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묻어가는, 전복.

| 조회수 : 4,692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7-06-13 00:11:28

김혜경 선생님께서
전복죽 올리신 것을 보고,
오늘도 묻어가는 인생.


착상에 좋다고 해서 전복 한 상자를 사서,
요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사람들이 전복죽을 왜 그리 좋아하는고... 몰랐는데,
만들어서 먹어보니 이래서 좋아하는구나... ^^


요리솜씨는 먹어본 입이 보배라고,
어렸을 때 많이 먹어본 음식을 만들기 쉽다던데
친정엄니는 전복 요리는 안해주신거 같아요.
그래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제일 맛있어 보이는 레시피라면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가신 것 보아가면서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든 전복죽,
좀더 물기가 많아야 하는데.
같이 먹던 남편이, 이렇게 만들어서 팔면 다 망하겠다고. ㅋㅋ



두번째 만든 전복죽.
좀 낫죠?
찾아보니, 쟈스민님께서 죽은, 밥알 위에 얇게 물기가 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날 끓인 죽이 그리 되었습니다. 만세!

방법은

1. 참기름 두른 그릇에 편으로 썬 전복을 살짝 볶다가 건져낸다.
2. 아까 그 팬에 참기름 조금 더 두르고 불린 찹쌀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3. 찹쌀이 투명하게 익으면, 물을 붓고 저어가면서 끓인다
4. 전복 내장은 동량의 물을 넣어 믹서기로 곱게 간다
5. 끓이던 찹쌀에 곱게 간 전복 내장을 넣고 계속 저으면서, 청주 약간, 소금 약간으로 간을 하고
6. 마지막에 다 끓으면 처음에 살짝 볶아두었던 전복을 넣고 뒤적이다가 불을 끈다.
7. 먹자.

끓이는 방법도 방법이지만,
전복을 다듬는 것도 긴장되는 일 중에 하나.
한 상자를 다 다듬고 났는데도 감이 잘 안잡혔어요

다음에 한 상자 다듬을 때에는 완전정복 하렵니다.





죽만 먹다가 지겨워서 만들어 본
전복 스파게티.
별 거 없는데 전복의 고소함이. 캬....

1. 다듬은 전복과 내장에 올리브유, 화이트 와인, 파슬리, 후추, 소금 등을 뿌려 재워놓는다.
2. 스파게티를 끓는 물에 삶는다.
3. 그 동안에 (여기서는 아까 그 팬, 못 써먹어 너무 아쉬운. ㅠ.ㅠ ) 올리브유 두른 팬에 편으로 썬 마늘을 볶는다.
4. 마늘이 갈색이 돌도록 볶은 후, 마늘은 건져내고, 재워 놓았던 전복을 편으로 썰어 살짝 볶다가 건져낸다.
5. 재워놓았던 내장과 국물을 넣고 으깨면서 볶아주다가
6.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다 삶아진 스파게티와 스파게티 삶은 물을 넣어 볶는다
7. 심심할까봐 소금간 살짝 하고, 건져놓았던 마늘과 전복을 올려 마지막으로 볶은 후에
8. 먹자.






전복 보신음식의 대미를 장식한
전복삼계탕.

이것저것 부재료 갖추는게 부잡스러워서
마트에서 파는 삼계탕 재료를 사다 했더니
인삼이 좀 부족했어요.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복은 쫄깃한게 맛있더랍니다.

어떤 분들은 전복 껍질째 넣고 팍팍 끓이신다던데,
저는 그냥 손질한 전복 살만 넣고 했습니다.


맛있는 것도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맛이 맛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더라구요.

두 달여의 긴 여정,
지루했지만, 그래도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주사도 놔주고, 전복도 같이 먹어 준
남편 덕에 견딜만 했습니다.
모든 길이
한번 가보면 두번째 가는 길이 좀 가깝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다행스럽습니다.






오늘 저녁은
체리 안주 삼아,
맑고 깨끗한 술 일잔, 캬.

같이 일하는 부하 직원한테
참고 묵혔다가, 쓴 소리 한마디 하고 퇴근하는 나니
제 기분이 일잔을 원하길래
한 병 사왔는데,
맛이 되게 없네요. ^^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금꽃
    '07.6.13 6:04 AM

    으음...여긴 솜씨 좋은 분들만 계시는군요...
    하지만 이렇게 들락거리다 보면 언젠가는 흉내내겠죠...
    잠 못들어 꼴딱샌 이 새벽...전복죽 한그릇 먹고싶습니당~

  • 2. 돼지용
    '07.6.13 9:53 AM

    두 달 아니라 더 긴 여정이래도
    우리 인생의 여정에 비하면 짧은 시간일 겁니다.
    맛난 커피 드시고, 힘내세요.

