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 주택 단지는 60여가구로 구성된 작은 커뮤니티입니다.
원래는 농장의 허허벌판이었던 땅에 길을 내고 집을 지어서 모든 동네 사람들이 이사온지 길어야 6년이 겨우 되는 새동네 새주민들이죠.
수백 가구가 사는 큰 커뮤니티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주민들끼리 단합이 잘 되는 편이에요.
매년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데 그 중에 저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사는 12월의 쿠키 교환 행사입니다.
매년 12월의 첫번째 일요일까지 참가할 가정은 신청을 하구요, 그 다음 일요일은 구운 쿠키를 참가한 집 문 앞에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올해에는 첫 번째 일요일이 너무 일찍 와서 참가 신청이 부담스러웠어요.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은 때여서, 쿠키를 구울 시간이 날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행사이니, 정 바빠서 시간이 부족하면 시판 쿠키 믹스로라도 구워서 참가하기로 하고 신청을 했어요.
모두들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올해는 작년보다 서너 가정이 적게 신청을 했어요.
덕분에 구워야 하는 쿠키의 양도 줄어서 일이 편했어요.
민트초코렛을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제가 고른 쿠키는 안데스 초코렛을 넣어 만드는 초코렛 민트 쿠키입니다.
안데스 초코렛은 민트 크림이 샌드위치처럼 들어가있고 한 입 크기의 개별 포장이 되어 있어서 식후 입가심으로 먹기 좋은 것 같아요.
만드는 방법은 다른 쿠키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코코아 가루를 넣고 설탕과 버터 많이 넣은 밀가루 반죽에다 안데스 초코렛을 잘게 부숴 넣고 오븐에 구워요.
12월의 두 번째 느긋한 일요일 아침, 온 집안에 쿠키 냄새가 퍼지고 오븐의 열기로 집안은 더욱 포근한 느낌...
그래서 저도 이 행사가 참 좋아요.
배달을 위해 포장을 마쳤어요.
봉투 안에 든 것은...
제가 구운 쿠키와 쿠키 레서피입니다.
반드시 쿠키 레서피도 동봉해야 하는 것이 행사의 규칙이거든요.
저는 거기에다 지팡이 캔디 한 개씩을 더 넣었어요.
올해 참가한 가정이 적은데다 쿠키 갯수도 여섯 개에서 네 개로 줄였기 때문에 어쩐지 섭섭해서요.
쿠키 배달을 나가기 전에 우리집 문 앞에 쿠키를 받을 자리를 마련해 두었어요.
일요일 하루 중 아무때나 배달하면 되기 때문에 이렇게 해두고 수시로 확인해서 배달받은 쿠키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맛있겠죠?
갖가지 쿠키를 먹어보고 가장 입맛에 맞는 것은 동봉된 레서피로 직접 더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이건 이번 주말에 둘리양 콘서트 리셉션에 가지고 갈 지팡이 캔디입니다.
캔디는 마트에서 구입했고 커버는 코바늘뜨기로 만들어서 트리에 장식으로 걸어둘 수도 있게 만들었어요.
피아노 선생님께서 늘 사비로 다과를 준비해서 리셉션을 하시는데 이번에는 부모들이 자원하면 간식을 한 가지씩 가지고 오라고 하셨어요.
식사가 아니고 다과 리셉션이어서 과자나 간단한 주전부리를 준비하는데, 먹을 것은 어차피 흔한 시즌이니 입 보다도 눈을 즐겁게 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려고 이런 간식을 준비했어요.
피아노 선생님께 이런 것을 가져가도 될까요? 하고 사진을 보여드리며 여쭈었더니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저희 학교는 지난 주에 종강을 축하하며 학기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팟럭 파티를 했어요.
팟럭 파티도 자발적으로 원하는 사람들이 요리를 가지고 오는데, 미리 신청을 받아서 메뉴가 겹치지 않고 메인, 샐러드, 사이드, 디저트 음식 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요.
김초밥에 재료를 단촐하게 넣은 이유는,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다르기도 하고 알러지가 있거나 종교 문화적인 이유로 가리는 음식이 있기 때문에 한 눈에 보고 골라서 먹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만들기도 무척 편했죠 :-)
제 김장 김치도 한 포기 썰어서 내놓았는데 맵지만 맛있다며 잘 먹었어요.
올해 김장은 특히 맛있게 되어서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