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 제겐 늘 도전과 즐거움이 있는 날이지만 오늘은 내일 영어 시험인 아이들이 있어서
아무리 고민해도 시간을 빼내기 어려워서 편한 마음으로 쉬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루니 수업이후로
첫 결석인 셈이로군요.
낮 시간 점심 먹자고 만난 히소산님과도 점심뿐만 아니라 옆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기도 할 만큼 여유가 있어서 역시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를 얻는 법인가 하고 혼자 웃었더랬지요.
헤어지고 나서 어느 길로 집에 갈까 궁리하다가 이왕이면 낯선 길로 하고 카메라 메고 떠난 길

파리 바게트 빵집 유리로 비친 건너편 풍광이 재미있어서 먼저 한 컷을 !!

재미있는 것은 아파트단지마다 같은 종류의 나무나 꽃도 많지만 조금씩은 변화가 있다고 할까요?
아니, 다 똑같네 하고 실망하고 돌아나오지는 않게 된다는 것인데요 누가 일부러 그렇게 조성한 것은
아닐 것이고 사람들의 선택이 그렇게 달라지는 배경이 무엇일꼬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걷게 되더군요.

대낮에 카메라 들고 어슬렁거리고 있으니까 경비실에서 나와보면서 꽃을 뭐할러 찍는가 묻는 아저씨도
있고, 이것도 찍어보면 어떤가 미리 권하는 아저씨도 있고 아니면 왜 이런 곳에 들어오는가 경계하는
아저씨도 있어서 그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느꼈습니다. 같은 행위에 대해서도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


어느 단지에서는 일층 화단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자신이 여러가지 꽃씨를 뿌렸는데 잘 자란 모양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라고 흐뭇해하시더군요.
점심을 먹으면서 하던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수명이 점점 길어지는 시대에 노년을 도시에서 보내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가,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없이
농촌에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고 어떤 삶이 바람직한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내겐 어떤 삶이
이렇게 규정지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꾸 시도해보아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꽃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를 보면서 점심때의 생각이 자꾸 되살아납니다.


오늘 남산에는 못 갔지만 덕분에 동네의 새로운 모습도 보게 되었고, 평소에는 못하던 일들도 여러가지
가능했고 먼 길 떠나지 않아서 그런지 늦은 밤에도 몸이 쌩쌩한 즐거움을 누리고 있네요.

화요일, 철학시간에 새로 읽게 되는 푸코와 하버마스에 대한 글을 밤에 읽으면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마음에 스며든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일이 생일은 아니지만 인문학 모임을 하게 된지 벌써 5년 간단하게 서로 축하할 일도 있네요.
새로 시작하는 책이니 관심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면 더 좋겠고, 참석은 어려워도 온라인 상에서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줌인 줌아웃에서 시작된 이 멋진 인연을 함께 축하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