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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자칭, 82cook 수제자 버전..<집들이 상차림>

| 조회수 : 14,577 | 추천수 : 71
작성일 : 2005-05-09 12:00:46











82쿡 드나든지 어언 4년차입니다.
불과 몇달전인 결혼전에는
집에서 차려주는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다녔던 터라
키톡 게시판 속 얘기는 별천지 얘기였더랬죠.

그러다 1년전 결혼이 확정됐을 때,
두리뭉실했던 각종 살림 정보가 피부로 확확 와 닿으면서
드롱기 오븐 구입, 그릇번개 때 그릇, 백화점 쎄일 정보에
뭐 하나 사려고 해도 살림돋보기 검색하고
결혼 준비의 일등 공신이였죠.
여기에 자게의 시댁과의 갈등을 비롯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 식 질문들을 보며 처세 노하우까지..^^;

어버이날을 맞이해
부산 시댁에는 선물과 플러스알파를 보내드리고
친정 식구들은 집들이를 했습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하는 제대로 된 집들이였죠.
인원은 10명.
저희집에 둘러 앉을 수 있는 인원이 딱 10명이라죠,
앞으로 10명 넘는 집들이는 좀 고려를..^^;

지난주 메뉴를 정하고
목요일은 집안 대청소,
금요일부터 장봐서 나르고
토요일 오전 나머지 장 보고
결전의 날 일요일.

원래 계획은 일찌감치 상 차려놓고 샤워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리라도 새로 빗고 기다리려 했는데
12시부터 약속시간 5시 까지
한번도 앉지 못하고 서서 톰방거렸네요.

자칭 82쿡 수제자 버전 메뉴 한 번 보시죠.

82쿡 손님초대 대표음식 <양장피>
어부현종님 <문어와 브로컬리>
역시 현종님 <골뱅이무침>
브라운찜기가 쪄낸 <통삼겹수육>
드롱기가 구워낸 2가지 맛의 <닭다리구이>
아미쿡 후라이팬이 구운 <버섯전>, <연근쑥전>
쿠쿠가 쪄 낸 <단호박영양밥>
아미쿡 웍에 끓인 <콩나물국>
온갖 레시피의 조합 <각종야채 샐러드>
저도 했습니다. <현석마미 장아찌>, <오이피클>
후식으로 고전의 맛 <상투과자>

레시피가 따로 필요치 않죠.
워낙에 검증되고 명성이 자자한 메뉴들이라..^^;

준비해놓은 음식은 남김없이 다 먹었는데
재료들을 얼만큼 사야할지 전혀 감이 안와서
(또 평소 제가 손이 좀 큰 편이라죠.)
쓰고 남은 각종 채소들이 오늘내일모레까지
집들이 한 팀씩 더 받아도 문제없이 할 만큼의 양이
고스란히 남았답니다. --;

두 식구 두 달치 식비를 맘먹는 비용의 집들이였지만
돈이 문제겠습니까..
글과 사진으로만 봐오던 음식들이
내손으로 제대로 모양 갖춰 나오는거 보니 재밌고
식구들 맛있게 먹고,
맛있다는 건 싸주기도 하고
여하튼 몸은 피곤했지만 즐거운 저녁이였답니다.



식구들 돌아가고 수습안되는 집입니다.
3주전에 친구들 몇 불러놓고 간이 집들이 하다가
손가락을 스윽 베었습니다.
7바늘이나 꿰맸어도 뭐 아프진 않았는데
시시때때 태클걸리는 일상의 불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더군요.
다행이 왼손이라 좀 덜했지만
그동안 설것이,청소,빨래 남편이 다 하고
어제도 그 많은 설겆이 2시간 동안 혼자 서서 다 해냈답니다.
나중에 좀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제가 식기세척기 사주기로 했어요. 흐..


식탁위를 점령한 그릇들.
설겆이 잘 했죠?? ^^;

-----

앞으로 보쌈은 절대 찜기에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쟈스민님이 얘기해주신것처럼 도시락에 끝냈어야 했는데 후회 막급이여요.
뜨거울 때 했으면 나았을텐데 한참 뒀더니
기름기 장난아닌 설겆이 감이란..
쪽 빠진 기름 덕분에 맛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답니다.

오븐 후라이팬 갖고 계신분들 닭구을 때 거기에 그냥 구워보세요.
기름이 안빠지면 어쩔까 싶었는데 기름 쪽 빠지고 설겆이 역시 간단합니다.
설겆이 줄여보겠다고 바트에 호일깔고 구웠는데
호일이 달라붙어 그것 떼느라 더 애먹었어요.

