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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가 보내주신 보물들

| 조회수 : 10,467 | 추천수 : 47
작성일 : 2007-10-27 16:02:31

작년 가을에 배추를 삶아서 착착 싸서 냉동한 후 서울에 가져왔는데
근 일년간을 너무 잘 먹어서 지난번 내려간 김에 꼭 가져와야지 하곤 잊어버렸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보내주신 택배가 도착했네요.

이것저것 조금씩 다양하게 보내주셨지요.

정신없이 풀어헤치다가 아차~ 하구선 사진기 갖구 왔어요.



손수 삶아서 싸주신 배추 때깔 좀 보세요..
요거이 농약 하나도 안쳐서 배추벌레와 사이좋게 나눠먹는 그런 배추에요 ^^



요렇게 한번 먹을 분량씩 착착 담아놓으면 두고두고 잘 먹어요.



두바구니나 나왔네요. 냉동실에 쟁여놓으니 든든하네요 ㅎㅎ



이건 뭘까요?



엄마표 총각김치



이것은?



제가 작년에 몸에 좋고 맛도 좋다고 알려드린 브로콜리
막내딸이 좋아한다 그러면 마구마구 심으십니다. ㅎㅎㅎ
아예 무쳐서 보내주셨어요. 딱 요만큼만요.



요것은 바로~



제가 좋아하는 민들레 김치랍니다.
(씀바귀로 알고 있었는데 좀 다른거라네요, 씀바귀나 민들레나 쓴거 다 좋아해요)
이거 하나 있으면, 라면, 칼국수, 잔치국수 끓여 함께 먹습니다. 면이랑 함께 먹는거 좋아해요.




그리고 이건 갓김치입니다.
갓김치는 딱 요만큼만 있으면 돼요~



이것도 브로콜리랑 마찬가지로 마구마구 심으신 양배추
어제 마트갔더니 양배추 한통에 3천원 하더군요.
순간 '시골에 양배추 많은데 와서 팔면...것도 무농약 유기농인데...'라는 생각을 잠깐 하구선 피식 웃었어요



당근은 씻어서 담아주셨어요.
거기선 비료도 잘 안써서 당근같은거 키우면 알이 작아요,
저렇게 큰거 잘 없는데 딸래미 준다고 큰것만 고르셨나봐요.



저번에 캐봤던 고구마입니다. 흙이 묻어 있어서 하나는 씻어봤어요.
고구마 땅에서 갓 캔 것은 색깔이 예술이에요.
저는 군고구마를 잘 안좋아해서 이정도만 있으면 몇개월 잘 먹어요.



그리고 이것은 요즘 울큰아부지가 올해 신경써서 재배하신 "보우짱"이라는 단호박.
작은조카딸래미 먹으라구 세박스나 보내주셨어요.




이왕 사진 찍는 김에 반을 쩌억~ 갈라보았어요. 색깔 이쁘죠?
오늘 마침 카레하는데 넣어 먹었어요.



며칠전 바자회를 마치시고 이리저리 정리하느라 바쁘실텐데.
막내딸래미 좋아한다구 이것저것 챙겨보내셨어요.

배추 가마솥에 삶느라 왔다갔다 고생하셨을텐데...

울어무니 남 돌보시느라 집에서는 김치 한번 제대로 안 담궈보셨던 분이세요.
평생을 장애인복지시설에 종사하셨거든요.
은퇴하신 후에도 시골에 내려가셔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꾸리시면서
텃밭가꿔 이리 저리 남 다 퍼주시고
딸래미 뭐 먹고사나 싶어 이리 저리 김치도 종류별로 해서 보내주셨네요.

엄마~ 잘 먹을께요~!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상큼지뽕
    '07.10.27 4:16 PM

    어머...너무 부럽네요^^
    어머님이 저리 보내주시다니...
    봉사도하시고 정말 멋진분이시네요..

