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가 이번에는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군요.
아침 신문 읽다가 책 소개글을 읽고 맞아, 앞의 말도 뒤의 말도 하면서 고개 끄덕였습니다.
그것은 꼭 그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모던 타임스를 읽다보면 생전 처음 들어보거나 읽어보는 내용이 많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희안하게도 카바레와 파시즘 두 권의 책을 읽다가 모던 타임스에서 나온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기록을 조금 더 정확하게 만나면서 기억이 확 증대되고 사건의 맥락이 이해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던 중이라서
아침의 신문 기사가 더 확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빌려서 듣던 음반 이 생강과 김광석의 화음, 오늘은 돌려주어야지 싶어서 새벽에 듣던 중인데요
갑자기 그 소리에 어울리는 그림이 보고 싶어지네요. 그런데 생각한 그림은 서세옥의 작품이었는데
이상하게 인터넷에서 그림을 찾으려고 하니 서버를 찾을 수 없다고 에러가 납니다.
그래? 그렇다면 하고 생각을 바꾸어 검색한 화가가 에밀 놀데인데요 평소에는 못 보던 그림들을 여러 점
발견하여 기분이 아침부터 마음이 들뜨는군요.

어제 밤의 일입니다.오랫만에 도서관에 놀러온 조인숙씨와 이야기를 하다가 어쩌면 현악기를 배우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 그런데 사실 연습할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과연 시작해도 될지, 아니면 그 악기가 아닌
다른 것, 예를 들면 난타나 드럼, 혹은 북 이런 타악기가 더 맞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등을 나누었습니다.
사실 그 전에 학부형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분이 낮에 와서 난타를 함께 해보면 어떤가
권하고 갔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듣더니 그녀 왈 선생님, 일단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세요. 시작만 하면
어떻게든 하는 사람이니까 라고 무지막지한 충고를 하네요.


시작만 하면 어떻게든 하는 사람이라, 상당히 힘을 실어주는 충고인데,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믿음직한
격려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말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연주를 듣고 있자니 어제 들은 말이 저절로 생각나서 웃음이 나는군요.
어디로 가게 될지 무엇과 새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해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 아무 것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곧 돌아올 보람이에게도 악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가 물어서
함께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다시 엉뚱한 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촉발되어 월요일 아침 이른시간부터 몸이 저절로 움직여서 글을 쓰게 만들고
그림을 찾아서 보게 만든 힘에 놀라는 시간.

덕분에 몰랐던 놀데의 그림들을 발견한 발견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