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님의 베리 테린을 보고 급 향수에 잠겼더랬습니다.
저도 tazo님의 소리 없는 팬이었거든요..
레시피며 사진이며, 귀찮아 따라해본 것은 몇 개 없었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상큼, 따뜻해 지는 것들이었거든요..
상기시켜주신 삼순이님께 감사드리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초절정 귀차니스트인 제가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저는 딸기보다도 복숭아, 귤, 자두 팬이라...
복숭아귤자두테린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과일들과 판젤라틴(RUF 사의 것인데, 아마도 독일인가 봅니다.)을 샀습니다.
조금 넙적한 락앤락에
귤은 속껍질을 제대로 까서 흰 부분을 전부 정리하고 넣으면 좋으련만,
그냥 대충 까서 넣고,
복숭아와 자두도 껍질을 까서 잘게 잘라 넣었습니다.
그런 다음 젤라틴을 넣으려고 보니
헐. 이거 찬 물에 십분을 불리라는 군요..
과일 자르기 전에 불릴껄 ㅠㅠ;;;
네. 저는 무지무지 성질 급한 여자..
이 판 젤라틴의 한글설명상 총 20g인데, 12장이라고 되어 있길래
1/4cup의 복숭아 쥬스에 14g 대충 계산해서 9장을 털어넣고, 깔끔하게 끓여서 잽싸게 녹여버렸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녹더군요 음화화...
그리고 1/4c up의 복숭아 쥬스에 설탕 3숟갈을 넣고 (전 뭐 위를 젓가락으로 깎고 그런 거 없는 겁니다. )
1.5 컵의 복숭아쥬스를 더해서 전부 2컵이 되는 복숭아 쥬스를 과일이 담긴 락앤락에 부었습니다...
냉장고에 넣고 뿌듯해 하면서 뒷정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젤라틴 녹였던 스테인레스 냄비에 젤라틴 찌끄러기들이 이미 다 굳어서 붙어 있는 게 아닙니까...
호오.. 이 젤라틴 정말 강력한걸 하고 바로 냉장고에 달려가 봤더니, 여기서 반전.
락앤락 안의 것은 흐르는 물 상태...
한 시간을 기다려도
두 시간을 기다려도
찰랑찰랑~ - 아 이거 음성지원 되어야 하는뎅 ㅠㅠ;;
젤라틴 봉지를 들고 이번에는 영어 설명을 읽어 봤더니
절대 끓이지 말랍니다 ㅠㅠ;;;
끓이면 파괴된다네요 ㅠㅠ;
아니, 이 중요한 것을 왜 한글로는 안 써놓는 것이냐!!!! 흑흑...
인터넷에 보니 중탕하거나 전자렌지를 2-3초씩 살짝 살짝 돌려주라는 군요..
쥬스 1컵당 젤라틴 7g이 필요하답니다..
하는 수 없이 남은 판젤라틴 봉지를 보니 으잉? 12장 들었다고 했는데 9장 썼으니 3장 남아 있어야 하는데 5장 남아 있습니다..
호오..
그래서 이제 다시 합니다..
일단 락앤락의 복숭아쥬스를 두눈 질끈 감고 전부 따라내 버립니다.
과일은 이미 모양은 없고 다 흐트러진 상태..
뭐 맛만 좋으면 된다! - 만 맛이 있기라도 하면 다행ㅠㅠ;;
5장이 남았으니 이게 20g이 12장인데 보너스로 2장 더 준 건지,
20g이 14장인지 아리송 합니다만..
뭐 어쨋든 토탈 복숭아 쥬스 1컵으로 하기로 하고 (젤라틴 부족으로 인해 ㅠㅠ)
1. 1/4컵에 판 젤라틴을 길게 썰어 넣고 불리고,
2. 1/4 컵에 설탕 3 숟가락을 넣고 끓입니다. (이미 쥬스 양이 줄었으니 설탕 양을 줄인다는 생각 따위는 머릿속에 없었습니다..ㅠㅠ;)
3. 불린 젤라틴 5장 + 쥬스(1)를 전자렌지에 5초 돌립니다..
아직 판 덩어리가 있네요..
4. 다시 5초 더 돌립니다.
이번에는 달걀의 흰자에 알끈 있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파괴될까봐 무서워서 전자렌지 그만 하기로 합니다..
5. 설탕 + 쥬스(2)와 젤라틴 + 쥬스(1)를 섞고 전체 양을 1컵이 되게 쥬스를 조금 더 첨가한 후 락앤락에 부어줍니다....
6.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둡니다...
7. 꺼낼 때는 따뜻한 물그릇에 락앤락 채로 넣어서 조금 답궈 둡니다.
칼로 쑤시면 안 됩니다..ㅠㅠ;;
눼눼..
또 급한 성질 머리를 못 참고 칼루 쑤셔서 옆면 망했습니다 ㅠㅠ;;;
맛은 좋앗어요^^..
딸래미가 엄청 좋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