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부추양념을 올린 꼬막찜
꼬막하믄...
제게는 어렸을 적 추억 한장면이 그려진답니다.
맛이 진한 참고막을 당시 흔하던 전기호일난로에 올려서 엄마 몰래 구워먹었는데요-난로라기보다는 전기 버너같은 것
그것이 그렇게 맛있었답니다.
난로에 올려두면 어느순간 꼬막이 입을 탁탁 벌리는데... 아 그거 한 개씩 건져서 먹음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 찝찌름한 바다맛이란!
동생들 뺑 둘러앉혀놓고 꼬막 입벌리기 기둘렸다가 하나씩 뜨거운 걸 내 손으로 열어서 꼬막살 입에 넣어주면...
그거 좋아라 받아먹는 모습이 이뻐서 아주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지요.
그런데 결국...
꼬막에서 흘러나온 핏물이 코일을 더렵혀서 난로가 망가져버렸다요..흑흑
덕분에 흠씬 야단맞구요...
몇번 못해먹어본 게 후회가 되고
요담에 저런 거 하나 사서 실컷 구워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아주 오래도록 했었지요.
이제는 그런 전기호일 난로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라면처럼 꼬불꼬불한 열선이 그대로 보이는 건데...
대신 조개구이집만 즐비한 세월이 되었어요...^^
꼬막을 볼때면 그런 기분으로 일거리가 많은데도 한봉지씩 사들고오곤 한답니다...
그러다가 꼬막 씻고 껍질 벗기고하다보믄 좀 귀찮아져서
워낭소리의 할머니처럼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놓곤 하지요..
오늘은 요거 꼬막찜..양념 올리고보니 넘 이뻐서요 소개합니다.
쉬운 거지만 제맛내기는 생각보다 까다롭답니다.
****
꼬막은 벌교참꼬막쯤 되어야 맛나지만요...비싸고 귀해서 구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걍..새꼬막으로.. 이걸로 해도 제대로만 하면 아주 맛있답니다.
오늘 준비한 꼬막은 100그램에 600원.. 500그램 사왔답니다.
먼저 올록볼록 스텐볼에 담고 고무장갑 끼고요 마구마구 문질러서 씻어 헹구어요.
누구는 모...솔로 껍질을 하나씩 씻으라는데 제 생각에는 껍질을 먹을 거두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바닥이 좀 두껍고 납작한 전골냄비 같은 걸 준비해요.
거기에 꼬막을 한켜만 깔아요 그리고 물은 아주 약간...꼬막이 익는 동안 바닥이 타지 않을 정도로만 부어요.
꼬막에 물이 들어가면 싱거워지니깐요.. 찐다는 기분으로 익혀주세요.
뚜껑을 덮고 김이 나면 조금있다 열어보세요. 껍질이 탁탁 벌어집니다.
그럼 껍질 열린 것들만 하나씩 골라서 꺼냅니다. 물론 끝까지 안여는 녀석들도 있는데요 그정도면 속은 익었으니
미련없이 건져내세요.
그리고 한김 식혀서 껍질 뚜껑을 떼어줍니다.
보고 뻘이 있는 것들은 엷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줍니다.
오늘 사온 건 깨끗해서 뻘이 거의 없더라구요. 다행이죠? ㅎ
꼬막이 식는 동안 양념장을 준비합니다.
양념장이요 절대로 짜면 안되요.꼬막 자체의 간만으로도 거의 맞거든요.
저는 부추와 홍고추를 아주 잘게 다져서 넉넉히 준비한 다음 거기에 진간장 약간과 참기름을 넣고
비빈다는 느낌으로 양념을 만들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깨 넉넉히..
꼬막 위에 양념을 쪼르르 얹어서 밀폐용기에 담아두었다가 상에 내셔요.
시간날 때 저처럼 미리 해두어야지.. 밥때 다되어서 하면 손이 바빠져서 괜스레 열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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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찰자
'09.2.16 7:29 PM그런 방법도 있군요. 늘 물 한가득 끓여서 익혔었는데.^^
찌듯이 익히는 방법, 다음에 써볼게요.2. 윤
'09.2.16 7:39 PM벌교 사람들은..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ㅋㅋ
꼬막을 약한 불에 넣고서 계속 한쪽으로 ! 저어주면서
끓인다고 합니다.. 저렇게 하면 꼬막이 입 안벌리고 익어서
맛 있어요..
한쪽으로 젓니 양쪽으로 저어주는게 맞니.. 말이 많은데 ㅋㅋㅋ
명절때 마다 논란..
약 불에서 슬슬 저으면서 끓이면
입 좀 벌어지기 전에 건지면
아주 맛있게 익어요..3. oegzzang
'09.2.16 9:45 PM하~ 이쁘당 ^^
4. 코댁
'09.2.16 10:25 PM차암~~참하게 생겼구나
5. 라라
'09.2.17 12:24 PM벌교식으로 삶아서 껍질 안열린 것 꺼내어서 먹다가
손톱 다 망가지는 줄 알았다요 ㅎㅎ
물론 내용물이 안흘러나오니 더 맛나지만
전 어쩐지 좀 설 익은 것 같아 찜찜하기도 하고
입다문 거 열어서 먹을라믄 보통 번거로운 게 아니라서....
그냥 물을 아주 조금만 붓고 찌듯이 해서
입을 열자말자 꺼내면요
즙이 안빠져나오고 아주 몽실몽실 부드러운 게 맛나요.
사다먹는 꼬막찜 반찬이랑 집에서그렇게 만드는 거랑 넘 비교된다고 식구들이 그러네요.
파는 꼬막찜은 한꺼번에 우르르 삻아서 살만 꺼낸다음
물에 씻어서 물기 꼭 짜고 다시 뚜껑에 하나씩 담아 양념 얹더라구요
그렇게 하면 맛있는 맛 다 빠지고
물기짜는 과정에서 꼬막살의 신선함과 특유의 즙맛이 없어지지요.
오동통~
한창 살올라 맛난 꼬막찜
맛나게 드셔보세요...^^
그래서 꼬막만큼은 집에서 해먹으려고 노력중...^^6. miro
'09.2.18 1:15 AM흑.. 너무 맛있겠어요. 안그래도 얼마전에 TV에서 벌교 꼬막정식 보고 침만 잔뜩 흘렸더랬는데,
잘 적어두었다가 한번 사다 먹어야겠어요. ^ ^7. 둥이맘
'09.2.18 12:09 PM맞아요! 미리 해두지않으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해둔거 먹는건 삽시간인데 말이죠~8. 착한여우
'09.2.18 3:02 PM그 꼬막 참 실하네여~~
먹구 시퍼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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