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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엉클티티님께

| 조회수 : 1,390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6-02-06 09:44:53


제가 쓴 초록글방이란 글에 조영래 평전을 읽고 싶으시다고

그에 관한 독후감을 올린 everymonth를 궁금해하셨지요?

일부러 그 글 한 편때문에 가입하고 들어오는 것이 번거로우실 것 같아서

오늘 아침 그 곳에 글을 쓰러 갔다가 복사해서 여기에 올려 놓습니다.

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간이

그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겐 그가 누구일까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아름다운 인간 조영래를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게 되는 아침입니다.




일전에 읽고 싶은 책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던 바로 그 책인데요



그 책을 펴낸 강 출판사를 운영하는 부부가 마침 도서관 회원이라서



도서관에 책을 여러 권 기증하는 중에 바로 이 책도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연휴 기간에 시간이 나면 읽어보고 싶어서 들고 온 책이었지요.



조영래변호사가 살았던 시대가 군부독재의 시기이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민주화운동이



치열했던 시기이기도 해서 사실 글의 무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지요.



그래서 마음 한 편으로는 지금 읽기엔 조금 부담이 되는 내용이 아닐까 은근히 꺼리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읽기 시작한 글을 놓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책을 다 읽고 나니 새벽 3시가 넘어버렸네요.



조영래가 도대체 누구지? 이렇게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전태일 평전을 쓴 사람이라고 하면 기억할 수 있을런지요.



전태일이 그렇게도 원하던 대학생 친구,살아서는 만나지 못한 사람이지만 전태일을 우리들에게 소개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우뚝서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조영래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가 이성적인 인간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더군요.



그가 부천서 성고문사건을 맡아서 쓴 변론서는 오늘 읽어도 눈물이 저절로 흘렀습니다.



권인숙은 그를 자신의 신화적인 존재 조영래 변호사라고 평생 그를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회고하고 있더군요.



망원동 수재사건을 서울시의 잘못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소송으로 연결하여 국가권력의 잘못을 인정하게 한 것



동네의 연탄공장때문에 병에 걸린 사람의 문제를 환경문제로 연결하여 소송을 했고 그 때 가난한 의뢰인의 처지에서



국가가 소송구조를 해줄 수 있도록 사문화된 법을 되살려서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을 발휘한 것



지금부터 15년전 여성이 결혼하면 당연히 퇴직한다고 알고 있던 시기에 미혼 여성이 교통사고로 다쳐서



손해배상을 받아야 하는 사건에서 손해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26살이면 당연히 퇴직을 하고 그 이후에는 가정주부로



계산하여 손해액을 산정하는 관행을 깨고 55세 정년을 기준으로 보상을 받게 함으로써 여성의 결혼후 퇴직 강요를 제고하게 한 사건등



그가 관여한 사건들에 관한 기록을 보면서 법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바꾼 진정한 일꾼 조영래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법 연수원들이 가장 닮고 싶은 변호사 1위가 김병로 대법관에서 조영래 변호사로 바뀌고



그의 이름을 딴 조영래홀이 서울법대에 만들어졌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 책은 조영래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살아온 시대에 관한 증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박원순변호사와 조영래변호사의 만남입니다.



박원순변호사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를 만난 것이 가장 큰 축복이었다고 회상을 하면서 아직도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대로 살려고 애쓰고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시인은 노래했지요.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기분으로 마음속이 따뜻해지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오늘 인간 조영래를 만난 날도 제겐 바로 그런 날이 되었습니다.



그가 잠들어 있는 모란공원에 가면  전태일과 장일순님,그리고 문익환 목사님도 함께 만날 수 있겠구나



처음으로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날이기도 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엉클티티
    '06.2.6 9:33 PM

    "친절이 해서는 안되는 일임을 스스로 승인하는 날 나는 내게 심대한 패배감을 느낄 것이다....."
    조영래님의 책 중에서 아직 저를 감동케하는 구절입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살아간다는건 정말 대단한 용기입니다...
    살아가면서 순산순간 제 자신에게 "넌 누구에게나 친절할 수 있는가"?묻고 또 묻습니다....
    모르겠습니다...암튼 저도 그 분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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