  • 2. 맘이아름다운여인
    '07.10.27 4:31 PM

    너무 좋으시겠어요..^^
    저는 친정엄마는 가까이에 계셔서 농산물을 못보내주시고요...
    시골에 계신 이모할머니께서 이것저것 많이 보내주세요..^^
    얼마전에는 100%국내산 참기름과 참깨도 보내주셨어요^^
    어찌나 꼬소롬하고 맛나던지..마트것은 감히 비교를 하지 말아야 겠더군요 ㅎㅎ
    단호박 맛나게 쪄서 쉐이크 만들어 드세요^^

  • 3. 동년맘
    '07.10.27 6:01 PM

    우와!!너무 좋으시겠다...
    저희 친정엄마는 식당하시는데도.....못챙겨주세요..
    너무 바쁘고..힘들다고......ㅜㅜ

  • 4. 봄봄
    '07.10.27 6:39 PM - 삭제된댓글

    제가 받은 것도 아닌데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
    특히 고구마, 단호박.. 요동네는 물고구마만 있거든요
    얼마전에도 속는셈치고 사봤는데 역시나 물고매.. ㅜㅜ

  • 5. 잔디
    '07.10.27 7:23 PM

    저도 엄마가 보고싶네요 ㅠ.ㅠ

  • 6. 프리스카
    '07.10.27 7:47 PM

    정말 귀한 보물입니다.
    부럽네요,^^

  • 7. 적휘
    '07.10.27 8:01 PM

    상큼지뽕님//감사합니다^^
    맘이아름다운여인님//그렇죠..저희도 가끔 들기름 보내주시는데, 너무 꼬소해요~쉐이크 꼭 만들어 먹을께요 ^^
    동년맘님//님 친정어머니께서도 챙겨주시고픈 마음은 하늘만큼땅만큼일겁니다...ㅜ.ㅜ
    봄봄//행복해지시다니~감사합니당~
    잔디님//ㅠ.ㅠ 실은 저도 글쓰다가 왈칵...했어요...
    프리스카님//보물 맞지요? ^^

  • 8. 생명수
    '07.10.27 9:47 PM

    너무 부럽네요. 요즘 친정엄마 음식이 그리워서 자면서 눈물을 훔친다는...T.T
    저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의 정겨운 음식들도...

  • 9. 금순이사과
    '07.10.27 9:58 PM

    저두 오늘 친정엄마 전화와서
    한번 들리래이 하시길래
    안동한우 사서
    친정갔더니
    배추랑 무 참기름 고추김치 들깨개피한것 등등
    보따리보따리 가져왔습니다.
    부모님 마음은 다 그런가봐요.

    저두 씀바귀,고들빼기,민들레김치 엄청 좋아하느데요.
    혹시 소양인?

  • 10. 적휘
    '07.10.27 10:16 PM

    생명수님//아이고..T_T
    금순이사과님//보따리보따리~ 저는 어렸을때 시골이라는게 없어서 잘 몰랐거든요..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지곤 해요.. 그리고 진단을 받아본건 아니지만 소양인일까 싶기는 했어요 ^^

  • 11. 아줌마
    '07.10.27 10:16 PM

    엄마 생각나 눈물나게 하시네요
    엄마의 사랑이 가득 가득 담겨 있네요
    그 사랑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시겠어요
    부럽습니다

    난 이제 이런 엄마가 될때가 다 되어가는데 영 자신 없네요

  • 12. Terry
    '07.10.27 11:12 PM

    와... 부자 되신 기분이겠습니다..

    배추 삻아서 냉동실에 두면 그걸로 뭘 하시나요? 국을 끓여드시는건가요?
    궁금궁금..^^
    답변 꼭 해 주세요. ㅎㅎㅎ

  • 13. 소나기
    '07.10.27 11:18 PM

    넘 부럽고 두 딸에게 이런 엄니 되도 싶습니다. 아이들이 크니 엄니 맘이 훨씬 크네요.
    존경스런 어머니세요. 눈물나도록.....

  • 14. 적휘
    '07.10.28 12:34 AM

    아줌마님//82쿡 회원이시라면 잘 챙겨주실것 같으세요~

    Terry님//제가 배추삶아서 젤 잘해먹는건 멸치다시육수에 고추장+시판된장+시골된장+미소된장 각 한스푼씩 넣고 끓여 체에 한번 걸러내고 저 삶은 배추랑 다진마늘살짝 파 송송 넣고 푹 끓인 된장국인데요, 울 남편이 이걸 젤 잘 먹어서, 뭐 별로 할거 없을때 이것만 끓여놓으면 밥 한그릇 국에 말아 김치랑 뚝딱이에요. 그래서 많이 쟁여두면 든든해요.. 그 외에는 사골우거지국도 끓여먹고, 청국장, 비지찌개 할때 신김치국물 넣고 이걸 같이 넣고 끓이기도 해요 ^^

