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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잊지못할 음식이 생각나네요..

| 조회수 : 9,577 | 추천수 : 48
작성일 : 2008-09-20 18:09:53
안녕하세요

가입인사 드립니다.

제가 대학생이던 2001년도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어학연수를 갔었어요.

부모님 품을 떠나 외국에서 그렇게 오래 있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지금은 꽤 시간이 흘러 직장인이 되고, 혼자서도 외국을 잘도 댕기게 되었지만...  그래도 제 첫 여행지와도 같았고, 미래에 대한 고민 없던 그 때가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껴가는 지금..생각이 많이 나고 그립습니다.

특히 그 때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이 나는데요..

뉴질랜드 음식은 별로 특별한 것이 없었는데, 영국의 영향때문인지 피쉬 앤 칩스를 참 많이 먹었어요..

동네 어디를 가나 작은 규모의 피쉬 앤 칩스 가게가 있어서 친구들과 피쉬 앤 칩스를 사서 맥주와 먹기도 하고, 바다 보면서 먹으려고 일부러 바닷가에 가서 사서 먹기도 하고, 학교끝나고 집에 오면서 사서 집에와서 혼자 먹기도 하고..정말 수없이 많이 사먹었었네요.. 따끈한 생선과 바삭한 감자튀김에 맥주를 같이 먹으면... 정말 맛났어요.

그것때문에 살도 많이 찌고,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생선튀김에 감자튀김이 왜 그리 맛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에 와서 몇번 사먹어봤는데 그때의 그 맛이 안나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가지 음식은요.... 이건 처음에 문화적 충격 비슷한 것을 느꼈던 건데요..

홈스테이 하던 집에서 자주 먹었던 건데요.... 약간 길쭉하면서 울퉁불퉁하고 색깔이 푸르던 서양배와 딱딱한 치즈를 함께 먹더라구요.

처음엔 그 과일이 배라는 걸 몰랐어요. 우리나라 배랑 모양도 완전 다르고 맛도 완전 다르더라구요... 홈스테이 맘이 pear라고 하시길래 서양배인가부다~ 하고 알았죠..

어린 저에겐 그 당시 신기해보이는 과일이 참 많았어요. 아보카도를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던 저는 신기한 마음에 잘라서 맛을 보곤 텁텁하고 느끼한 맛에 버리기도 했구요. 나무에서 생과일 상태의 체리를 따서 먹어보곤 체리는 맛이 없는 과일이란 생각이 바뀌었어요. 당시 저는 생크림 케익 위에 올려진 체리로 만든 젤리나 통조림 체리만을 생각해서 저에게 체리는 맛없는 과일로 분류되었거든요... 지금에야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저도 마트에서 장도 보고 하지만...학생땐 그런경험이 없으니 신기할 수 밖에요..

하여튼 처음 보는 생소한 과일 위에다 딱딱한 치즈를 잘라 얹어서 함께 먹더라구요.

과일과 치즈를 함께 먹는다는게 제 눈엔 참 이상해보였는데... 저는 이걸 무지무지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배와 치즈의 어울릴것 같지 않으면서 어울리는 은근하면서도 오묘한 그 맛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후에 혼자 방을 얻어 살게 될 때에도 이 배와 치즈는 냉장고에 채워두고 간식으로, 밥으로, 술 안주로 무지 먹었어요.

몇몇 집에서 그렇게 먹는 걸 본적은 있지만 배와 치즈를 함께 먹는다는 게 아주 일반적인 건 아닌거 같아요.

혹시 여기 계신 님들... 배 위에 치즈 얹어서 드셔본 분들 계신가요? 궁금하네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맛이 생각이 나는데... 서양배 파는 곳이 있나요? 제 기억에 본적이 없는데..



또 하나 갑자기 생각난 것 하나... 뉴질랜드 가정에서 설겆이 하는 방법이 참 특이하더라구요.

식기 세척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직접 손으로 설겆이를 해야할 떄면 개수구를 막고 세제를 풀어 비눗물을 만들어 그 안에 그릇들을 담궈요. 그리고 그릇에 비눗칠을 해서 음식 찌꺼기 갖은 걸 닦아내요.

