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댁에 김장하러 눈 길을 뚫고, 아이들도 떨궈놓고 달려왔더니...김장은 벌써 끝나버려 할 일 없이 고립된 며느리가 되었네요. 어머님, 아버님 각 방에서 쉬시고 저는 눈치보며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집 근처 10리 안에는 배달시켜 먹을 음식파는 데가 없어서 어떻게고 집에서 해 먹이는 편인데, 꼬맹이들 먹이려고 시작한 피자를 동네 언니들이 더 좋아하네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동네에 납작 배추가 풍년이어서 시작한 피자입니다. 여름에 토마토가 많이 달리면 갈무리해 두었다가 소스도 만들어 쓰는데, 올해는 토마토들이 진짜 핵폭탄급 태풍 두 방에 다 쓰러져버려서리...눈치 없는 언니들은 두 손에 배추만 가득들고 모여서 피자해 내라기에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근데, 슬로베니아에서 귀농한 닥 아저씨가 다 먹고 나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지금까지 먹어본 피자 중에 최고라는 거예요.(세 살 아님, 한국 사람 아님^^) 그래서 감히 사진도 없이 올립니다. 그동안 82쿡에서 입은 은혜를 생각하며...
도우는 inblue님 피자 도우 씁니다. 왜냐! 프린트해 놓은 것이 있어서...(어떤 도우도 상관 없음)
강력분이라 읽고 저는 우리밀 통밀가루 씁니다. 250g
이스트 4g, 소금 1t, 올리브 오일 2Ts, 물 150-170ml(통밀은 물을 조금 더 먹는 것 같고, 조금 진 듯한 반죽이 부드럽긴 하더군요)
이렇게 반죽해서 실온에서 50분 정도(난방 잘 되는 집은 30분 정도, 입에서 입김나오는 집은 1시간 정도) 1차 발효하고
가스 빼서 15분 쉬게 한 후,
두 덩이로 나누어 얇게 펴서 팬닝한 후
일단 200도 예열한 오븐에서 8-10분 구워줍니다. 바삭한 도우 원하시면 10분 다 구우세요.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펴 바르고
마늘 찧은 걸 양껏 펴 바르고
소금은 스을~쩍만(잘못 하면 짭니다!!!)
배추(저는 푸른 잎으로 합니다) 채썰어서 듬뿍 올리고
올리브 오일 한 겹 더
엔초비나 참치 통조림, 혹은 암 것도 없어도 됩니다.(프로슈토나 햄, 살라미 등등 상관없음)
피자 치즈 듬뿍 올리고
200도 오븐에서 12분 정도 구워줍니다. 배추가 익은 것 같지 않다? 괜찮습니다. 날 걸로도 먹잖아요. 꼭 익어야 하는 밀가루는 이미 다 익혔으니 너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기보다 꽤 괜찮은 맛에 놀라실 지도 모릅니다.
우리집 동네엔 눈이 많이 온다는데...이러다가 낼도 집에 못 가면 어쩌지요...T.T
추운 날에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