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보람이가 계절학기 신청한 것 수업들으러 가야 한다고 7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시간 맞춘 7시보다 눈이 먼저 떠지는 , (이것이 요즘 고민인데요, 나이가 들수록 원치 않는 시간에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는,새벽 3시 혹은 빨라야 2시 반에 잠이 드는 저로서는 고역이 따로 없습니다. )바람에
어제 모임에서 빌려온 로스트로포비치 연주 (그곳에서는 씨디 한 장 두 장이 아니라 연주자별로 몽땅 빌려주는 덕분에 로스트로포비치 연주곡 10장을 빌렸으니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날이기도 했어요) 골라서 듣다 보니
천천히 몸이 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침밥으로 유부초밥을 만들어서 미역국이랑 함께 먹던 아이가 엄마가 이런 것도 만들 줄 아는가 신기해
하길래 보람아, 이것 아주 쉽더라 라고 말하면서 저도 신기하더군요.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규정하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 때의 일이 생각나서 보람이랑 밥상머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마가 선물받은 스피드 가정식이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하면서 따라해보고 싶다고 말을 했는데
말처럼 되게 해야겠지요?

집에 돌아온 아이의 휴대폰 초기화면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폴락이네?
어떻게 한 방에 알아맞추는가 어이없어 하는 ,혹은 놀라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그 그림은 이번이 아니라 지난 번 퐁피두에 갔을 때 가장 저를 사로잡았던 그림이기도 하고
여행기쓰면서 퐁피두의 그림 이야기를 썼더니 수유너머의 회림님이 자신이 다시 가면 그 그림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다 오고 싶은 그림이라고 해서 반가웠던 기억이 있던 바로 그 그림이기도 하거든요.
다시 찾아보고 싶어서 사진만 올려놓는 파란의 블로그에 들어오니 그동안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퐁피두의 사진이 어디 있는지 찾는데도 20분이나 걸렸지만 덕분에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는
아침부터 회상모드에 돌입...
초기화면 사진 한 장으로 번지고 번진 아침시간, 일찍 일어난 탓인지 지금에야 잠이 쏟아집니다.
쪽잠자러 들어가야 할 시간.그렇게 많은 일을 하루에 다 하다니, 슈퍼 체력인가 보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그런데 체력이 수퍼인 것은 아니고요, 제 비밀은 바로 이 쪽잠에 있답니다.
단 오분이라도 ,아니면 십분,십오분, 너무 피곤하면 삼십분, 이런 식으로 하루에도 두 세번 쪽잠을 자고
나면 상쾌한 그 느낌은 정말 꿀맛보다 달다고 할까요?
믿지 못하겠다면 한 번 시도해보실래요? 그 맛을 알고나면 쪽잠을 자는 일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려울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