그 후에.. 근데 물을 틀어 헹구는 것이 아니라 비눗물이 묻어있는 그릇들을 마른 행주 같은 걸로 그냥 닦아내더라구요. 처음에 그거 보고 얼마나 기겁을 했던지.... 물로 두 세번 행궈도 비눗기가 깨끗이 닦일거 같지가 않은데 거품이 묻어 있는 그릇을 그냥 닦더라구요....

그 때 함께 공부했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봐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그렇게 설겆이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어찌나 놀라고 황당했던지.... 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벚꽃
    '08.9.20 6:12 PM

    저도 미국에서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충격과 공포!
    제가 아는 분들은 뜨거운 물에 조이와 락스를 풀어서 그릇을 씻은 후 마른 행주로 닦았더랩니다...
    아직도 생각나요..

    그리고 멜론종류(허니듀와 캔털롭, 수박 등)에 소금 뿌려드리더라는...ㅜㅜ

    서양 사람들은 다 그런가요?

  • 2. 나나
    '08.9.20 6:28 PM

    설겆이하는거.. 봤다하면 무조건 충격일 뿐이죠ㅋ~
    한국 주부가 제일 깨끗합니다.
    속옷이랑 수건 삶는다고 말하고 나서 무슨 정신병자 취급 받았답니다~~

  • 3. 우드조아
    '08.9.20 6:28 PM

    반갑습니다 . 여기 뉴질랜드예요
    정말 피쉬앤 칩스 이 나라 사람들 많이 먹죠
    모 특별히 내 세울 음식이 업는 나라죠

    그리구 정말 그 설겆이 다들 깜짝 놀라요
    근데요 학교에 볼렌티어로 한국 엄마들 가서 설겆이 하면요 그 사람 들이 더 놀란데요
    물 많이 쓴다고...ㅎㅎㅎ

    저도 한번 먹어봐야갯네요 배와 치즈라.... 어떤 맛일까?

  • 4. 콩꽃
    '08.9.20 6:40 PM

    오호 정말 그런 일이 있군요,,,, 설겆이를 그렇게 끝내다니,, 아니 그게 가능한가요?
    아 정말 놀랐어요

  • 5. 서현맘
    '08.9.20 9:44 PM

    영국인들이 많이 살아서 피쉬앤칩스가 일반화된듯 싶어요.
    영국에서는 진짜 맛없었는데 뉴질랜드 가서 먹어봤더니... 왠일이니.. 넘 맛있더라구요.
    맥주랑 먹었던 그 환상적인 맛... 당근 한국서 먹으면 같은 맛 안납니다. ^ ^
    그네들만의 노하우가 있나봐요.

  • 6. pinkstar
    '08.9.20 10:37 PM - 삭제된댓글

    저두 오클랜드 살때 먹었던 피쉬앤 칩스 넘 그리워요.
    두툼한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이 어찌나 먹고 싶은지..
    흑~그리워요.
    이태원에도 비슷한 거 있다던데 그맛이 날까요?

  • 7. 곰둥이
    '08.9.20 10:44 PM

    저도 여행중에 호주사람들 비누거품을 그냥 대충 닦아서

    설거지 끝냈다고 하는거 보고..

    설마설마를 외치며..

    그냥 저절로 거품과 비눗기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제를 쓰는걸꺼라고 굳게 믿었어요..

    근데 그 4년전에 느꼈던 그 설마가 맞는가보네요..;;;

  • 8. 센스있는그녀
    '08.9.21 12:13 AM

    헉.... 정말 그냥 행주질로만 설겆이를 끝낸다구요?
    깔끔쟁이 울남편..기절하겠네요.

  • 9. Mrs.Park
    '08.9.21 12:39 AM

    새로운 헉~!을 하나 알았네요.
    정말 놀라워요~
    헉~!

  • 10. annabell
    '08.9.21 12:53 AM

    영국 가정이 다 이렇게 설겆이를 하구요,
    유럽도 살짝 비슷하다고 들었어요.
    첨엔 뜨악하더니 이젠 적응되어 그려려니 합니다.

