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지방엔 그렇게 많은 눈이 내렸다는데, 서울엔 겨울 가뭄만 계속되다가
드디어 제법 많이 내렸습니다. 아자아자!!!
산행 초입 묘목장에도 눈을 이고 있는 어린 나무들의 모습이 앙징맞습니다^^
드디어 산행 시작했지요~
소나무 숲으로 난 작은 길엔 어느 새 발자국이 여러개나 보입니다~
벌어진 입을 애써 다물어가면서 연신 가슴속으로만 환호성을 질러봅니다 ^0^~
여기 저기 카메라 셧터 누르기에 바빠서 발걸음은 더욱 더뎌지지만...
중성문에 도착했습니다~
이 중성문 곁으로 난 작은 암문을 아시는 분이 몇분이나 계실랑가?
왜 이런 개구멍같은 문이 있는지 저 역시 궁금하긴 일반이지요.
이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 행궁지로 접어들었습니다.
여기부터는 아무도 가지 않은 깨끗한 눈밭 그대로입니다.
토끼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니 옆으로 사라졌다가는 어느 새 다시 나타나곤 했어요~
지난 여름 이 곳을 지나면서 이 쓰러진 나무를 각종 덩쿨식물이 칭칭 감고 또아리를 틀었었는데
이젠 하얀 눈만이 그 위를 덮어주고 어루만져줍니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봅니다.
뽀드득 뽀드득~~ 내 발자국 소리와 사각 사각~~내리는 싸락눈 소리마져 귀를 울릴 지경입니다^^
제 후배는 이렇게 '아무도 걷지 않은 눈내리는 산길을 걷는데 왜 그리도 눈물나는지 몰랐다'고 하더이다...
감정에 메말랐는지 난 왜 눈물이 안날까???
한참을 오르다보니 이제 소나무 숲길로 들어섰어요~
눈의 무게를 지탱하기 힘들어보입니다.
게속되는 환상 속의 눈길 또 눈길............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세찬 바람에 눈은 얼음으로 변하여 설화를 피어냈습니다~
까메오라도 된 기분으로 배낭을 삼각대삼아 한 컷 했습니다~
어유~ 추워~~~
칠성봉에 도달했습니다.
의상봉쪽 길을 보니 두어명의 등산객이 벌써 올라왔네요. 허걱~~~
세찬 눈보라의 눈내리는 바위산을 어찌 올라왔을까???
대남문을 감싸고 도는 성벽에도 소복히...
이제 하산 길을 재촉합니다~
지난 여름과 가을 무성했던 갈대도 쑥대머리 모습으로 헝클어진 채 눈밭에서 이리 저리 바람에 부대낍니다.
입춘이 여러 날이 지났으니 이젠 봄이 멀지 않았겠지요?
얼음장 밑으로 시냇물이 무에 바쁜지 달려내려갑니다~
아마도 봄을 맞이하려고 바삐 가나 봅니다^^
중성문에 올라 구름 걷힌 노적봉의 설경을 감상합시다.
이제야 사진도 깨끗하게 나왔네요^.^
계곡 건너편으로 바위틈에 자라난 雪松의 모습도 한 폭의 동양화를 이루고...
큰 길로 내려섰습니다~
건너 편 산엔 이 겨울의 마지막을 부여잡고 싶은 듯,
아니면 삼각산에 대항이라도 하고 싶은 지
멋진 설경을 뽐내며 우뚝 서 있었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봄, 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