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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장날 장터 같은 점심시간

| 조회수 : 2,694 | 추천수 : 32
작성일 : 2009-02-02 07:57:18


30일 금요일 (음력으로 1월 5일)
어머님 생신 행사가 오늘 오후 막을 내렸습니다.

거창하게 막을 내렸다 하니 무슨 특별한 행사를 치룬것 같지만
7 남매가 모여 밥을 먹고 한 지붕 아래서 잠을 잤으니 큰 행사가 아니고 뭐겠나요?

어머님은 네 시누님들과 좁은데도 불구하고 한 방에서  한이불 덮고 잠을 잤으니 세상이 다 내것이였지 싶어요.
이게 딸만이 가질수 있는 특별한 정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어머님에겐 이 보다 더 귀한 생일선물이 어디 있을까 싶어요.
어찌보면 제일 큰 선물을 받으신 건지 모릅니다.

요즘 같이 어렵고 힘든 각박한세상
가정을 이루고 사는 자식들이 한데 모인다는게 쉬운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거기에 비하면 저희집은 잘 모이는 편에 속합니다.

IMG_8777.jpg

식구들이 모이면 끼니때 뭐 해 먹어야하나? 늘 고민이 됩니다.

나물 넣고 큰 양푼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고
조기 구워 미역국에 먹기도 하고
냉이된장국 끓여 김치와 조미김에 밥을 먹기도 합니다.

오늘 점심은 감기 걸린 가족들이 많아 잔치국수로 메뉴를 정했습니다.
만만해서 자주 해먹기도 하지만 모두 잔치국수를 좋아하니 부담없이 끓이기도 한답니다.

디포리와 무 다시마만 넣고 육수를 끓여낸 뒤 후추와 마늘을 조금 넣고
왕소금과 국시장국으로 간을 하고 마무리 했습니다.

IMG_8795.jpg

간만에 구색 갖춘다고 애호박이랑 당근도 살짝 볶아놓고 계란지단도 흰색 노란색로 부쳤습니다.
신김치 송송썰어 참기름에 무치고 조미김도 썰어놓고 유부까지 준비해 놓으니 푸짐합니다.

주방 식탁에서 먹으려 준비를 다 해놓으니 대뜸
"날이 좋으니 마당에서 먹죠~뭐!."  라는 사촌 시아주버님의 한 마디에
갑작스레 마당에서 잔치를 벌이게 되었답니다^^

IMG_8796.jpg

시누님들이 국수 담고 고명 얹고 국물 부어주고  나르고 하다보니 그야말로 북새통
"아이고~~정신없어~장날 장터에서 먹는 국수같네~."  그럽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울려 먹으니 맛에 맛을 더해 기분까지 맛있습니다.

비늘김치 배추김치 맛있게 익었으니 잔치국수 반찬으로는 이만한게 없지요.

IMG_8798.jpg

밖에서 먹으니 남자 여자 두 번 나눠 먹을 일도 없고
수저 없이 그냥 후루륵 국물을 마시니 간편하고 설거지도 덜 나오니 참 좋습니다.^^

IMG_8801.jpg

경빈이 형빈이는 나가려다 말고
"엄마는 어른들 줄때만 맛있게 해주고 우리때는 대충 해주고..우리 국수 먹고 나갈래요!."  합니다.
그러더니 한 그릇으로 둘이 나눠 먹고 나갑니다.

명절 뒤 끝에 오는 피곤함 잊을새도 없이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뛰어다녀야겠죠.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윤아맘
    '09.2.2 9:57 AM

    너무 보기좋으내요 사촌들까지 모여서 먹는모습 보니 부러워요 이렇게 모이는게 쉽지도 않지만 그집 며느리가 후덕하지않음 도저히 못 하지요 정말부러워유 그집안 분위기는 여자들이 만든다는게 .... 엊그제 명절 지났지만 어색하고, 불편하고, 빨리 집에가서 쉬고 싶은 마음 , 조금씩 양보하면 좋을걸 저두 대가족 에서 살아서 그런가 참부러워요 밥상차리고 설걷이 하는게 싫은게 아니고 사람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니까 정말 힘들어요 보기 너무 좋구요 경빈마마님 참 대단하다고 느낌니다요 .

  • 2. 혀니맘
    '09.2.2 10:00 AM

    우와, 너무 맛나게 보입니다.
    정겨운 모습이네요.

  • 3. 금순이
    '09.2.2 12:02 PM

    저두 끼고 싶네요~
    따뜻한 햇살아래 따뜻한 국수 한그릇씩~
    편안한 정겨워 보여 참 좋습니다.

  • 4. 양평댁
    '09.2.2 3:37 PM

    정말 보기 좋습니다.....저도 한 자리 딸아이 데리고 기고 싶네요...
    기쁨조는 자신 있는데^^;;;;;;;

  • 5. 산이야기
    '09.2.2 5:16 PM

    사람사는냄새 물씬 풍깁니다~
    소박하고 정감이가는 글..사진 잘보고갑니다.
    님을아는모든분들 행복하세요^^*

  • 6. 베리떼
    '09.2.2 7:48 PM

    어휴,,, 저녁 먹고 보는데도,,,,,, 군침이,,,,, ㅎㅎㅎ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하는 모습들,,,, 부럽군요...

    근데,,,, 비늘김치는 먼가요????? ^^;

  • 7. 따뿌(따뜻한 뿌리)
    '09.2.2 11:55 PM

    식구가 많으니 참 사람냄새 풀풀나고 참 좋으네요..
    어머님이나 마마님이라 후덕한 심성이 절로 느켜집니다.
    부러워요~~(저흰 남편이 5대째 외동입니다)

  • 8. 샐리
    '09.2.3 7:30 AM

    음악까정 깔아주시고.
    넘 보기 좋네요. 한편의 행복한 가족드라마를 보는 듯
    사진의 할머니 오래오래 사시고 건강하세요.
    가족 모두 행복하시구요... 저에게 아침의 행복을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 9. 샐리
    '09.2.3 7:31 AM

    글 올리고 보니 경빈마마님 가족> 늘 요리 잘보고 있답니다. 그것도 감사

  • 10. 예원맘
    '09.2.3 8:48 AM

    진짜 시골 장터같네여.
    행복한 경빈마마 어머님 얼굴 상상이 가네요.

  • 11. 하얀새
    '09.2.7 12:51 AM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모두들 맛있게 드시는걸 보니 저도 국수생각이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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