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언제 오나 했는데
벌써 벚꽃이 날리고 목련이 떨어지고 봄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텃밭도 지금 봄이 한창입니다.
텃밭 입구
날마다 사진 찍지만 늘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지금 쑥이 한창입니다.
텃밭 주변에서 쑥을 뜯는데 제비꽃도 지금이 한창인가 봐요.
꽃 보며 쑥 뜯는 재미가 참 좋아요.
쑥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보슬보슬합니다.
쑥국으로 재탄생하고
옆 텃밭 할머니께서 유채나물을 주셨어요.
그걸 가지고 김치도 담가보고
한창 순이 올라오는 돋나물도 한 소쿠리 뜯어 즙 내서 마시고 무쳐도 먹고 합니다.
남편이 연락도 없이 일찍 온 날
급하게 수육을 한 날인데 너무 급해서 국물을 못 만들었어요.
딱 요렇게만 놓고 먹었는데 어찌나 목이 메는지
먹다가 한숨 쉬며 묵묵히 저걸 다 먹었습니다.
수육 삶을 때 국물 만들면 되는데 워머 찾고 연료 찾느라
국물 만들 타이밍을 놓쳤답니다.
쓰고 제자리에 넣어둬야 하는데 ... 반성합니다.
지난 주의 민망함을 만회하고자
그 다음 주 남편 좋아하는 반찬과 뚝배기에 밥해서 보란듯이 쫙 깔아놓고 먹었네요.
아들이 군에 있습니다.
면회가면서 먹고 싶은 거 이야기 하라고 했더니 김밥이 먹고 싶다네요.
저렇게 준비해서 면회장 탁자에 펴놓고 김밥 말아 먹었습니다.
봄이라서 그런지 밥도 적당히 식어서 괜찮았어요.
쑥국을 작은 통에 담아 갔는데 아들이 아직 쑥국 좋아할 나이는 아닌가 보더라고요.
딱 한 모금 먹고 마네요.
돌아오는 지하철 역
이제는 예전만큼 눈물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면회하고 돌아오면서 울지 않는다는 것은 제대할 때가 다 됐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참,
군인들도 태양의 후예를 그렇게 본다고 하네요.
군필자(남편) 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매도하지만
현역군인(아들)은 사랑이야기로 너무 재미있게 본답니다.
너도 송중기 조금만 닮았으면 좋았을 텐데
느거들 군복은 왜 파란색이냐 송중기는 황토색인데 이런 뻘소리 하면서 시간 보냈어요.
다시 텃밭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어느 날 새가 날아가다 똥 눴어요. 뚝 떨어지는 거 봤거든요.
살다살다 별 경험을 다합니다.
상추 모종 심고 종이컵으로 덮어 하루나 이틀 정도 놔두면 활착이 잘 됩니다.
종이컵 옆에 작은 상추 보이시죠?
거뜬하게 살아남았어요.
쑥갓 씨도 잘 올라오고 있습니다.
멋모르고 사온 두메부추
모종가게 사장님이 하도 좋다고 권해서 샀는데 우리 텃밭 주변에는 아무도 심은 분이 없어요.
두메부추라고 하니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다들 측은하게 뭐 이런 걸 샀냐고, 약간 바가지 썼다는 눈으로 보시네요.
근데 검색해 보니 아주 좋은 부추더라고요.
다만,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좀 갈린다는 평이 있고요.
어쨌든 사왔으니 잘 키워서 먹어야지요.
부추 모종 심고는 저렇게 차광막 덮어두었습니다.
너무 어린 모종이라서 따가운 햇빛에 자칫 말라 죽을 수도 있다네요.
왼쪽 고랑에 심어 놓은 것 -쑥갓, 시금치, 상추, 근대, 우엉잎, 아욱
오른쪽 고랑에는 부추만 있지만 4월이 되면 가지, 고추, 토마토,오이 심을 예정입니다.
텃밭 이야기 마무리합니다.
다들 봄감기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