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어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지난 주에 맡은 분량이 있었는데 다른 책을 읽느라 시간을 보내다보니 처음으로 제대로 과제를 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는 일이 있었지요. 반성하는 의미에서 점심을 샀고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읽을 만한 어린이를 위한 짧막한 이야기 두 개를 번역을 했지요.
그러다보니 이솝우화의 마지막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어도 일단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역시 가뿐한 마음으로
한 주일을 시작했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혼자 읽을 때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표시까지 한 부분도
막상 옆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말이 되어서 저절로 해석이 되는 일이 생긴다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mp3로 조금씩 불어 발음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 발음도 사무라이 발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중이어서
역시 어른이 되어도 칭찬은 보약이로구나 느낀 날이었습니다.
점심과 수다 작렬의 시간, 제대로 늙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하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기도
했지요.
일행과 헤어지고 집에 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바로 운동하러 갔는데요 오랫만에 만난 체력단력장의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얼굴이 서로 익어가는 사람들이 놀라서 물어봅니다. 살 많이 빠졌지요? 얼마나 빠졌어요? 운동하는 맛이 나겠네요.
그러자 옆에서 반장님이 말을 거듭니다. 이 사람은 워낙 열심히 하니까 금방 표가 난다고 ...
그곳에서 제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까 가끔은 생각합니다. 마치 공부하는 사람처럼 조금도 허비하지 않고 맹렬하게 이것 저것
기구를 다 돌고, 러닝머신위에서 일본어나 영어가 나오는 방송을 틀어놓고 소리들어가면서 뛰거나 걷고, 조금 편한 기구위에서는
머리에 헤드폰을 꽂고 중얼거리고, 그래도 그런 시선을 의식하고 있으면 운동하러 가는 길이 그렇게 가벼운 마음은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있는 나 그대로 그 공간에 적응하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편해지더라고요.
오늘 만난 사람이 한 턱 내지 않는가 물어보길래 지금 76번 왔으니까 100번 되는 날 한 턱 낼 생각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100일잔치를 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하나의 매듭을 짓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라고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들이 격려하고
도와주고 그렇게 해서 지루함을 극복하고 자세도 고쳐가면서 여기까지 온 것을 감사하는 의미도 있고요.
같은 선생님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모니카님, 그녀가 레슨에 다녀와서 말을 전하더군요. 선생님이 제 칭찬을 많이 하더라고요.
연습을 열심히 해 와서 진도도 잘 나가고 소리도 많이 좋아졌다고요.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 아니고 대강 대강 하면서 자주 여러 번
무엇을 하든 그렇게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스트레스가 덜 한 편입니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의 성취를 보면서 마음 졸이고 나는 왜 그렇게 못 하는가 자기를 괴롭히던 시절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오래 오래 즐기면서
그리고 남과 더불어 가자는 마음이 정착이 되어서 무엇을 해도 즐겁게가 가능하게 된 것 그것이 나이와 더불어 제게 생긴
지혜가 아닐까 혼자서 기뻐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보람이와 이야기하던 중 그 아이가 말을 합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엄마는 참 완고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엄마도 많이
좋아지고 자신도 조금은 성숙해서 이제는 대화하기가 많이 편해졌다고요. 그것도 아니 이런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이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엄마와 대화가 통하게 되었으니 엄마가 좋아졌다고 하는 칭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서로 성숙해서 거리가 조금은 더 좁혀지면 좋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가갈 생각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장소에서 무엇인가 함께 해가고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보고 싶어서 고른 마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