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 배달된 새로 주문한 책들중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던 책입니다.

아마 서울시립미술관의 화가들의 천국 전시회에 맞추어
씌여진 책인 모양이다,그런데 초등학생들에게 어떻게
이 미술관을 소개했을까? 궁금한 마음에 펴들었다가
다 읽었는데요,물론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이야기가 어른들에겐 사족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처럼 그 부분은 살짝 살짝 건너뛰면서
읽는다면 각 장의 끝마다 소개된 다다이즘에서부터
시작한 현대미술과 화가,조각가,설치미술가들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책일 것 같네요.어른들에게도

역시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해놓았습니다.
그래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여유가 생기면
그림을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제일 먼저 적어놓은 이름이 키리코인데요,그는 미술사에서
여러번 언급이 되더군요.그의 그림이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끼쳤다고요.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는 파리에 가더군요,그곳에서 피카소와
아폴리네르를 만났다고 하는데 마침 일차대전이 일어나자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갔고 그 곳에서 그린 그림들이
그 이전의 그림들과 달라서 주변 화가들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준 모양입니다.

이상하게 집에서는 초현실주의 화가중에서 미로나
르네 마그리뜨정도의 그림은 보지만 다른 화가들에겐
손이 잘 가지 않는 편인데 요즘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이 마치 우리가 사는 세계가 현실인가
아니면 하는 의혹이 드는 시간속에 있어서일까요?
오늘은 초현실주의 그림에 손이 덥석 가는군요.

살아가면서 더 지혜롭고 평온한 삶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점점 판단중지상황에 이르는 일이 많아지는 기분이
드는군요.이런 느낌은 과연 저 혼자만의 일에 불과한
것일까요?

이 그림의 제목은 오디세우스의 귀환인데요
그림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마침 이 그림을 보니 얼마전에 읽은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가 떠오르네요.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란 부제가 붙은 이 글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키클롭스 (외눈박이 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더군요.
외눈박이로 상징되는 양치기 (붙박이 삶을 대표한다면)
오디세우스로 상징되는 바다를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만남과 갈등을 다룬 이야기로 읽어내는 것이 재미있었는데
마침 오늘 이 그림을 만나니 김영하의 다른 글들이
궁금해집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아르고스 호의 출발인데요
초현실주의 화가의 작품을 보러 들어왔다가 다시
그리스 신화의 세계와 그것을 당대의 맥락에 차용한
상황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사는 삶이 어느 한 시대의
것만이 아니라 공존하는 다양한 시대가 우리의 하루에
압축적으로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하는 10개월의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적응이 되려면 오늘은 그림과 음악에 붙들리지
말고 조금 일찍 자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