단호박영양밥 하실 때 속에 밥은 다 지어서 넣어야겠더라구요.
호박에서 물이 나오니 찜기에 80% 익혀서 넣었는데
10%정도만 더 진행된 듯.
쿠쿠에 밥만 해서 드시는 분들 많을텐데 찜도 잘 되더이다.
시도해보세요.

만능양념장.
역시 쟈스민님이 올려주신 만능양념장을 만들어놨었거든요.
그걸로 떡볶이도 해먹고, 오이도 무쳐먹고,
돼지고기콩나물찜도 그 양념써서 했어요.
어제 골뱅이도 그 양념장에 식초만 조금 더 넣었구요.
두루두루 잘 쓰이는 양념장이더군요.

샐러드 스피너, 갖고 계신 분들 많겠지만
아직 없거나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신랑이 재밌어라 하면서 양상추를 비롯해
양장피에 들어가는 야채도 다 돌려주더군요.
물기가 빠지니 나중에 보관해도 안 물러지겠더라구요.
양상추 얼음물에 안담궜어도 아삭아삭 하구요.

채칼..
저 역시 파랑앞치마 아줌마 채칼 쓰는데요,
처음엔 꽁다리 아까워하다가 채칼에도 살짝 베었었지요.
그 이후엔 미련없이 끝부분 3-4쎈치는 남깁니다.
양장피, 샐러드, 골뱅이에 들어가는 야채들
그냥 채칼로 다 밀었어요.

양장피..
양장피 야채 일렬로 놓으시는 분들께 존경을.
그거 쉬운일 아니더만요.
저 이번에 양장피가 그렇게 싼 줄 (엄청 많던데 단돈 3,000원)
무엇보다 양장피가 당면과 같은 성분인 줄 처음 알았어요. --;
준비하느라 레시피 보고, 칭쉬에도 써있더군요.
전 무슨 해파리 비슷한 종류겠거니 했죠.
남일이였던거에요.
내 생에 양장피 할일이 있을 줄 작년 칭쉬 샀을땐 몰랐던거죠.

**

마지막으로
과정샷 올려주시는 분들께도 존경을.
그 바쁜 와중에 사진찍을 내공이 되신다니..
한번에 상차림이 안되니 전체 사진도 못 찍겠더군요. --;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지났으니
다들 평화로운 한주간 되시길요.
앗차. 스승의날 복병이 숨어있군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초식공룡
    '05.5.9 12:26 PM

    존경의 박수를 드립니당...지는 살림 7년 차인데 진도가 영 나가지 않슴당...저도 분발해야 겠네욤

  • 2. 카푸치노
    '05.5.9 12:29 PM

    아주 훌륭하게 해내셨네요..
    오년전 제 신혼 집들이와 비교됩니다..
    친정부모님들 기뻐하셨겠어요..

  • 3. 아라레
    '05.5.9 12:31 PM

    이야~~~~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정말 훌륭한 상차림이네요. 짝짝짝...
    그런데 집들이 한 팀 더 받을 양이 남았다굽쇼? 얼른 불러만 주세요. ㅋㅋㅋ

  • 4. 희동이
    '05.5.9 12:55 PM

    소주잔이 예술이네요..

  • 5. 폴라
    '05.5.9 12:54 PM

    맛깔스런 요리들로 푸짐하게,또 깔끔하게 차리셔서 초대받은 가족분들 모두 흡족하셨을 듯-!^^b
    저도 토닥토닥... + 짝짝짝... + 추천 꾸욱...

  • 6. 다이아
    '05.5.9 12:57 PM

    수고하셨어요. 집들이도 힘드셨을텐데 후기까지 꼼꼼이 올려주시고..
    너무 잘 하셨어요. 새댁이라고 믿기 어렵네요..
    전 결혼 8년차인데.. 이제서야 손님 10명 받을 정도인데요..

  • 7. 안개꽃
    '05.5.9 1:12 PM

    와. 고생하셨어요.
    근데 저게 소주잔이였어요? 전 물컵인줄 알았다는....ㅎㅎㅎ

  • 8. 어중간한와이푸
    '05.5.9 3:01 PM

    조목 조목 실습후 평가까지... 야무진 새댁이신가봐요.^^
    애 많이 쓰셨네요.

