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제겐 부지런히 가야 할 곳이 생긴 날입니다.
아침부터 어디를 가냐고요?
아들이 학교에 가기전부터 서둘러 설겆이를 하고
그 아이가 나가면 거의 땡하고 출발하여 음악회애 가는 기분으로 헬쓰장에 가지요.
티브이의 전원이 고장난 것을 기회로 삼아 아예 일년동안 고치지 않기로 합의를 한 이후에
제겐 그렇게도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 디브이디를 못 보는 것이 마치 중독치료를 밥는 것처럼
허전하고 이상하긴 한데 그래도 중3,고3이 있는 집에서의 결단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티브이앞에
매달려 있는 것이 마음에 쓰여서요)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쓰고 있지요.
요즘 매일 카페에 들어가서 영어로 책읽기에 관한 단상을 쓰기 시작한 일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아직 시작단계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아
마치 무학인 사람이 문자앞에서 주늑이 들어서 헤매는 꼴이랍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을 하고 나니 글을 읽을 때에도 이것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가,
영어로 된 글을 읽으면 아,이런 표현을 기억했다가 이런 맥락에서 써야지 하는 관심이 막 생깁니다.
그러니 영어로 꿈을 꾼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모양이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군요.
또 하나는 그 싸이트에 들어가서 아침과 밤 두 차례에 걸쳐서 뉴스 듣기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주로 미국뉴스라 이왕이면 cnn을 들을 수 있는 곳을 알아서 거기로 가보아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있지요.
그런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네요.
kbs 위성 스페셜에서 방영하는 kbs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를 들으러 가는 것인데요
그래서 요즘 목요일에는 혹시나 해서 책 한 권을 들고가도
표지도 못 열어보고 오는 날이 태반이네요.
오늘을 베토벤의 전원을 전악장 들었는데요
전에도 여러번 들었지만 이 곡이 오악장으로 되어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늘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면서 들었기 때문에 음악에 전념하지 못한 탓이지요.
각 악장에 관한 간단한 해설을 읽고
지휘자의 표정,각 연주자의 얼굴과 연주모습을 보면서
발은 걷고 있으나 온 마음을 기울여 듣는 연주
연주장에 가서 듣는 만큼은 아니라해도 제겐 정말 마음이 흠뻑 적시는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이 곡이 오악장이란 것을 몰랐을 때는 사악장의 제목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지요.
곡의 마무리가 왜 천둥과 번개일까?
그러나 알고 보니 그것은 간단한 4악장이고 오악장에서 오랫동안 천둥 번개후의 안온함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현악기,그중에서 이 음악에서는 클라리넷의 소리가 돋보이는 연주였습니다.
자주 보다 보니 눈에 익는 연주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마치 익숙한 곳에 들어가는 것같은 느낌도 생기네요.
이 프로그램이 오래 방영되어서 목요일의 행복한 나들이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안고
하루를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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