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주소 없이도
근처에 가서
집주인의 이름만 대면
사는 집을 쉽게 찾았다
이제는 집주인은 없고
주소만 사는 집이라
그 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대문이나 현관 기둥에
사는 사람의 함자가 적힌
문패가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에는
동과 호수만이 존재한다.
내가 살고 있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인지
이름이 걸린 문패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험악한 세상이 되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보호해 줄 사람이 많기에
개인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없는 사람은 보호해 줄 사람이 없어서
가진 것이 없어도
있는 것마저 뺏기지 않으려면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없는 사람은
개인 정보를 중요 시 여긴다.
가진 것이 없어도 보호해주고 녹록하게 보지 않는
그런 세상이
내 주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루를 거주해도
잘 새겨진 문패를 달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다시 왔으면 하는 바램 속에
문패의 자국이 남은 대문 기둥을 보며
사라진 시절을 소환해 본다.
도도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