  • 9. 시모나
    '05.5.9 3:33 PM

    이런 글이 더 도움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훌륭합니다~~~~

  • 10. 혜윤맘
    '05.5.9 3:40 PM

    근사 근사 왕근사

  • 11. 웃음보따리
    '05.5.9 3:46 PM

    진짜 멋져요~ 배고파 진다~ 나는 주위에 집들이 하는 사람 없남~

  • 12. 바쁜그녀
    '05.5.9 4:47 PM

    앗...
    제꺼랑 같은.. 타파웨어.. 파랑이 그릇이 넘 반갑네요^^

  • 13. 곰순이
    '05.5.9 5:46 PM

    따따봉입니다.
    근데 문어가 앉아있는 접시의 정체가 몹시 궁금하네요.

  • 14. 코코샤넬
    '05.5.9 5:52 PM

    새댁 수고 많으셨어용~
    차려놓은 음식을 보면 새댁이 아니고, 베테랑 같은디용~

  • 15. 선찬엄마
    '05.5.9 6:31 PM

    와~고생 많이 하셨네요...음식들이 다~맛있게 보이네요...
    상투과자 어떻게 만드는것인지 알려주세요...진짜로 짱이네요...^^

  • 16. 사과깎이
    '05.5.9 6:41 PM

    정말정말 너무 대단하셔서 뭐라 할말이..ㅇㅁㅇ!!!
    저도 언젠가는 82수제자가 되고싶어요^^

  • 17. 주성이 각시
    '05.5.9 6:52 PM

    정말 할말이 많으시겠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두 얼마전에 집들이 했거든요..
    저의 뿌듯~~했던 마음이 전해옵니다요..

  • 18. 호야
    '05.5.9 7:12 PM

    와~
    10년차 주부이 제가 부끄럽군요.....
    저도 용기를 내서 ....

  • 19. 몽쥬
    '05.5.9 7:27 PM

    전 빨강머리앤님의 내공을 벌써부터 알아봤다니깐요...^^
    암튼 남편분은 복도 많으셔....

  • 20. 빨강머리앤
    '05.5.9 7:49 PM

    아..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뽑았나 보군요..--;
    응원에 아주 잘 살아버릴께요..^^;

    상투과자는
    백앙금, 계피가루, 아몬드가루, 계란노른자 넣고
    짤주머니에 깍지끼고 그냥 짜 주시면 되요.
    일반 오븐 180도에 15분-20분
    계량 없이 그냥 대충 했답니다.

  • 21. 꽃게
    '05.5.9 8:04 PM

    ㅎㅎㅎㅎㅎㅎ
    너무 훌륭한 제자예요.
    새댁이 이정도면 앞날이 훤~합니다....
    애쓰셨어요..

  • 22. 꽃봄비
    '05.5.9 8:38 PM

    제가 식기세척기 사주기로했어요..

    너무 웃겨요 ㅋㅋ

  • 23. 김영
    '05.5.9 9:47 PM

    우와 ~~`~~정말 때단하십니다

  • 24. 나나언니
    '05.5.9 10:49 PM

    대문 등극한 앤님 사진과 무사히 집들이 치르심을 축하드려요*^^* 저는 아직까지 집들이 이 핑계 저 핑계 들어서 미루고 있는데 -_-+ 설거지가 무서워요~

  • 25. jasmine
    '05.5.9 11:50 PM

    대단해요. 앤님.....
    전, 신혼때 그렇게 몬했어요....ㅠㅠ

  • 26. 파마
    '05.5.10 12:01 AM

    짝짝짝...박수를..정말 대단하십니다..역쉬.. 82의..힘이군요.. ^^;; 한상보니..너무 배가 고푸다는..ㅡㅡ

  • 27. 현민아
    '05.5.10 7:06 AM

    와우....대단하세요 먹고싶은게 넘 많아요
    그건 그렇고 상투과자 레시피 부탁해용 ....

  • 28. 선물상자
    '05.5.10 8:52 AM

    저도 식기세척기 사주신다는 말에 넘어갔어염.. ㅋㅋㅋ
    신랑이 도와주면 넘 좋져~
    저두 설겆이는 신랑이 다했는데..
    빨강머리앤님 양장피가 더 먹음직스러워보여요~~ ^^*

  • 29. 푸른바다
    '05.5.10 1:41 PM

    결혼10년차인 제가 참 부끄~~ 부끄~~
    전 혹여 밥살일이 생기면 나가서 사먹엇는데
    이제부터는 외식하지 말고 고기 수육해서 맛나게 먹어야 겠습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 30. picaso
    '05.5.10 1:49 PM

    와! 대단하십니다.
    저도 마니 배워 사랑하고 좋아하는 식구, 친지, 친구는 물론
    82가족과 나누어 보고 싶네요.....

  • 31. 경빈마마
    '05.5.11 5:02 PM

    ^^ 동동 거리는 모습 보이는 듯..새댁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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