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선생님께서
전복죽 올리신 것을 보고,
오늘도 묻어가는 인생.
착상에 좋다고 해서 전복 한 상자를 사서,
요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사람들이 전복죽을 왜 그리 좋아하는고... 몰랐는데,
만들어서 먹어보니 이래서 좋아하는구나... ^^
요리솜씨는 먹어본 입이 보배라고,
어렸을 때 많이 먹어본 음식을 만들기 쉽다던데
친정엄니는 전복 요리는 안해주신거 같아요.
그래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제일 맛있어 보이는 레시피라면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가신 것 보아가면서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든 전복죽,
좀더 물기가 많아야 하는데.
같이 먹던 남편이, 이렇게 만들어서 팔면 다 망하겠다고. ㅋㅋ

두번째 만든 전복죽.
좀 낫죠?
찾아보니, 쟈스민님께서 죽은, 밥알 위에 얇게 물기가 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날 끓인 죽이 그리 되었습니다. 만세!
방법은
1. 참기름 두른 그릇에 편으로 썬 전복을 살짝 볶다가 건져낸다.
2. 아까 그 팬에 참기름 조금 더 두르고 불린 찹쌀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3. 찹쌀이 투명하게 익으면, 물을 붓고 저어가면서 끓인다
4. 전복 내장은 동량의 물을 넣어 믹서기로 곱게 간다
5. 끓이던 찹쌀에 곱게 간 전복 내장을 넣고 계속 저으면서, 청주 약간, 소금 약간으로 간을 하고
6. 마지막에 다 끓으면 처음에 살짝 볶아두었던 전복을 넣고 뒤적이다가 불을 끈다.
7. 먹자.
끓이는 방법도 방법이지만,
전복을 다듬는 것도 긴장되는 일 중에 하나.
한 상자를 다 다듬고 났는데도 감이 잘 안잡혔어요
다음에 한 상자 다듬을 때에는 완전정복 하렵니다.


죽만 먹다가 지겨워서 만들어 본
전복 스파게티.
별 거 없는데 전복의 고소함이. 캬....
1. 다듬은 전복과 내장에 올리브유, 화이트 와인, 파슬리, 후추, 소금 등을 뿌려 재워놓는다.
2. 스파게티를 끓는 물에 삶는다.
3. 그 동안에 (여기서는 아까 그 팬, 못 써먹어 너무 아쉬운. ㅠ.ㅠ ) 올리브유 두른 팬에 편으로 썬 마늘을 볶는다.
4. 마늘이 갈색이 돌도록 볶은 후, 마늘은 건져내고, 재워 놓았던 전복을 편으로 썰어 살짝 볶다가 건져낸다.
5. 재워놓았던 내장과 국물을 넣고 으깨면서 볶아주다가
6.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다 삶아진 스파게티와 스파게티 삶은 물을 넣어 볶는다
7. 심심할까봐 소금간 살짝 하고, 건져놓았던 마늘과 전복을 올려 마지막으로 볶은 후에
8. 먹자.


전복 보신음식의 대미를 장식한
전복삼계탕.
이것저것 부재료 갖추는게 부잡스러워서
마트에서 파는 삼계탕 재료를 사다 했더니
인삼이 좀 부족했어요.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복은 쫄깃한게 맛있더랍니다.
어떤 분들은 전복 껍질째 넣고 팍팍 끓이신다던데,
저는 그냥 손질한 전복 살만 넣고 했습니다.
맛있는 것도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맛이 맛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더라구요.
두 달여의 긴 여정,
지루했지만, 그래도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주사도 놔주고, 전복도 같이 먹어 준
남편 덕에 견딜만 했습니다.
모든 길이
한번 가보면 두번째 가는 길이 좀 가깝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다행스럽습니다.


오늘 저녁은
체리 안주 삼아,
맑고 깨끗한 술 일잔, 캬.
같이 일하는 부하 직원한테
참고 묵혔다가, 쓴 소리 한마디 하고 퇴근하는 나니
제 기분이 일잔을 원하길래
한 병 사왔는데,
맛이 되게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