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미술관이란 책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발간된 책을 현암사에서 번역하여 펴 낸 책인데
오늘 자세히 보니 독일어 제목으로는 당신의 미술관이 아니고 (아주 오래 전에 배운 독일어 실력으로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니 ) 예술의 집이던데 누군가 참 번역을 맛갈스럽고 읽고 싶게 했구나
감탄을 했습니다.
이미 두 번을 읽은 책이지만 곰브리치를 읽다가 마음이 동해서
우선 반룬의 예술사 이야기를 그리스까지 읽으면서 새롭게 읽는 일의 즐거움에 매료되어서
당신의 미술관을 다시 꺼내서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어떻게 미술작품을 대해야 할 지 너무 많고 어려워서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4년간에 걸쳐 연구하여 맞춤식으로 자신이 설계한 미술관에 우리를 초대하는 형식으로
선사미술에서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방을 만들어서
중요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해설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 우리가 만나는 처음 작품은 재미있게도 퐁피두 센터 밖에 설치한
니키 드 생팔 부부의 조각입니다.
가상의 미술관이니 어디에 있는 것이라도 불러서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일단 그 곳을 거쳐 안에 들어가면 카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앉아서 한 잔 마시면서 무엇을 보게 될까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키라는 의도일까요?
그 다음 들어가게 되는 곳이 선사미술관인 동굴 벽화이고
그 곳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동굴 벽화말고도 생전 처음 맛보는 그림들도 보고 나면
그 다음 전시관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이고
거기서 그 지역의 특성과 그 결과 어떤 작품들 (우리는 작품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시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작품이란 개념은 물론 없었겠지요?
실제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신전이나 건물,혹은 조각들이 지금 우리에겐 실용성이란 면이 제거된 채
박물관에서 만나게 되는 예술작품이 된 것이란 점에서 ) 이 만들어졌나를 보고 나면
그 다음에는 이집트관이 나옵니다.
이집트,피라미드가 생긴 배경과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왜 우리가 이집트 무덤에서 보는 인물들을 어색하게 느끼는 가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요.
그리고 나서 만나게 되는 것이 그리스 이전의 일종의 원시 그리스 문화에 대한 설명과
서양미술의 근원이 되었다고 말해지는 그리스 전성기의 작품들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파르페논 신전이 순백의 대리석이 아니었다,그러나 우리들의 고정관념속에서
그 곳은 순백의 상징이 아직도 존재하는 곳이라 당신의 미술관도 순백으로 꾸몄다고 하면서도
당시의 채색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한 번 고정된 생각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곰브리치와 반룬의 책,그리고 당신의 미술관을 거의 동시에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다보니
저자에 따라서 이 시기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비교해보게 되고
어느 설명에 제가 더 끌리는가를 보게 되기도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의 미술관을 따라서 한 번 다시 끝까지 가본 다음
나는 나만의 미술관에 어떤 작품을 담게 될 것이고
그것이 시기마다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 그런 공상도 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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