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카메라를 챙겨드는 상태라니, 이거 중증아냐? 혼자 비식 웃음이 나옵니다.
등에 맨 배낭, 손에 든 가방, 그리고 그 안의 카메라, 조금 무겁지만 그래도 걸을 만 하네요.
건영빌라의 정원에는 요즘 무슨 꽃이 피었을까 기대를 갖고 걸어간 길, 언젠가 아름다운 정원 대상을 받기도
한 그 정원은 역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후문으로 들어서는 길에 만난 이 꽃. 천년초가 맞나요?
오늘 오전에 계속 만난 꽃이기도 한데요, 어째 너무 작아서 사진에 제대로 찍힐까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처음 만난 기념으로 우선 찍어보았습니다.더구나 나비가 날아와서 좀 더 포토제닉한 상황이기도 ...


사람이 책이란 말을 가끔 듣지요. 그런데 지속적으로 한 공간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이 바로 책이로구나,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전범을 보여주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한마디로 피었다, 지었다 말할 수 없는 과정이 동시에 다양하게 드러나 있는 이런 광경이
저절로 눈을 끕니다.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었다면 눈길도 가지 않았을 이 꽃, 끝물도 거의 넘긴 시기라서 그럴까요?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가는


도서관에 가는 길, 이번 주에는 무슨 책을 고를까 미리 정하고 가도 막상 그 안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책을 찾다보면 어느새 완전히 다른 책들을 꺼내 들거나, 원래 예상했던 책은 한 두 권 고르고 다른 분야
혹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을 골라서 오곤 하지요.
마찬가지로 정원에서 이렇게 저렇게 각도를 잡으면서 사진을 찍지요. 어, 이 것은 조금 잘 나오겠네
혹은 이 각도가 더 잘 잡힐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다른 각도로도 한 장 하고 머리를 굴리지요.
그러나 막상 집에 와서 정리를 하다보면 원래 생각하던 것과 다른 이미지의 사진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의도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사진이란 별로 없겠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나오는 결과를 보고 있으면
그런 것도 정말 재미있는 결과로구나 싶어서 저절로 쓴웃음을 짓게 되기도 하고 아니 이렇게 예상도 못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수 있다니 놀랍고 고맙기도 한 상황이 나오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