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막하믄...
제게는 어렸을 적 추억 한장면이 그려진답니다.
맛이 진한 참고막을 당시 흔하던 전기호일난로에 올려서 엄마 몰래 구워먹었는데요-난로라기보다는 전기 버너같은 것
그것이 그렇게 맛있었답니다.
난로에 올려두면 어느순간 꼬막이 입을 탁탁 벌리는데... 아 그거 한 개씩 건져서 먹음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 찝찌름한 바다맛이란!
동생들 뺑 둘러앉혀놓고 꼬막 입벌리기 기둘렸다가 하나씩 뜨거운 걸 내 손으로 열어서 꼬막살 입에 넣어주면...
그거 좋아라 받아먹는 모습이 이뻐서 아주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지요.
그런데 결국...
꼬막에서 흘러나온 핏물이 코일을 더렵혀서 난로가 망가져버렸다요..흑흑
덕분에 흠씬 야단맞구요...
몇번 못해먹어본 게 후회가 되고
요담에 저런 거 하나 사서 실컷 구워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아주 오래도록 했었지요.
이제는 그런 전기호일 난로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라면처럼 꼬불꼬불한 열선이 그대로 보이는 건데...
대신 조개구이집만 즐비한 세월이 되었어요...^^
꼬막을 볼때면 그런 기분으로 일거리가 많은데도 한봉지씩 사들고오곤 한답니다...
그러다가 꼬막 씻고 껍질 벗기고하다보믄 좀 귀찮아져서
워낭소리의 할머니처럼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놓곤 하지요..
오늘은 요거 꼬막찜..양념 올리고보니 넘 이뻐서요 소개합니다.
쉬운 거지만 제맛내기는 생각보다 까다롭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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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은 벌교참꼬막쯤 되어야 맛나지만요...비싸고 귀해서 구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걍..새꼬막으로.. 이걸로 해도 제대로만 하면 아주 맛있답니다.
오늘 준비한 꼬막은 100그램에 600원.. 500그램 사왔답니다.
먼저 올록볼록 스텐볼에 담고 고무장갑 끼고요 마구마구 문질러서 씻어 헹구어요.
누구는 모...솔로 껍질을 하나씩 씻으라는데 제 생각에는 껍질을 먹을 거두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바닥이 좀 두껍고 납작한 전골냄비 같은 걸 준비해요.
거기에 꼬막을 한켜만 깔아요 그리고 물은 아주 약간...꼬막이 익는 동안 바닥이 타지 않을 정도로만 부어요.
꼬막에 물이 들어가면 싱거워지니깐요.. 찐다는 기분으로 익혀주세요.
뚜껑을 덮고 김이 나면 조금있다 열어보세요. 껍질이 탁탁 벌어집니다.
그럼 껍질 열린 것들만 하나씩 골라서 꺼냅니다. 물론 끝까지 안여는 녀석들도 있는데요 그정도면 속은 익었으니
미련없이 건져내세요.
그리고 한김 식혀서 껍질 뚜껑을 떼어줍니다.
보고 뻘이 있는 것들은 엷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줍니다.
오늘 사온 건 깨끗해서 뻘이 거의 없더라구요. 다행이죠? ㅎ
꼬막이 식는 동안 양념장을 준비합니다.
양념장이요 절대로 짜면 안되요.꼬막 자체의 간만으로도 거의 맞거든요.
저는 부추와 홍고추를 아주 잘게 다져서 넉넉히 준비한 다음 거기에 진간장 약간과 참기름을 넣고
비빈다는 느낌으로 양념을 만들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깨 넉넉히..
꼬막 위에 양념을 쪼르르 얹어서 밀폐용기에 담아두었다가 상에 내셔요.
시간날 때 저처럼 미리 해두어야지.. 밥때 다되어서 하면 손이 바빠져서 괜스레 열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