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핸가...
남편과 지방의 꽤 유명하다는 콩나물국밥집을 갔는데
국밥과 함께 나온 걸쭉한 모주 한잔~
남편의 기억 아스라이 먼 그곳....
모주 한잔이 스며들어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부활이 되었나 봅니다.
막내 아들 학교 다녀오면
쉰보리밥에 누룩섞어 발효시킨 시큼털털한 보리단술을
어머니가 뉴-슈가를 섞어서 주시곤 했다는데
그걸 똑같이 한번 만들어보라고
철부지 아이마냥 보채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걸 누가 먹는다고...
요즘 세상에 쉰밥은 또 어디있담?
툴툴대는 마눌의 잔소리는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제발 한번만 만들어 달라고 정중히 부탁까지....
결국 친정엄마와
요리만능 네이버신의 힘을 빌어
보리밥에 누룩섞어 만들어 보았지만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꼭 먹고 싶다기 보다는
엄마....
저 남자의 엄마가 그리운거였구나....싶더군요.
이후에 제 나름대로 응용한 우리집의 얌얌이표 단술이
생기게 된 유래입니다.
밥이 남으면 비닐에 담아 냉동에 얼려두었다가
어느정도 양이 모이면 그날이 단술을 만드는 날입니다.
전기밥솥 반쯤 밥이 모이면
장*막걸리 한병,
엿기름 2컵(1회용컵).
막걸리병 양 만큼의 생수,
설탕 반컵(1회용컵)
를 섞어서 전기밥솥에 하룻밤 재웁니다.
콩밥을 같이 넣었더니 검정콩이 동동 뜨는군요. ㅎㅎ..
밥알이 모두 뜨고
보글보글...
발효가 잘 됐습니다.
하룻밤 발효된 단술을 베보자기에 넣고 걸러서 걸쭉한 국물을
한번 우그르르르...끓이면 완성입니다.
싸늘하게 식힌 다음
유리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마시면 됩니다.
누룩을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손쉬운 방법으로 막걸리를 넣었는데
한번 끓이는 과정에서 알콜이 완전 날아가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저가 마셔도 전혀 취하지는 않는답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이 바뻐서 굶고
점심은 도시락을 먹습니다.
그러다보니 퇴근후에 폭식을 하는 습관이 있지요.
단술을 만들어 놓고
아침에 한잔을 마시면 엄청 든든해서 점심때까지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요.
그리고 저녁에도 식사준비 전에 한잔을 마시면 폭식을 막아주더라구요.
과학적 근거도 없고,
칼로리도 전혀 알 수는 없지만~
저처럼 폭식으로 인한 비만녀에겐 폭식을 자제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살짝 살이 좀 빠졌답니다. ㅎㅎㅎ)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정말 맛있답니다.
식은밥 처리도 할 수 있고,
식구들이 모두 좋아라 하니 82쿡식구님들도
꼭 한번 만들어서 드셔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치기 쉬운 여름철 든든음료로는 단술이 아주 그만이랍니다.
<꽁지글>
울남편, 엄마가 만들어주던 보리단술보다 맛나다고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