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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구찜 드세요! (어설픈 과정샷 시도...)

| 조회수 : 4,759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5-03-30 22:07:48
아구찜을 했어요.

아구라는 것이 결코 비싼 생선이 아니거든요.
지지난주 금요일에 장보러 갔다가 세일하길래 아구 한마리 5천원(저울에 달아보니 약 1.4키로)에 사들고 와, 반은 찜을 해먹고, 나머지 반은 탕을 끓여야지 했는데, 그 이후로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온 일이 없는 거예요.
할 수 없이 아구는 냉동실에 보내졌고, 다듬어 놓은 미나리와 콩나물도 손대지 못한채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죠.
꽤 여러날 되었는데 오늘 꺼내보니 제법 상태가 양호하네요. 다행이예요.

아구찜을 만들면서, 생전 안하던 과정샷을 시도해 보았는데요, 야, 이거...아무나 할 일이 아닌거 같아요.
너무 힘드네요. ㅠ.ㅠ;;

---------------------------------------------------
그럼...먼저 그림에 따른 과정 설명부터 해드리고...^^

(재료)
표준량 : 아귀 500그람, 콩나물 300그람, 미나리 200그람, 미더덕 한줌, 청, 홍고추 각 1개, 양념장(고춧가루 4큰술(고운것1+보통3-->그냥 준비되는대로...) + 청주2큰술+ 설탕2큰술+ 소금1작은술+ 혼다시 1큰술+ 생강즙 약간(또는 생강가루 조금), 다진마늘 3큰술), 녹말물 약간

--> 저는 이중에 아귀를 600으로 하고 콩나물은 200정도만 넣었습니다. 콩나물 200그람이면, 그냥 넉넉하게 3줌정도입니다. 미나리는 그냥 한단이구요... 사실 평소에 분량을 정확하게 안재서요...
저는 사먹을때 콩나물만 너무 많고 건더기가 적은것이 늘 불만이라, 집에서 할때에는 콩나물을 조금 덜 넣지요.

1. 재료를 손질합니다. 아귀는 토막내어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구어 두고, 사진 오른쪽에 보시듯 콩나물은 미리 쪄서 익힙니다. 양념장은 미리 섞어 두시구요. 미나리는 아직 썰기 전인데, 5센티 정도로 썰면 됩니다.

2. 아귀를 먼저 삶습니다. 먼저 물을 끓이다가 아귀를 넣고, 청주 조금, 후추 조금, 대파 반대쯤 넣어 익힙니다.(대파는 나중에 건져 버립니다.) 사진에 보듯 물을 절대 많이 넣지 않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한컵쯤 될라나...

3. 3의 사진은 뭣이냐면, 아구찜과는 관련이 없지만서두, 콩나물을 익힌후 찜기를 들어낸 국물에 바지락 조금, 콩나물 조금, 홍고추, 대파 조금 넣어 맑은 국을 끓여 낸 것입니다.
아구찜과 곁들이면 잘 어울리죠. 이렇게 하면 설겆이도 줄거든요.

4. 아귀가 익으면 건져내고 국물도 한두 큰술 정도만 남기고 따라 냅니다.(버리진 말구요.) 이 국물에 미더덕을 먼저 볶다가, 콩나물, 삶은 아귀, 그리고 양념장 절반을 넣어 볶습니다.

5. 왠만큼 양념이 버무려 지면 미나리와 고추, 남은 양념을 모두 넣고 마져 버무립니다. 이때 아구 삶은 국물을 봐 가면서 더 넣어도 됩니다. 그러나 국물이 너무 많다면 다 넣지는 마세요. 국물 많으면 실패해요.

6. 건더기를 한쪽으로 밀고, 불을 약하게 줄인뒤, 물녹말을 풀어 저어줍니다. 찹쌀가루로 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양을 엄청 많이 잡아야 하고, 실패의 위험도 좀 있어요. 물녹말이 안전하지요.

7. 참기름을 살짝 뿌리고 마무리하여 접시에 담고, 깻잎채, 홍고추, 대파 송송 썰어 고명으로 얹었습니다.

