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아들의 수능성적 채점, (채점을 떨려서 못 할 정도라고 해서
목요일 밤은 정말 혼비백산이란 바로 이걸 두고 하는 말이로구나, 그렇게 떨면서 밤을 지냈고
금요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원하는 결과까지는 아니어도 그 전 날 밤 쓴 여러 편의 장편 소설이 무색한 )으로
인한 심란했던 일들을 정리하던 중 브라크의 그림을 여러 편 보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다 마무리하고 클릭을 잘 못 했는지 다 날라가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덕분에 마음은 정리가
되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해졌지요.

연고대의 벽이 생각보다 높구나를 실감하기도 했고, 학교보다는 그래도 전공이 우선이 아니겠는가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할 수 있도록 학교를 맞추도록 하자, 이렇게 기본적인 틀을 잡고 나니 아직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완전히라고 할 수는 없어도요.
토요일부터는 피아노 앞에 앉는 것도 가능해진 것을 보니 평상심이 생긴 것을 알겠더군요. 제겐 악기연습이
가장 평화로운 마음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서요.일종의 시금석이라고 할까요?

긴 인생에서 보면 지금의 실패가 아이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고, 긴 호흡으로 살 수 있게 돕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도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들어갈 대학교가 확정될 때까지는 여러 차례 힘든 결정을 내리는 일이 남았지만 그래도 목요일 밤의
혼비백산을 겪고 나니 그 다음의 일들은 조금은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합니다.
물론 그런 일을 겪고 나서 실제 결과를 알고 나니 뼈아픈 2점에 대한 생각을 자꾸 되풀이하고 있는 제가
(외국어 영역에서 2점이 모자라서요 ) 보이기도 하지만 그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시간이 지나면
털고 일어나겠지요?

재수생,고 3현역의 학생들 모두 수고가 많았지만 그 곁에서 마음 고생한 부모들의 수고도 못지 않았겠지요?


수선스런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그림을 보자고 골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