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를 먼저 하고...저의 손님초대 실수담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제가 시집오고 꼭 반년만의 일입죠..ㅎㅎ
시집을 오고나서 시시때때 자주 모이는 울 시댁식구들의 음식솜씨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릅니다.
시어머니의 손맛도 일품이고 큰형님의 손맛또한 한자락하시며 작은형님 마저 어흑~~
그리하야 저는 그때는 물론 새댁인지라 설겆이만 열나게 하던 시절입죠..
늘 직장다니는 막내라고 맛난거 많~~이 챙겨주시고,
자주 모여 식사 하는 시간엔 언제나 꼬레비로 도착을 해서 겨우하는 일이란것이
설겆이가 전부였죠..
벼룩도 낯이 있다고 그러던 어느날 제가 큰맘을 먹었어요
가족 모~~두를 저희 집으로 초대를 했죠.
신혼시절하는 집들이가 아닌 왜 집들이는 제솜씨가 아니잖아요
(어머님과 형님들의 솜씨로 이뤄지고 박수만 받던 그런경우가 많지 않은가요??? 저만그런가요 ?? ^^;;)
그래서 기특한 막내가 되기로 결심한 어느날..
어머니~~ 제가 식사한번 만들어 볼께요..저희집으로 오세요~~
형님~~~ 제가 식사대접할께요..토욜날 저희집으로 오셔서 저녁드세요~~~
했더랬죠..
에피타이져로 - 양상치로 아삭하게 만든 샐러드 소스는 파이애플과 겨자소스와 마요네즈를 섞어만든 새콤달콤 소스
스프는 옥수수로 만든 노~~랗고 고소한 옥수수스프
메인으로다가 안심으로 만든 찹스테이크 (야심작이었습죠..아~ 어찌나 좋은 고기를 썻던지..그맛은 죽음..그자체였죠 ^^)
후식으로 메론과 방울 토마토로 색감을 그리고 끝맛도 향긋하게~~
모든식구가 아~~주 맛나게 드셨더랬어요..
아주 흡족~~했죠 ^^..
그런데...................................................뭐가 문제였을까요???
아~~ 저희 시댁은 제가 막내란걸 얼핏 짐작은 하셨죠??
무~~~~~~~~~~~지 나이차이가 많이 난답니다.
신랑이 그옛말로 안낳으려다가.........낳은 막내걸랑요. ㅎㅎ
그날 제가 차린 음식은 어르신들 입맛엔 그야말로 어린애들 음식이었던겁니다.
자고로 우리 어르신네들은
'찌게' or '국', 그리고 기름에 지진.. 쟈르르한 그 어떤것과 넘의살을 이리저리 조물거려 만든
'찜'이라던가 '구이'라던가. 그리고 생생한고 싱싱한 넘의살로는 '회'같은걸 새콤~~한 초장에 쩝~~~
그런데 이넘의 새댁이란 것이
어른들을 모아놓고 덩그러니 양식을 드렸더랬죠...
그날 어르신들 이 새댁 하는짓이 이뻐 걍 넘어가시면서
집으로 돌아가 사천만의 얼큰탕 '신라면'을 한그릇씩..........드셨더래요.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르신들 가끔 가다 모이시면
"막내!! 요즘은 왜 안불러??? 난 칼질할때 마다 막내생각 나는데........."
"막내~~ 요즘도 소꼽놀이 해??"
그러면서 마구 웃으시며 놀리신답니다.
손님을 초대할때 젤로 중요한건.........
제가 맛나게 할줄아는 그 어떤음식이 아니라~
손님이 맛나게 드실 그 어떤 음식이어야 한다는 거죠..
손님의 취향은 한정식인걸 제가 잘한다고 양식으로 테이블셋팅 쥑이면 모합니까??
어르신들 돌아가시는 내내 신라면 생각하신다면 ㅎㅎㅎㅎㅎ그렇죠???
이젠 안그래요~
저도 이젠 프로주부대열에 낄려고 노력중인걸요~
십년이면 강산이 3번은 더 변하는 세월인걸요~
재미있으셨나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응모)손님초대의 기본...??-실수담
오로라 꽁주 |
조회수 : 3,858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6-10-22 23:10:45

- [키친토크] (이벤트응모)손님초대의.. 3 2006-10-22
- [이런글 저런질문] 키플링 가방 2006-01-06
- [뭘사다먹지?] 중국 분유를 원료로 쓰.. 2 2008-09-24
- [살림물음표] 냉동고를 구입하려는데... 5 2005-11-2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돼지용
'06.10.22 11:34 PM저는요, 불편한 식사자리에서 먹고 돌아오면
꼭 다시 먹게 되요.
제대로 못 먹은 걸 화풀이라도 하듯이요.
양푼에 비빈 밥도 좋고,
사천만의 얼큰탕도 너무 좋지요. ^^2. Terry
'06.10.22 11:41 PM저도 손님 초대 해 놓고 코스별로 낸다고 깝죽대다가 뽀대나는 접시에 우아하게 담아서 내 가는 동시에 젓가락공세가 시작되면서 뒤돌아섬과 동시에 접시가 바닥나버리는 통에 넘 고생한 적 있답니다.
