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기타연주를 듣고 있습니다.
아니,웬 기타냐고요?
어제 밤 아람누리에서 로스 로메로스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이무지치 공연에서 처음 곡에서는 실망했었던 것처럼
아니,이것은 무엇인가 하는 마음으로 몰입이 되지 않던
첫 곡이 지나고 바로 20분간 휴식이란 이상한 공연프로그램에
이렇게 최단시간에 중간 휴식에 들어가는 공연은 또 처음이로군
마음속에 불만이 솟았지요.
그런데 휴식을 마치고 들어가서 듣기 시작한 협주곡에서부터
마음을 뺏기기 시작한 연주,마지막 앙콜이 이어지면서
기타의 정수를 맛 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가족으로 구성된 4중주단이라니,이름은 들었지만
제대로 마주대할 기회가 없었던 안달루시아 협주곡을
어제 밤 찾아서 듣고 오늘 아침 다시 듣게 되네요.

어제 국제 갤러리에서 본 화가 이기봉의 그림이 인상에 남아서
아침에 기타연주를 들으면서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최근작인데 인터넷 싸이트에는 지난
그의 작품만 수록이 되어 있군요.
그래도 제겐 이전의 그를 알 수 있는 기회라서 잘 되었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함께 한 깜빡이님과 전시장 이층의 미디어 작품앞에서
안개 자욱한 곳의 나무가 변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조선 시대 성리학에서의 이,기 논쟁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가 다루는 대상이 wet psyche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물,안개,이런 것들이
포함이 되어 있어서 생각이 기에 관한 것으로 다가간
것이겠지요?

국제 갤러리의 전시만큼이나 흥미있었던 것은
학고재에서의 두 화가의 전시였습니다.
한 곳에서는 이영배의 숯으로 그린그림,다른 곳에서는
폐철근을 쌓아올린 작품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폐철근으로 쌓아올린 작업에 더 마음이 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몸상태가 별로여서 오전에 정독도서관에서 하는
반룬의 예술사이야기 수업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었지만 여름방학수업에도 참석을 못했는데 싶어서
억지로 몸을 일으켜 참석한 수업,그런데 cutepond님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갑자기 몸이 깨는 기분이 들었던
그래서 새롭게 귀가 열리는 경험을 한 날,더구나
그 다음 발제인 캘리님과 보충설명을 해준 머라여님 덕분에
판화의 기법들에 대해서 궁금증이 풀린 날
그리고 나서 세 곳의 미술관을 함께 다니면서 깜박이님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밤에는 기타의 매력에 흠뻑 빠진
금요일,역시 금요일은 제게 영양제를 흠뻑 주는 그런
날임에 틀림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