    소나기님//오늘 엄니 생각나는 사람 많겠어유...ㅠ.ㅠ

  • 15. 언제나
    '07.10.28 12:36 AM

    정말 보물이네요. 그 어떠한 보물보다도 더한 보물!
    노릇한 단호박이 넘 탐납니다. 한덩이 날려주시면 받고 싶어요.ㅎㅎ

  • 16. 아로아
    '07.10.28 1:44 AM

    어머니 정말 대단하세요...
    민들레김치, 브로콜리 무침...단호박...양배추..
    무엇하나 감동적이지 않은게 없네요.
    어머니 사랑 맛나게 드시면 매일이 행복하시겠어요.

  • 17. 똥그리
    '07.10.28 9:36 AM

    멋진 어머니이시네요.
    음식도 감동이고 살아가시는 모습도 너무나 아름다운 분...
    한번 뵙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

  • 18. 비어원
    '07.10.28 1:07 PM - 삭제된댓글

    저는 이런 글과 사진 보면 주책맞게 막 눈물이 나려해요~~
    글썽글썽~~ㅡ,ㅜ

  • 19. 적휘
    '07.10.28 1:08 PM

    언제나님//한덩이 보내드릴까요~ ^^

    아로아님//글 마지막에 사랑해요~쓸라다가 못썼어요 ㅎㅎㅎ

    헤헤님//ㅎㅎ 오늘도 이렇게 댓글이 달려있네요~ 글 쓰면 리플 달아주시는 분이 젤 고마워요 ㅎㅎㅎ

    똥그리님//사실 저도 사회복지사인데..엄마 따라갈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 20. 적휘
    '07.10.28 1:11 PM

    비어원님//저도 나이가 들수록 엄마 아부지 얘기만 읽어도 주책맞게 울먹거려요..ㅜ.ㅜ

  • 21. 히야신스
    '07.10.28 9:01 PM

    넘~ 부럽네요. 근데 부로콜리는 걍 삶아서 무친건가요? 어떻게 무치셔는지...

  • 22. 적휘
    '07.10.29 12:17 PM

    히야신스님//브로콜리는 데쳐서 초장양념에 무치신듯 해요. 새콤달콤하게~

  • 23. 땡삐
    '07.10.30 11:08 AM

    농산물이 진짜 다 유기농이네요 울퉁불퉁해도 몸에 좋은 ...양배추랑 이것저것 넘넘 감동입니다~ 울엄마도 저렇게 봉다리봉다리 바리바리 싸 보내주시는데 항상 고마운줄 모르고 사는 저랍니다.
    자식주는건 절대 안아깝다시는 엄마.. 정말 잘해드려야겠어요..

  • 24. 이혜선
    '07.10.30 3:12 PM

    부러워요..저두 가끔 친정에 가면 이것저것 다 싸옵니다...엄마말씀왈"딸은 이쁜 도둑이래요..ㅋㅋㅋ

  • 25. 적휘
    '07.10.30 8:32 PM

    땡삐님//정말 그렇죠..잘해드려야되는데..멀리 떨어져 살아서 얼굴 한번 뵙기도 쉽지 않으니..ㅠ.ㅠ

    이혜선님//이것저것 싸는 만큼 엄마마음도 두둑해 지시는 거겠죠, 우리마음도 두둑~

  • 26. 반짝별
    '07.11.1 11:30 AM

    저런 보물을 저도 매번 친정엄마가 챙겨주시네요

    직접심은 생강 마늘 파 상추 배추 무 고구마 등등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아버지 용돈 많이 드리려구요

  • 27. 변인주
    '07.11.1 11:50 AM

    친정엄만 생각만해도 짠해요. 돌아가셔서 안계신데......

  • 28. 적휘
    '07.11.3 1:35 PM

    반짝별님// 별님 꼬옥 부자되세요~~^^

    변인주님//아이고, 뭐라 할말이... 저 위에서 따님 잘 사시라고 지켜보고 계실겁니다...

  • 29. 새내기 새댁
    '07.11.17 7:37 PM

    부모님 맘이라는게 짠 하네요.....

    브로컬리김치 맛있을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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