딴에는 유명한 한정식집들처럼 코스로 서브하면 음식 하나하나의 맛이 살아나고 뜨거운 음식은 더 뜨겁게, 바삭한 튀김류는 더 바삭한데다가 그릇도 눈에 더 들어온다..고 한 일인데요, 남자 회사원 열 일곱 명 앞에서는 안 되더라구요. 여자들 모임에서는 충분히 가능한데 남자들 상은 역시... 한꺼번에 좌악 차려져 있어야 안심이 되더라구요. 먹성들이 넘 좋아서 도저히 다음요리 업데이트까지 견뎌 낼 수가 없어요. ^^3. may
'06.10.23 12:32 PM저도요...
홍합이 많아서 양식으로 와인도 넣고 버터도 좀 넣고 마늘... 파슬리...
저희 어머니 한말씀 하시더군요.
"얘야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ㅜㅜ
저희집에 계신 일주일 어머님이 고생 좀 하셨습니다.^^;
전 그냥 새롭고 맛난 것을 해드리고 싶었을 뿐인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추천 |
---|---|---|---|---|---|
41067 | 양배추 이야기 3 | 오늘도맑음 | 2025.08.18 | 1,532 | 1 |
41066 | 고양이의 보은 & 감자적 & 향옥찻집 7 | 챌시 | 2025.08.17 | 2,142 | 1 |
41065 | 간단하게 김치.호박. 파전 7 | 은하수 | 2025.08.16 | 3,436 | 1 |
41064 | 건강이 우선입니다 (feat.대한독립만세!) 13 | 솔이엄마 | 2025.08.15 | 4,474 | 3 |
41063 | 비 온 뒤 가지 마파두부, 바질 김밥 그리고... 14 | 진현 | 2025.08.14 | 5,350 | 3 |
41062 | 오트밀 이렇게 먹어보았어요 16 | 오늘도맑음 | 2025.08.10 | 6,973 | 3 |
41061 | 186차 봉사후기 ) 2025년 7월 샐러드삼각김밥과 닭볶음탕 12 | 행복나눔미소 | 2025.08.10 | 4,204 | 6 |
41060 | 오랜만에 가족여행 다녀왔어요^^ 18 | 시간여행 | 2025.08.10 | 6,217 | 3 |
41059 | 무더위에 귀찮은 자, 외식 후기입니다. 16 | 방구석요정 | 2025.08.08 | 5,451 | 5 |
41058 | 친구의 생일 파티 19 | 소년공원 | 2025.08.08 | 5,585 | 6 |
41057 | 2025년 여름 솔로 캠핑 32 | Alison | 2025.08.02 | 8,463 | 7 |
41056 | 7월 여름 35 | 메이그린 | 2025.07.30 | 9,723 | 4 |
41055 | 성심당.리틀키친 후기 30 | 챌시 | 2025.07.28 | 11,814 | 4 |
41054 | 절친이 나에게 주고 간 것들. 10 | 진현 | 2025.07.26 | 11,116 | 4 |
41053 | 디죵 치킨 핏자와 놀이공원 음식 20 | 소년공원 | 2025.07.26 | 6,323 | 3 |
41052 | 50대 수영 배우기 2 + 음식들 20 | Alison | 2025.07.21 | 12,610 | 3 |
41051 | 혼자 보내는 일요일 오후에요. 21 | 챌시 | 2025.07.20 | 9,357 | 3 |
41050 | 잠이 오질 않네요. 당근 이야기. 22 | 진현 | 2025.07.20 | 9,643 | 7 |
41049 | 사랑하는 82님들, 저 정말 오랜만에 왔죠? :) 65 | 솔이엄마 | 2025.07.10 | 16,089 | 6 |
41048 | 텃밭 자랑 14 | 미달이 | 2025.07.09 | 12,601 | 3 |
41047 | 명왕성의 바지락 칼국수 - 짝퉁 36 | 소년공원 | 2025.07.09 | 10,529 | 5 |
41046 | 185차 봉사대체후기 ) 2025년 6월 햄버거, 치킨, 떡볶이.. 18 | 행복나눔미소 | 2025.07.07 | 3,612 | 4 |
41045 | 지금 아이슬란드는 봄 64 | 쑥과마눌 | 2025.07.07 | 8,021 | 12 |
41044 | 오랜만에... 16 | juju | 2025.07.06 | 4,981 | 3 |
41043 | 등갈비 바베큐구이와 연어스테이크 덮밥 16 | 늦바람 | 2025.07.06 | 4,564 | 2 |
41042 |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3 32 | 진현 | 2025.07.06 | 5,832 | 5 |
41041 |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2 12 | 진현 | 2025.07.02 | 9,248 | 4 |
41040 | 이열치열 저녁상 10 | 모모러브 | 2025.07.01 | 7,932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