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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모델이 된 개 솔비~~

| 조회수 : 2,779 | 추천수 : 88
작성일 : 2008-09-05 08:58:06

3년 전 동물단체 아름품(지금은 카라)사이트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송파의 한 애견샵이 폐업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수년간 모견으로 쓰이던 개들이 개농장이나 더 나쁜 곳으로

갈 운명이라며...

회원들이 한 마리씩 입양을 하자....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결혼 전이었던 저는 이미 5마리의 유기견 포함한 개들을 데리고 있었고 더 이상은 스스로도 불가능하다고

매일매일 마음을 다잡았었죠.



그런데 개들을 설명하는 사진 중 한 사진과 그 강아지를 설명한 글을 보고 그냥 덥썩 입양하겠노라...

해 버린 강아지가 솔비입니다.

당시 나이 5살, 5년동안 애견샵 케이지에서 생리만 하면 교배와 출산을 반복한...

동물단체 사람들이 케이지에서 꺼내주었더니 옆 케이지에 있던 페키니즈에게 장난을 치고는

너무 좋아라 하더라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리며 제 형편에 무리인 걸 알면서 그냥 데리고 와버렸죠.

데리고 왔을때의 상황은 ....

시츄치고는 상당히 큰 체구(알고 보니 애견샵 모견의 기준은 얼굴은 이쁘되 몸이 커서 새끼를 잘 낳아야 하는....)

에 산책이라고 해보질 않아 발바닥은 부드럽기 짝이 없는....

몇번의 산책으로 발가락 사이에 염증들이 끼어서 몇 달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의 염증 제거수술까지 받아야 했죠.

대소변을 가리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었지만...

너무나 천진난만한 얼굴로 저에게 둘도 없는 자식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답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작년)결혼날을 잡고 신랑집을 왔다갔다 하며 한창 정신이 없을 즈음에....

평소 애견단체와 토종개단체의 고문,회원으로 활약하는 신랑에게 화가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그림을 전공하시고 앞으로의 본인의 그림세계 내지는^^;;;;방향을 개로 잡았다는...

신랑집에 있는 개들(진돗개,삽살개)과 제가 데리고 있던 발바리 시츄등...

개들의 사진을 수도 없이 찍으신 화가분은 자신이 개인전을 하거나 그림제를 할 때 우리를 초대하겠노라...

하시고 가셨습니다.



하루하루 사는것이 전쟁인 현대인들...

저희도 부부의 연을 맺고 신랑 집에 있는 개들과 제가 결혼하면서 데리고 간 개들이 모두 한 식구가 되어

화가의 방문은 잊은 채 전 임신도 하였고 주위 몇몇 사람들의 우려(임신중에 개들 키워??)를 무시하고

잘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죠.

해가 바뀐 지난 주 신랑 이름으로 예술의 전당 내 한가람미술관에서의 현대미술제에 우리 부부를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받은 우리 부부는 잠시 생각을 하고...



"아하....지난 해 그 화가분이시구나"

우리 개들도 전시된다고 하니 가봐야겠구나...

모든 애견인들이 다 그러시겠지만...

제가 키우고 있는 개가 모델이 되어서 그림으로 만들어지고 그 그림이

미술전에 걸려있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너무 떨리고 설레는 기분이더군요.

토요일....양평 집에서 서울 서초동의 예술의 전당까지 ....

주말이라 여기저기 길을 막히지만 인사차^^또 우리 강아지 누가 걸려있을까...



미술관은 가족동반부터 연인들까지 이른 봄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1층 전시실을 다 둘러본 우리 부부는....2층에 올라가서 우리를 초대한 화가의 부스를 찾았고...

전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네요.

솔비가...

3년전까지 지금은 어디로 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많은 시츄새끼를 낳았던 우리 솔비가...

전시실 한 코너에 조명을 받으며 있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이 돌아 초대한 화가분에게는 눈인사도 드릴 수가 없었고 그냥 너무 감동이어서...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 붙들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여기 있는 이 강아지가 우리 솔비에요...유기견이었구요...

지금 너무 잘 지내는데 ....너무 예쁘지 않아요?"

화가분의 부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외국인들까지 화가분께 개인홈피가 없냐며 감탄사들을 연발했습니다.

개를 주제로 다루었다는 것도 미술제에서 보기 드문 일이었는데 다행히 제일 반응 좋은 부스안에 든다니

그 점도 너무 다행이었구요.

화가분은 앞으로도 다양한 개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신랑은 ....그냥 개가 아닌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 문제를 설명해주며 앞으로도 혹시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 솔비는 작년에 결석으로 한 차례 수술을 받고 특수사료 처방과 약을 계속 먹고 있습니다.