    맞아요,,,우드조아님.
    제가 도와준다고하면 물 많이 쓴다고 싫어해요.ㅎㅎ

    제가 사는 동네에 아주 유명한 피쉬앤칩스 가게가 있어요.
    영국의 유명한 사람들은 다 와보았다는,,,,
    그정도로 익숙하고 흔한 음식이죠.

    뉴질도 영국의 영향으로 그렇군요.^^

  • 11. 야들야들배추
    '08.9.21 6:23 AM

    독일도 그렇더라구요. 저도 처음 보고 기겁했어요. 독일에 산 지 15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세제 남아 있는 그릇을 그냥 수건으로 닦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깨끗한 물에 헹궈낸다면 그렇게 물을 받아서 설겆이하면 물 절약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 12. 화양연화
    '08.9.21 6:40 AM

    물값이 워낙 비싸서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물부족국가일 수도 있고,지금은 풍족하지만 후대에 쓸 물을 남겨 준다는 의미에서 그럴 수도 있고,

    우리나라가 물을 <물쓰듯>하는 건 자타공인 세계최고일 것 같아요.

  • 13. 달빛한스푼
    '08.9.21 9:41 AM

    저는 메론에 얇은 살라미 얹어먹는게 참 맛나던데

  • 14. Terry
    '08.9.21 10:09 AM

    그렇구나..저도 벨기에 갔을 때 그렇게 설겆이하길래 질겁했더니 물이 워낙 뜨겁고 세제가 그것에 맞게 나온 천연세제라서 그렇게 뽀드득 접시 수건으로 닦는 게 더 세균 안 생기고 위생적이라고.. 찬물에 헹궈 엎어놓는게 더 균이 많이 생긴대요..-.-;;;

    저는 질겁했지만 당시가 94년도에 울 나라가 지금보단 훨씬 더 인지도가 없던터라.... 그렇구나...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역시나 서양사람들이 덜 깔끔한 거 맞죠???? 근데 다른 건 엄청 깔끔떨고
    유럽 주부들이 팬티까지 다 다려서 입는 건 유명한데... 왜 그럴까요?

  • 15. 단비
    '08.9.21 10:42 AM

    저도 친구가 유럽갔다와서 기절하며 애기한던데...전 과장인지 알앗는데 여기 수긍하시는분들이 만ㅎ네여..
    깔끄미 우리신랑 절대 우럽에선 밥 안먹겠어요

  • 16. capixaba
    '08.9.21 12:44 PM

    pinkstar님...
    이태원의 그집은 그 맛이 안나더라구요.
    특히 감자 품종이 달라서 칩스 맛이 안나요.

  • 17. 고로케
    '08.9.21 1:29 PM

    물 부족 국가라 그래요,,,
    호주도 비가 자주 안오고 가뭄에 시달리잖아요...
    언제나 날씨가 환상적으로 맑았어요...비는 1년중에 한 2주 정도 왔나???

    바닷가 바라보며 먹는 칩스,,,,가끔 살던 때가 그립네요...

  • 18. 라니
    '08.9.21 4:17 PM

    그 나라 세제들은 그렇게 하고 씻어도 될 만큼 안전 천연세제라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나라 퐁퐁은 그리하면 세제를 다 먹는 거지요.
    요즘 우리나라도 세이프 세제등 안전 세제가 나오던데
    세제 고르는 것도 주부의 선택 사항인듯 해요.

    싱싱한 생선을 기름에 튀기는 장면을 어제 티비에서 보았는데
    넉넉한 기름에 껍질 쪽이 밑으로 가게해서 튀기더군요.
    그렇게 튀기는 음식이 많은 나라에선 아웃키친이 밖에 또 있다하던데 일리가 있더군요.
    기름을 적게 쓰려면 생선을 살짝 밀가루를 뭍혀 하라더군요, 물론 칼로리는 자신이 없습니다^^

  • 19. 이쁜마눌
    '08.9.21 4:39 PM

    제가 사는 시골 뉴질랜드 이야기가 나와 너무 반갑네요.
    맞아요 전 이곳 뉴질랜드에 살면서 퓌쉬엔 칩스의 유혹에 입을 꽉 다무는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요. --;
    더군다나 전 민스/스케ㅇㅣㅋ 파이까지 좋아 하는지라. 한국가서 살때 가장 먹고 싶엇던게 칩스와 파이였다는.
    (미국에서 많이들 드시는 애플파이.. 이곳에서는 먹어본적이 정말 없는것 같아요.)