8. 8번 샷은 염장 샷인 남은 양념에 밥 볶아 먹기!! ^__^


키 큰 콩나물을 썼더라면 좀 더 보기에 근사했을텐데...키큰 콩나물 구하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더군요. 어쩔땐 있고, 어쩔땐 없구...
보통의 콩나물로 하시면 저처럼 숨이 팍 죽습니다. 뭐, 맛이야 지장이 없지만서두...모양이 좀 그렇죠.
식당서 몇만원에 사먹는것 부럽지 않다는...^^

아, 콩나물을 미리 익히지 않고 하면 좀 더 아삭거리고 숨이 덜 죽긴 해요.
근데 자칫 국물이 너무 많이 생겨서 실패할 확률이 있지요.

----------------------------------------------

이렇게 해서 모처럼 일찍 퇴근한 남편과 반주 한잔 곁들여 풍성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요새 회사일이 좀 바빠질 기미가 보인다고 합니다. 바빠서 몸은 고되겠지만,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덕이 되는 일이라고 하네요.
맛있는 음식으로 남편의 기운을 좀 더 북돋아 주어야 겠습니다.

자, 여러분도 나른한 날 원기 보충 좀 하시죠! ^^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피아
    '05.3.30 10:41 PM

    헉...이리도 깔끔이 편집을...하시다니...
    아구찜은 만드는건 상상도 못해본 음식이라...놀라울 따름입니다.^^
    남편을 위한 님의 마음이 이뻐보이네요...

  • 2. 김혜경
    '05.3.30 10:58 PM

    와...이런 상세한 설명까지..감사합니다. 어린 아기를 키우면서 이렇게 사진찍어가며 레시피 올리기 쉽지 않을 텐데...

  • 3. 미씨
    '05.3.30 11:11 PM

    저도 기회가 되면 아구찜해보려고 레시피만 모아두고 잇는데,,
    오렌지피코님께서 정말 상세히 올려주셔,,많이 도움이 될것 같네요,,
    레시피 감사히 쓰겠습니다...

  • 4. 아들셋
    '05.3.30 11:26 PM

    입맛이 없어서인지 매운 음식이 땅기는 참에 이 사진을 보니
    흔히 말하는 "염장샷"이 왜 염장샷인지 알겠습니다.
    결혼하고 한번도 안사본 생선이 아구인데,
    님의 과정샷을 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불끈불끈 솟아오릅니다. 고맙습니다.

  • 5. 헤스티아
    '05.3.30 11:30 PM

    앗 저의 스승이신(멋대로;;) 피코님.. 아구찜같은건 식당에서나 먹는 건줄 알았다지요!! 담에 꼭 실습해볼랍니다.

  • 6. 오키프
    '05.3.30 11:35 PM

    아...이런것도 집에서 만들어 드시는군요..깨갱..

  • 7. 런~
    '05.3.31 1:24 AM

    과정샷...해본 사람만 알아요..^^
    진짜 힘드셨죠?...^^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되네요..저한테는...^^

  • 8. 둥둥이
    '05.3.31 2:55 AM

    부산온지 1년됐는데.....
    여기와서 아구찜 첨 먹어봤어요..
    넘넘 맛있다는..^^;;

    시장에서 아구를 보긴하지만..
    으~~그..아시져?
    손대기 힘든..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존경합니다~~게다가 과정샷까지..

  • 9. 엄마나비
    '05.3.31 6:37 AM

    아구찜,,,
    오늘은 어케 이렇게 보는것 마다
    필이 꼿히는지,,클났어여~
    미더덕이 냉동실에서 울고 있는데
    아구만 사면,,될라나여,,,,ㅋㅋㅋㅋ
    너무나도 맛나 보이는 아구찜 입니당...쓰흡~

  • 10. 새댁
    '05.3.31 11:09 AM

    피코님.. 이젠 아구찜까지.. 못하시는건 정녕 무엇인가요..
    8번은 진짜 염장샷인거 아시죠.. 흐어억.. ㅠㅠ

  • 11. 양순
    '05.3.31 3:36 PM

    우와.. 아구찜 레시피 너무 알고 싶던건데.. 감사합니다^^
    초보도 이 레시피대로 하면 맛있게 할수 있는거죠?

  • 12. 기리기리
    '05.3.31 6:49 PM

    저.."혼다시"가 뭐에여??^^잘 몰라서리..죄송~
    그거 꼭 있어야 하나요??우리동네가 워낙 시골이라 있을 것 같지 않은데요..
    알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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