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우디의 일생의 역작이라고 하는 성당입니다.
그런데 제겐 그 곳에서의 시간을 아직 말로 풀어낼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른 성당에 갔을 때와는 마음이 사뭇 달라서
표현을 하기 어렵다고 할까요?
내년에 다시 볼 때까지 그 공간에 대해서 마음속에 묻어두고
싶습니다.
사실 그 곳에서 나왔을 때만 해도 피카소 미술관에 갈 수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발빠른 가이드가
아직 시간여유가 조금 있으니 가보자고 하네요.
아마 일행들이 그림 그림 노래를 불러서 기억하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이것이 단체 여행이었다면 엄두를 낼 수 없었을 시간인데
그림을 보러 들어가든 못 들어가든 그 마음만은
정말 고맙게 받았습니다.
일단 미술관앞으로 가니 우리들처럼 바르셀로나에서의 급한
일정으로 혹시나 하고 몰려온 여행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습니다.
도대체 들어가는 것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미술관 측에서도 줄이 너무 길어서인지
안내하는 사람이 나와서 줄을 서있다고 다 들어갈 수 있는것은
아니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마음이 급해집니다.
사실 저는 파리에서도 피카소 미술관에 갔었고
마드리드에서도 소피아 미술관에서 피카소의 그림들을
많이 만나서 굳이 이 곳의 작품은 못 보아도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아쉬운 일은 아닐 것이야 하고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막상 그 앞까지 오니 어떻게든 들어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일행에서 벗어나서 앞쪽으로 와보니 어쩐지 새치기
해도 좋을 듯한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슬그머니 끼어들어가서 생각해보니 혼자만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무슨 경우없는 짓인가 싶어서 다시 제자리로 가면서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지요.
폐관을 거의 삼십분도 못 남긴 시간에 안으로 들어간 저는
마음이 급해서 캐롤님과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하면서
그림을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보지 못했으면 얼마나 아까운 것이었을까
공연히 피카소라고 하는 것이 아니로구나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시간을 보냈지요.
이제 며칠 간 이곳에 있었다고 글씨가 눈에 들어오면서
서로 이 작품의 제목이 무엇일까 잘 모르는 스페인어로
추측을 하기도 하면서
정말 다양한 그림들을 보았습니다.
그림중에서 초기작품들,그리고 그가 슬럼프에 빠진 시기에
프라도의 벨라스케스 작품을 모사했다는 방에 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가가 다른 화가의 그림을 모사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모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창조가 되는 비결을 보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새로 제대로 시간을 내서 가게 되는 경우를 대비해서
이번 해에는 피카소에 대한 공부를 조금 더 심도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 yo,picasso인데요 yo라는 표현은
우리가 흔히 왕이 자신을 짐이라고 표현하는 것같은 그런
효과를 낸다고 하더라고요.
젊은 시절에도 화가는 그렇게 자의식이 강했던 것일까?
생각을 하게 되네요.

피카소의 그림을 찾으러 들어와보니 얼마나 많은 미술관에
그의 그림이 소장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의 그림은
제대로 정리되어 올라와 있지 않네요.
그래서 다른 미술관에 있는 그림들을 검색해서 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톨레도 뮤지움에 있군요.
톨레도라 시간이 촉박하여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간 곳에 피카소를 비롯한 수없이 많은 그림들이 있겠구나
갑자기 그리움에 끌려서 그 곳을 생각하게 되네요.

미국의 네셔널 갤러리에 있는 이 그림도 꼭 보고 싶은
작품중의 하나인데,언젠가 보게 될 날이 있겠지요?

청색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의 그림과 얼마나 색감이
그리고 그림속의 정서가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네요.
이 그림 역시 위의 그림과 같은 미술관 소장이로군요.


이 두 점은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에 갔을 때 본 작품인데요
그 곳을 첫 날 가고 나서 그 다음 날 다른 일행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
미리 가서 한 번 더 보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렇게 만드는 힘,그것이 예술에 존재하는 힘이라고 할까요?
오늘은 도서관에 가면 먼저 피카소 책을 조금 들추어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