    다행히 오늘은 다른분이 끓여주신 맛난 재료만땅 한국식 '알탕'을 먹은 관계로 집근처 퓌쉬엔 칩스 가게를 당당하게 걸어 올수 있었답니다~ 룰루랄라~

  • 20. 엘핀
    '08.9.21 4:47 PM

    크라이스트처치 살아요..^^;;
    물세를 내지 않는 곳인데..설겆이를 그렇게 할까요..? ㅋㅋ
    저도 서양배에 치즈 올려 먹어봐야겠네요..근데 딱딱한 치즈의 종류는 뭘까요...?

  • 21. 카키
    '08.9.21 4:52 PM

    정말 문화가 다르다보니 생기는 일인거 같네요.,
    걍 행주로 닦다니.,서로서로의 문화가 놀랄 일인듯.,ㅋㅋ

  • 22. carolina
    '08.9.21 6:11 PM

    우리 시부모님은-영국인- 식기세척기에 그릇 넣기전에 늘 한번씩 대강 물로 씻고 넣으세요, 전 한번도 식기 세척기를 써본적이 없어서 당연히 그런갑다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성격이 깔끔하셔서 그렇더라구요.
    저랑 학생때 같이 살았던 친구들중에 행운스럽게도 단한명도 그렇게 설겆이를 안하더라구요. 영국여자, 스웨덴 여자, 독일남자, 등등 여러인종이었지만. 저는 정말로 다행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그런 개념없는 애들보면 살짝 때려주고 싶었어요. 아 그리고 제 친구 아버지는 파인애플에 소금을 살짝 쳐서 먹데요. 그게 맛있다네요^^

  • 23. 순덕이엄마
    '08.9.21 6:25 PM

    ㅋㅋ 세척기 없이 손 설거지는 다들 그렇게 하더라구요.
    설거지 시작부터 끝까지 물 좔좔 틀어 놓는 울나라 설거지법보면 이쪽서 기절초풀 할거예요.
    저도 물론 울나라 식으로해요. 물은 그래도 수도 잠가 가면서 하구요 마른수건으로 닦지 않고 그냥 엎어 놓으면 석회때문에 얼룩이 져서 꼭 마른행주질 해야 되요.

  • 24. 파헬벨
    '08.9.21 7:11 PM

    냉장고에 서양배가 세개 있는데 어찌 먹을까 했어요.
    전 홍콩 사는데 호주산 유기농 과일 야채 세트로 주문한번 해봤더니 그게 따라왔어요.
    중국에서 넘어온 과일 야채가 지천인 이곳..요즘 뉴스보면 정말 먹고싶지가 않아서.
    딱딱한 치즈라는게 이담이나 에멘탈 그런 치즈인가요?
    저는 치즈 포도랑 먹는데 배하고도 먹네요.
    당장 실시!

  • 25. 김인숙
    '08.9.21 7:41 PM

    호주 뉴질랜드 배낭여행 할때백팩커에서 서양애들 설거지하는거 보면 정말비누물이 뚝뚝 덜어지는걸 그냥헹구지두 않쿠 설거지하는거많이 봤어요

  • 26. 아직은초보
    '08.9.21 10:36 PM

    저도... 설겆이 하는거 보고 충격 받은적 있었어요..
    10여년전 밴쿠버에서 홈스테이 할때 아저씨 설겆이 하는거 도와주는데 세제로 닦고 바로 행주질..
    이래도 되냐고 몇..번 물었더니 나중에 짜증내며 하는말..
    "이게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그 방법이 꼭 아메리칸스타일은 아니었나봐요..

  • 27. may
    '08.9.22 2:53 AM

    흠~ 외화보면 주방씬에서
    남녀가 이야기하며 같이 설거지 할때
    주로 남자가 접시를 닦는 장면이 많더군요.
    결혼생활의 어설픈 로망이었는데 그쪽 문화가 그런 것이었군요.

  • 28. Hellas
    '08.9.22 5:59 AM

    그 세제가 천연 세제는 아니예요. 대부분이요.
    그냥 문화가 그런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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