^

  • 22. 예진모친
    '04.10.14 5:54 AM

    마음이 정말 따듯한 분들인거 같네요^^

  • 23. 창원댁
    '04.10.14 9:21 AM

    감기로 고생중인데 시원한 배 먹으면 나을거 같아요

    가을날 멋진 외출이셨네요.

  • 24. 소금별
    '04.10.14 9:23 AM

    배밭~~ 부럽습니다..
    다른과일은 척척 사나르지만, 이상하게 배라는 과일은 큰맘 먹어야 사게 되네요..
    명절에만 먹게되는 과일인것도 같고..
    저희신랑 배 좋아하는데, 퇴근길에 몇개 사가야겠습니다..

  • 25. 선화공주
    '04.10.14 9:39 AM

    우와~~아버님 진짜 미남이시다!!
    울 선생님이 아버님 닮으셨구나!! (그러고보니..예전 어머님사진과도 닮으신것도 같구...)
    선생님 효도하시는 모습..넘 보기 좋아요....^^

  • 26. 뉴욕댁
    '04.10.14 9:41 AM

    가을날의 선생님 사진을 보니 왜이리
    친근함이 느껴지는지...
    꼭 이웃에 사시는 이모나 고모 모습이세요.
    부러워요~~가을날 배밭으로의 외출.

  • 27. 좋은생각
    '04.10.14 9:42 AM

    언제나 행복을 잘 가꿔 나가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행복이 제게도 전해지니 기쁘네요.

  • 28. kidult
    '04.10.14 9:43 AM

    다시 느끼지만 정말 부모님께 잘 하십니다.
    저는 그렇지 못했었거든요.
    돌아가신 부모님이 다시 살아오셔도 혜경샘 처럼 잘 해드릴 수 있으런지...

  • 29. 햇님마미
    '04.10.14 9:47 AM

    샘님~ 요즘 효도여행 많이 하시는것 같네요..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일일이 회원님도 챙기고......

  • 30. 리디아
    '04.10.14 10:11 AM

    아버님 인상이 넘 좋으세요.
    KFC앞에 서있는 인상좋은 할아버지 닮으셨어요^^

    선생님께서 아버님 닮으셨구나..

  • 31. 김미란
    '04.10.14 1:56 PM

    안녕하세요...어제 로긴이 안된다고 했던 침줄줄맘입니다....^^;;
    메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몰라서 그냥 여기 댓글 답니다.
    가입이 제대로 안된건지 혹시 몰라 좀전에 다시 가입을 하니 제 주민번호로
    그냥 가입이 되네요...ㅡㅡ;;; 아마도 제가 뭘 잘못했었던듯 합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이젠 제대로 가입이 됐네요...

  • 32. 유혜경
    '04.10.14 2:08 PM

    딸이 아빠닮는거 당연하지만 쌤도 많이 닮으셨네요^^
    울딸도 신랑하고 판박이입니다.
    유전자의 놀라움이란..
    저두 저런곳에서 과일두 따고 좋은공기 마시고싶은데
    메인몸이되서..
    얼마전 김선곤님의 누드배 주문해서 잘먹구있구요,,
    참,,다시한번 이런싸이트를 안다는게 얼마나 행운인가 생각합니다.

  • 33. cool
    '04.10.14 3:31 PM

    배샐러드 접수했습니다.
    오늘저녁으로당.. ^^
    배무침은 내일 오징어 사다가 해볼랍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당 ^^

  • 34. 상은주
    '04.10.14 3:33 PM

    저도 일동 온천 가요.. 갈비 먹고 온천 하고,,배 먹고 감기 걸리지 마세요..

  • 35. 아기와 나
    '04.10.15 11:27 AM

    이런 말씀드리면 기분나쁘실라나... 선생님 아버님 얼굴이 아기같으세요. 이제 백일지난 우리 막내 웃는 것처럼 해맑으시다는 생각이...
    저두 아빠가 살아계셨다면 모시고 저런 좋은 곳에 나들이 가고 싶네요. 선생님이 부러워요.

  • 36. 여진이 아빠
    '04.10.16 7:42 AM

    그 검정색 반점이 생기는 배 이름이 궁금하네요.
    어제도 하나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요.
    그거 이름 아는 분 없나요?

  • 37. 김선곤
    '04.10.16 3:59 PM

    황금일겁니다 황금은 맛은 좋은데 동녹이 생기는 것이 단점이거든요

    석세포가 전혀 십히지 않고 부드럽고 달고 바나나처름 미끄러운 느끼마져 드는배

    과수원 하시는분들은 반점을 동녹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맞는지는 확실하지는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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