3년 전 5살이라고 했으니 이제 8살이네요.

죽을때까지 특수사료에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겠지만...

워 어때요?

모델인 걸^^

너무너무 자랑스러운 솔비....

이대로 매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양평댁
    '08.9.5 9:00 AM

    개 이야기만 줌인 줌아웃에 올리는 것 같습니다^^;;;;;.

  • 2. 샐리맘
    '08.9.5 9:21 AM

    솔비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뭉클하면서 흐뭇합니다.

    애견등록제도와 애견센터 허가제도가 빨리 도입되기를 바라며..

  • 3. 상구맘
    '08.9.5 9:25 AM

    솔비의 사진을 보는 순간 너무 감동적이셨겠어요.
    양평댁님 가족(개들 포함) 모두 매일매일 행복한 나날이었으면 합니다.
    또 그럴거구요.

  • 4. 서재임
    '08.9.5 10:40 AM

    양평댁님 강아지 사랑을 보면 가슴이 따뜻하고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져요.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너무 소중하고....

    올려 주시는 글과 사진 마음속으로 간직하며 볼께요.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행복한 날들만 이어지길빕니다.

  • 5. Doremi
    '08.9.5 12:23 PM

    너무 감동이예요~~~솔비를 보고 있는 내 눈에서도 눈물이 고이네요!!!~~

    예쁘게 자라준 솔비가 기특하고, 예쁘게 키워준 양평댁님도 고맙고...ㅠㅠ

  • 6. 갈대상자
    '08.9.5 12:50 PM

    어찌해야 그 아이들도 살아있는생명이며 존중받고 사랑받아야할 권리가 있다는걸 알려줄수 있을까요
    마치 장난감처럼 다루며 장난감 사주듯 돈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합니다
    이처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되면 우리나라는 어찌 될까요.....
    지금보다 더 좋아지진 않겠지요..........

  • 7. 열쩡
    '08.9.5 4:33 PM

    뭉클합니다.
    솔비 사진도 가끔 부탁드려요.
    모견으로 쓰는건 그렇다치고
    좀 풀어서, 애정도 듬뿍 주고
    산책도 시키고, 그럼 어디가 덧나나요?
    m*같은 놈들

  • 8. **별이엄마
    '08.9.6 12:59 AM

    우리동네 과일집에도 배니란 시츄가 있지요.
    임신한채 과일가게 앞을 서성이는데 그곳에 들른 손님이 발로 강아지를 차더랍니다.
    화가난 과일집 주인아줌니왈 " 얼마치를 사도 안팔테니 가라"고 했다지 뭡니까?
    과일집 아줌니 화이팅!!!!
    강아지만도 못한 인간이하도 무지 많은가 봅니다.
    살기힘들다는 요즈음
    선택받은 그대들은 다행입니다.또, 그들을 거둬 키우는 당신에게도 좋은일만
    마니~마니~생기시길......
    참! 아토피가 있는 우리집 별이땜에 걱정했더니, 약국에서 파는
    포비돈이라는 소독약을 소개해 주더군요.(처방받은 연고를 바르고 있었는데)
    심심하면 긁어대는 우리별이 땜에 실험해 보았는데 효과좋은거 같아요.
    여러분도 한번 써 보세요

  • 9. oegzzang
    '08.9.6 2:25 AM

    여적 고생하고 살아온만큼
    앞으로는 크나큰 행복만이......
    솔비에게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좋은분이 반려인으로 함께 생활 하는것이
    솔비에겐 더할나위없이 큰 행복이겠죠?
    솔비. 양평댁님 모두 화이팅~

  • 10. 쫀마리
    '08.9.6 10:38 AM

    눈물 한자락 흘리고 갑니다..
    사진속의 솔비눈빛이 넘 아름답습니다.

  • 11. paran
    '08.9.6 5:02 PM

    솔비에겐 행운이네요.
    양평댁님 마음이 너무 이뻐요.

  • 12. 에스더맘
    '08.9.6 5:33 PM

    감동적입니다. 마음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 13. 강물처럼
    '08.9.7 12:38 AM

    양평댁님 정말 아름다우신 분이시네요

    저도 강아지 키워보니 얼마나 이쁜지...

    지금도 제 주위에서 놀고 있네여..

    지금은 잠도 같이자고 아들하나 더 키워요...ㅎㅎㅎ

  • 14. 성주댁
    '08.9.7 6:03 PM

    며칠전 길에서 유기견을 보았는데
    저를 보는 그눈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솔비는 정말 행운아(?) 이네요
    한생명을 끝까지 책임질수없으면
    키우질 말아야지 도대체 버리는 사람들의
    맘은 어떤 색깔일까요?
    가족을 어떡해 버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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