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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의 추억'을 보고서-

| 조회수 : 1,853 | 추천수 : 9
작성일 : 2006-02-07 12:31:55
지난 일요일 영화 '게이샤의 추억'을 보았습니다.

(이 글은 everymonth에 올린 글입니다).



미국인들이 그렇게나 열광한다는 그 영화 말입니다.



게이샤라면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명기 황진이 격인



일본의 기녀들로 일반 창녀와는 구분되는 부류지요.





미국인 소설가가 일본 게이샤의 실화를 듣고 책으로 엮은



게이샤의 추억을 읽은 소회와 함께 영화를 보는 내내 껄끄러웠습니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아쉽게도



잘못 표현되고 잘못 인식된 그들 문화의 모독이며



미국 제국주의의 아전인수식 발상에서 온 집탕식 영화이죠.





게이샤의 단면만을 유난히 부각시킨 편파적 시각에



반기를 들어도 시원찮을 영화 앞에 일본인들의 태도가 궁금합니다.





게다가 중국 여배우들을 기용하고


스필버그 감독에



영화 속 언어는 이도 저도 아닌 영어를 사용하며



배경음악엔 아리랑 곡이 삽입되는가 하면



미국 본위의 입맛을 살려 원형의 비틀림으로 각색해



그야말로 어줍잖은 짬뽕식 영상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한 셈이지요.





중국에서는 이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반일감정을 투사하여 매국노라 지칭하며



급기야 자국내에서 이 영화 상영 금지령까지 내렸다니



그들의 자존심과 반일 감정의 정도를 너끈히 짐작코도 남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서



미국의 힘이 좌지우지되는 판세로 돌입하는데요,



미국경제의 우위를 내세워 비지니스 세계와의 각축에서



미국의 놀이게로 쓰여지는 게이샤들의 꼭두각시 놀음은



어쩜 약소국들이 공통으로 갖는 , 아니 식민지의 아픔으로 유린되는



또 하나의 인권유린이자, 약육강식의 뼈저린 처사였습니다.





그것을 통해 힘의 논리가 어떻게 작용하며



거대한 세계강국으로 우뚝솟은 영원한 강자의 자리를



구축키 위해 어떤 식으로 열국들의 의식을 지배하는지



역력히 보여주고자 하는 한편의 시나리오였습니다.



이것은 촘스키의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역설한



테마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저들의 속셈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그들의 싹쓸이 심보에



제동을 걸어 나름의 반성과 함께 우리의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 뒤죽박죽 영화,



그래서 그들의 욕심의 쐐기가 박힌 스토리를



곰곰히 따져봐야 겠어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의식마저 그들의 의도대로



젖어들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지요.





가령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짖밟고 아프리카인들의 의식을



말살키 위해 영화 속에서도 흑인을 항상 하인으로 등장시켜



지배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며



문화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게 만드는 경우들을



우리는 많은 영화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지요.





이보다 큰 형벌이 더 있을까요?



자신도 모르게 세뇌당하는 문화적 말살과



약육강식의 이치들 말이에요.





물론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인데요,



아무런 생각없이 영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그저 저의 관전 태도이며



저의 감상일 뿐이라고 치부해 주시길 바래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oto
    '06.2.7 4:43 PM

    그렇군요.
    저는 '연인'에서의 장쯔이가 너무 괜찮아서
    한 번 볼려고 했었는데....

  • 2. 돼지맘
    '06.2.7 6:28 PM

    이건 아마 이런저런란에 가야할 글같은데 그래도 여기다 리플달지요.
    중국여배우들이 게이샤역을 해서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는 기사를 보고나서였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찜찜했었습니다.
    일본의 게이샤역을 할만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여배우들이 없어서 그랬을까,
    글쎄요.
    어쩌면 그게 이유일지도 모르겠죠.
    어느나라의 홍보를 위해서 만든게 아니라 제작회사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그냥 한편의 영화일뿐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 초반부에 나오던 기모노의 아름다움에 대해선 그냥 그들의 대사정도로만 소개되는정도에 불과하고 아..일본영화에서도 그다지 보지못했던 벚꽃축제때의 벚꽃들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다른건 다 떠나서 자신들의 존재가 그저 남자들에게 밖에서 위안을 주는 역할이라는 영화전반부에 흐르던 그 정서는 정말 불쾌하더군요.
    그리고 그 남자주인공 .....
    여주인공을 게이샤로 만들어서 자신이 소유한다는 결말 ......진짜 마음에 안듭니다.

  • 3. 라니
    '06.2.7 10:49 PM

    저도 ???
    네, 게이샤 영화에는 모두 의문스러움이 많은 왜곡된 오리엔탈리즘이라 하는군요.
    저도 무극을 선택했답니다.

  • 4. 현우아빠
    '06.2.7 10:56 PM

    정말 재수 없는 영화군요. 왜 말들이 많은지 이제 알게 됐네요.

  • 5. 반쪽이
    '06.2.8 3:46 PM

    toto님, 돼지맘님, 라니님, 현우아빠님,

    덧글 감사드려요.

    제가 답을 써 올리려는데 '사용권한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네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각설하고 답글을 써 2월 8일자 목록No.5524 번으로 올렸으니 참고해 주세요

  • 6. 라니
    '06.2.8 7:46 PM

    반쪽이님, 이런저런에 다녀오고 다시 들렀네요.
    그래도 자꾸 이야기들 하시면 가서 보고 싶잖아요.
    자신의 문화가 아니면서 남의 문화를 참으로 다른 시각으로 그리려
    하니,,, 다른 사람들의 입에 도대체 이 영화는 일본 영화에 영어가
    나오고 감독은 누구이며 중국인이 나오냐는 비난을 듣지요.
    오합지졸,,, 결국 왜곡된 오리엔탈리즘, 중국도 일본도 도리질할
    영화입니다. 영상의 아름다움으로 그 숱한 욕을 무마시켰다니 함 가
    봐야하나,,,공리와 양자경을 보러요... 그러니 남자들은 안보려하는
    영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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