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백하자면 전 콩국수를 먹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
원래 콩을 싫어하기도 했고 콩자반의 달콤짭짜름한 맛외에 콩의 고소함을 잘 몰랐거든요 .
방사능이다 농약이다 해서 먹거리사기도 뒤숭숭하고 유기농에 관심가진지 어언 10 년 , 하지만 콩국수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생각에 엄두도 내지 않았지요 .
콩 잘못 삶으면 비리다는 평이 많은 것도 도전하기 힘들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
그런데 어젯방 , 82 쿡 자게에서 배운 열대야 극복방법인 냉동실에서 꽁꽁 얼린 물통을 수건에 싸 끌어안고 누워서 키톡을 보던 중 갑자기 히트레서피의 콩국수에 꽂힌 거에요 . 한살림에서 콩자반하려고 사다놓은 검정콩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새벽 3 시반에 콩을 씻고 물에 불리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잠을 청했어요 ..
오늘 아침 11 시부터 콩국수의 생명이라는 콩삶기 필살기에 돌입하여 끓은 후 15 분간 약한 물에 삷으면서 서걱거리지는 않으면서 뒷맛이 고소한 것이 적당한 떄라는 것만 생각하며 계속 맛을 보다 제나름 적당한 떄에 불을 끄고 찬물에 헹궜지요 .
삶은 콩국물을 조금이라도 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요 .
그리고나서 콩껍질까기를 시작하였는데 그래도 고구마순 벗기는 것보단 낫군 하면서 최진기쌤의 동영상강의를 들으며 두시간정도 하나하나 깠어요 ,
그리고 몇 년전에 스무디열풍으로 사다놓고 먼지만 쌓여버린 비장의 믹서기를 꺼내어 콩과 콩국물 , 혹은 차가운 생수를 1:1.3 계량하며 조심스렇게 3 번에 나누어 넣으며 갈았어요 .
그런데 믹서기에서 갈은 콩을 부어내려고 믹서기를 믹서에서 분리하는 순간 아래 마개가 믹서에 걸리면서 나의 소중한 콩국물이 아래로 쏟아져 버린 거에요 . 정말 멘붕상태로 소리를 지르자 집에 있는 강아지 두마리가 뭔일났나 구경하러 제일 먼저 달려오더군요 . ㅎㅎ
한그릇 분량의 콩국물은 그리 허망하게 보내고 다음 분량의 콩국물은 마개를 단단히 잠근 후 다시 1:1.3 계량을 화학자가 페니실린제조하듯 눈금까지 맞추며 시작했어요 - 전 콩국수 맛이 어떤지도 모르니 계량을 정확히 따를수밖에 없었어요 ㅠ . ㅠ 비웃지 말아 주세요 …..- 이미 주방과 주방바닥은 아까 흘러내린 콩국물로 초토화 ! 대강 발과 행주로 걸레질하며 나의 절대콩국수를 만들기 위해 집중했죠 .
콩국물을 냉장고에서 차게 만드는 동안 콩국수와 함께 할 감자전도 키톡대로 만들고 한살림 콩국수면 삶고 콩국물 부어서 엄마까지 불러 시식을 하였는데 대성공 !!!
맛있다네요 . 사실 전 처음 먹어봤는데 나름 고소하고 진한 콩국물이 좋더라고요 .
정말 맛있긴 했지만 힘들어서 … 역시 전 남이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 ..^^*
까놓고 얼린 콩이 있어 한 세번정도 더먹을 분량이 남긴 했는데 다시하라면 글쎄요 … ㅎㅎㅎ
아래 사진은 저희집 강아지 두마리 , 한마리는 당뇨 합병증으로 백내장 상태라 눈이 하얗구요 , 다른 한마리는 유기견인데 저희 가족된지 이제 9 년정도 됐어요 .
콩국수와 감자전 ( 부추를 얹고 지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