  • 3. 영이네
    '07.6.13 11:37 AM

    음식도 맛있어 보이고
    사진구도도 너무 좋아요

  • 4. 남나리
    '07.6.13 11:42 AM

    전복죽 함 따라 맹글어 봐야겠어여~

  • 5. may
    '07.6.13 2:31 PM

    야간운전님~ 언제나 몰래 응원만 하고 있답니다.
    전 전복 다듬는 것이 귀찮아 그냥 패스해버렸는데...
    다음 최선이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주길 마음 깊이 바래봅니다.
    그래도 여름에 시원한 맥주 한잔 하시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좋아보이네요.
    야간 운전님의 맛난 홍차들을 마시면서 힘껏 응원합니다.

  • 6. 선물상자
    '07.6.13 5:36 PM

    저도 귀하다는 전복이 생겨서 전복죽 만들어볼까 해요..
    저도 묻어가는 이야기..
    야간운전님! 애타게 기다리는만큼 더 소중하고 귀한 선물이 와줄꺼라 믿어요!!!
    아자아자! 전복 시리즈 음식먹은 효과가 분명 있을꺼예요!
    저희 동서네도 7년을 기다린끝에 귀한 아기를 얻었거든요..
    올해가 가기전에!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68 일단 달콤한 설탕이 씹히는 시나몬라떼로 출발 !! 6 챌시 2025.06.27 2,477 0
41167 직장녀 점심메뉴 입니다 (갑자기떠난 당일치기여행...) 9 andyqueen 2025.06.26 4,065 2
41166 먹고 보니 너무 럭셔리한 점심 6 요보야 2025.06.26 3,170 2
41165 냉장고정리중 6 둘리 2025.06.26 3,761 4
41164 먹어봐야 맛을 알고 맛을 알아야 만들어 먹죠 6 소년공원 2025.06.25 4,670 3
41163 똑뚝.....저 또...왔습니다. 16 진현 2025.06.23 5,872 4
41162 별일 없이 산다. 14 진현 2025.06.17 8,591 4
41161 새참은 비빔국수 17 스테파네트67 2025.06.14 9,909 4
41160 Sibbald Point 캠핑 + 쑥버무리 16 Alison 2025.06.10 10,454 5
41159 깨 볶을 결심 12 진현 2025.06.09 7,487 4
41158 피자와 스튜와 티비 보며 먹는 야식 이야기 22 소년공원 2025.06.05 8,024 6
41157 이른 저녁 멸치쌈밥 17 진현 2025.06.04 6,970 5
41156 184차 봉사후기 ) 2025년 5월 쭈삼볶음과 문어바지락탕, .. 4 행복나눔미소 2025.06.04 4,187 1
41155 오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16 진현 2025.05.31 8,346 5
41154 돌나물의 우아한 변신 6 스테파네트67 2025.05.31 6,056 4
41153 정말이에요, 거짓말 아니라구요 ㅠ.ㅠ ㅎㅎㅎ 18 소년공원 2025.05.30 12,164 5
41152 게으른 자의 후회. 4 진현 2025.05.28 8,447 3
41151 별거아닌. 소울푸드...그리고(재외국민투표) 6 andyqueen 2025.05.26 8,797 7
41150 새미네부엌 닭가슴살 겨자냉채 소스 5 22흠 2025.05.25 5,401 2
41149 참새식당 오픈 6 스테파네트67 2025.05.25 4,886 6
41148 햇살 좋은 5월, 꽃 일기 5 방구석요정 2025.05.25 4,692 3
41147 아이들 다 크고나니 이제서야 요리가 재밌네요 10 늦바람 2025.05.24 5,434 2
41146 밥도둑 돼지갈비 김치찜 7 캘리 2025.05.21 7,986 3
41145 잡채를 해다주신 이웃 할머니 15 인생 그 잡채 2025.05.20 9,530 3
41144 더워지기전에 11 둘리 2025.05.19 7,604 5
41143 절친이 주문한 떡 넣은 오징어 볶음 13 진현 2025.05.19 8,680 4
41142 자스민 향기에 취해... 9 그린 2025.05.18 4,512 2
41141 만두 이야기 20 진현 2025.05.15 8,845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