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처음에는 미술사 책에 통째로 인용되는 불어 문장, 도대체 발음이라도 할 수 있으면
그런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발음을 안다고 한들 내용을 모르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나, 프랑스어 발음 할 줄 안다는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는 것을,그래서 한 걸음 더 나가보고 싶었지요.
마침 그런 상황에서 네이버에 있는 길담서원 카페에 가입인사를 하게 되었고, 서원지기 소년님과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프랑스어 공부에 관한 소망을 슬그머니 꺼내놓았는데 마침 그 곳에서도 그런 생각을
진행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라,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인가 !!
그러나 길담서원의 여름 유럽여행이 이어지는 바람에 그 계획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궁금증만
쌓이던 어느 날, 드디어 기사가 올라왔더군요. 끄세쥬란 이름의 프랑스어 읽기반에 관한
문제는 실력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필요에 의해 프랑스어반에 합류하고 싶어한다는 것
사실 이런 클래스가 선생님이 수업하기 가장 어려운 상황이겠지요?
그래서 결정된 것이 한 번의 공개강좌, 그리고 두 번에 걸친 동사변화를 비롯한 문법 설명
그 다음에 10우월부터 정식으로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광화문에 도착하니 6시, 평소라면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교보문고에 들렀겠지만 (그리고 바뀐 교보문고가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 조금 일찍 도착해서 정독 도서관 철학모임에 강신주 선생님을 모실 수 있나에 관해서
박성준 선생님께 여쭈어 볼 일도 있고, 책마다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길담서원의 책장에서 구하고 싶은
책을 골라보기도 해야 해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서 바로 길담으로 가는 길, 비가 오락가락 할 것이란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에 저절로 시선이 가네요.

안에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이 이미 와 있습니다. 캘리님과는 이 시간에도 또 만나게 되었으니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 이어서 한 주일에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중의 한 명이 된 셈이로군요.

사람들로 더 붐비기 전에 우선 내부의 책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읽고 싶은 책을 중심으로 찍게 되네요.
요즘 중세가 배경인 소설을 읽는 중이라 중세의 사람들이 눈에 띄이고 박애 자본주의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합니다.



이곳은 서점이라고 한정지어서 말할 수 없는 그 때마다 변신하는 장소라는 느낌입니다.
공간을 어떻게 쓴다고 미리 규정지을 것이 아니라 그 때마다 배치를 달리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 때에야 말로 새로운 관계가 생산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날이었지요.
고등학교 여학생 두 명을 포함한 참석자들, 파워 포인트를 이용해서 자료를 정성스럽게 모은 아우라님(강사)의
강의가 진행되고 마침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프랑스는 FRANCE가 아니다란 책에서 읽은 기본적인 내용이
강의를 쏙쏙 빨아들이면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지요.
그래도 역시 3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니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사변화는 다음 시간에
하면 어떤가 의견을 내고 수업 진행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서원지기님은 역시 참석자들의 실력차이로 어떤 사람들은 강의가 쉬워서 어떤 사람들은 너무 어려워서
서로 방해라고 느끼거나 수업에 흥미를 못 느끼게 될까봐 걱정이신 모양이더군요. 그러니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모여서 보충수업을 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말로 나는 이런 실력이라고 말해도 실제로 수업을 진행해보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려우니
일단 수업을 진행해보고, 그 사이에 각자가 좋다고 추천할 만한 책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고
모르는 부분에 대한 질문도 온라인상에서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모임이 어디로 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정해진 것은 없으니까요. 다만 이렇게 일상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그리고 더구나 끝까지 혼자서 하기 어려운 공부를 함께 할 동료를 만난 것만으로도
새로운 한 발을 디딘 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