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심코 일요일 출근하는 것만 짜증스러워 그냥 보내놓고나니 휴일인지라 회사 식당도 문을 안 열것인데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나 걱정이 되더군요. 오후에 전화해보니 점심은 컵라면으로 떼우고 저녁은 책상서랍속에 넣어두었던 과자 먹고 있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엄청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밤 늦게 돌아오면 야참으로 차려줄 요량으로 부랴부랴 빵을 구웠습니다.
이름하야, 한끼 식사로 딱인 감자롤빵입니다.

기름이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았고, 설탕도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말 그대로 건강빵입니다.
그냥 먹기엔 좀 심심하고, 질감도 좀 거친 편인데(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건지도...ㅠ.ㅠ;;), 크림스프랑 같이 먹으면 아주 훌륭합니다.
자, 그럼 만들어 보겠습니다. ^^

먼저 재료 모으기. 밀가루 2컵 반~3컵, 감자 으깬것 반컵, 플래인요구르트 1/4컵, 설탕 1/2큰술, 우유 1컵, 이스트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계란 1개, 차이브 다진것 2작은술.
저기, 가운데 비닐 봉다리에 담긴 것이 감자 으깬 것이예요. 감자를 대충 썰어서 비닐 봉지에 담아요. 끝을 완전히 아물리지 말고 귀퉁이를 살짝 연 채로 전자렌지에 4-5분 정도 돌리면 잘 익어요. 이 상태에서 뜨거울때 밀대로 두드리거나 밀어서 으깨면 아주 손쉽지요.
맨 앞줄 오른쪽에 쪽파마냥 푸른 것이 차이브예요. 베란다에 화분 놓고 키우는 것을 조금 따왔지요. 없으면 부추나 쪽파로 대체하세요. 차이브 맛이 영락없이 부추랑 쪽파 중간쯤 되거든요.

큰 보울을 준비합니다. 여기에 먼저 준비한 밀가루의 1/3가량만 먼저 담고, 다진 차이브, 이스트, 설탕, 소금, 으깬 감자를 모두 섞어요.

작은 그릇에는 우유와 요플레를 담아서 전자렌지에 1분 가량 데워서 따뜻하게 준비하세요. 만약 냄비에 데우실때에는 끓이지 마시고 따뜻할 정도로 가열하세요.

준비한 가루 믹스된 보울에 계란과 우유+요플레로 반죽을 해요.

거품기로 열심히 저으면 이렇게 묽은 반죽이 되구요,

여기에 남은 밀가루 2/3 분량 마저 넣고 마무리 손반죽을 해서,

요렇게 도마에 올려 반죽을 마무리 하면 되어요.
생각보다 반죽이 많이 질어요. 손에 붙어서 번가루를 묻혀가면서 해도 아주 매끈하게는 안되더군요.
(실은 이 작업 하는 사이 마침 선잠 깬 아들놈이 기어와 울며 불며 다리를 붙들고 늘어져서 치대고 자시고를 못했습니다. 그냥 한덩어리로 뭉쳐지기만 하자, 에라 모르겠다, 발효를 시작했지요. ㅜ.ㅜ 이것이 애 키우는 엄마의 힘듦입니다....)

하여간 다 된 반죽을 다시 보울에 담고 젖은 수건을 덮어 따뜻한 곳에 발효를 시작하는데요, 전 이렇게 식기건조기를 사용합니다.

요렇게 뚜껑을 덮어서 스위치를 눌러놓으면 3-40분 후면 아주 잘 부풀어요.

1차 발효 된 모습. 반죽을 매끈하게 다듬지 않아서 울퉁 불퉁....ㅠ.ㅠ;; 아~ 부족한 아마추어의 모습이 여실히 들어나는 순간입니다. 어흐흑~~
하여간에, 가스뺀 다음 조금 치대서 12등분을 해요. 각각 둥글리기 해서 2차 발효를 합니다.

이번엔 한 팬에 6개씩 올려서 요렇게 2단으로 발효합니다. 식기 건조기 내부의 바구니를 뒤집어 놓으면 이렇게 2층으로 올릴수 있어요.
잘 부풀면 19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25분 정도 황갈색이 되도록 굽습니다.
오븐에 들어가기 직전 사진은 없어용~~

짜잔~ 이렇게 해서 완성되었습니다. ^^
열심히 감자 스프도 함께 끓여놓았지요. ㅎㅎ
...그...그...그런데.....
막상 11시가 넘어 들어온 남편, 파김치가 되어 가지고는, "빵은 싫다. 김치랑 밥 좀 주지!" 하더군요.
ㅠ.ㅠ;;;;;;
결국...우리 남편 햇반 뜯어서 아침에 먹다 남은 국에 말아 먹었습니다.
빵은요?.....................아침에 제가 하나 먹고, 아들놈 하나 먹고, 나머진 다 그대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