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유자차를 만든 건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아들을 낳고 첫 겨울을 맞았을 때입니다.
마침 같은 직장에 고흥이 친정인 분이 계셔서
그 분 말만 듣고 해보고 싶은 마음에 덜컥 유자를 사 놓고는 그 많은 유자가 얼마나 암담하던지...
시아버님이랑 둘이서 밤이 새도록 유자 잘라서 채 쳐서 설탕에 재느라 잠도 못 잤었지요.
어휴!!
그 많은 유자차 만드느라도 고생했지만
없는 식구에 먹느라 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그 후론 유자만 봐도 그때 생각이 나서....
한동안 유자차 담글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올 해..
또 저질러 놓고 보는 병이 도져 덜컥 주문을 해 놓고는 남편 눈치가 보여서...
이젠 아버님도 돌아 가셔서 안 계시니 남편 손을 빌려야 하나 했는데..
앗싸!!! 6학년 아들과 1학년 딸이 도와 주네요.
덕분에 쉽게 끝냈답니다.
쿠킹맘님의 친절한 과정샷과 설명 덕분에 더 쉬웠던 것 같아요.

흐르는 물에 씻어서 깨끗한 타올로 닦았더니 딸이 이렇게 상에 펼쳐 놓았네요. 잘 마르도록...
예쁘기도 해라.

껍질만 채를 썰어서 유자 무게와 1:1의 비율로 설탕을 켜켜히 뿌려 주었어요.
소주도 넣어야 한다고 해서 소주로 미리 유자껍질 채 썬 것을 버무려 주었지요.

하룻밥 자고 나서 통에 담았어요.
이렇게 많네요.
얼마나 흐믓한지
이번엔 유자잼

유자 속에서 씨를 뺀 후 믹서에 갈았어요.
냄비에 속과 설탕을 섞어 낮은 불에서 뭉근히 졸였지요.

그랬더니 요렇게 맛난 색깔의 잼이....
설탕을 좀 줄였더니 좀 시네요.

유자잼도 일렬도 서서 기념 촬영 한 컷!!!

요 잼을 발라 먹으려고 빵도 구웠답니다.
올 겨울 우리집 식구의 비타민은 요 유자차와 유자잼이 책임져 주겠죠?
2주일은 있어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