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시죠?
스마트폰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안도함과 동시에 학기가 너무 바빠서 로그인을 넉달 동안 못하다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글이 많이 올라오니까 제가 좀 바빠서 뜸해도 마음이 편했어요.
이번 학기는 유난히 일이 많아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무슨 과목 강의가 있는지를 헷갈릴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어요.
어쩌면 일이 많은 것보다도 제 두뇌가 노화하는 현상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하잖아요?
어쩌면, 인간의 두뇌가 정보를 프로세스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여겨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의 모든 정보를 제대로 다 소화하지 못하니 (두뇌가 기능성이 떨어져서요 ㅠ.ㅠ)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버렸냐? --> 이렇게 되는 것 같다는, 만고에 믿을 수 없는 제 이론입니다 :-)
암튼, 아무리 바빠도 굶어죽지 않고 살았으니 부엌에서 뭘 만들어 먹기는 했어요.
둘리양 친구들이 놀러와서 예쁘려고 노력한 밥상이었습니다.
이것도 아마 둘리양과 친구들에게 차려준 것 같아요.
밥을 굳이 저렇게 담은 걸 보면요.
추석에는 이웃집에서 달떡 (Moon Cake)을 주어서 먹었어요.
우리 나라 추석 명절은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강한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은가봐요.
쫑추지엥, 중추절 이라고 부르는데 가을의 수확 같은 것은 별 상관이 없고 그냥 8월 보름이 7, 8, 9월 중 한가운데 날이어서 가을의 한 중간 이라는 의미래요.
명절의 의미가 뭐가 되었든간에 달떡은 맛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저희집 아이들이 수제비는 어찌 그리 좋아하나 모르겠어요.
시골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수제비 같은 추억도 없으면서 주말 아점으로 느지막히 수제비를 만들어주면 그렇게 잘 먹어요. 자주 끓이다보니 솜씨가 늘어서 이젠 제가 끓여놓고도 스스로 감탄하며 먹어요 ㅎㅎㅎ
이것은 제가 지은 이름, "후루" 입니다.
설"탕"이 빠진 탕후루니까 "후루" ㅎㅎㅎ
코난군 친구들이 놀러 왔는데 집어 먹기 편하게 과일을 꼬지에 끼웠어요.
지하실에서 놀면서 먹으려면 포크나 컵 같은 것을 사용하기 번거로우니까 음료는 개인 병으로 마시고 먹을 것은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었죠.
이 날은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 지하실에 코난군 친구들이 많이 모였어요.
낮에는 이러고 놀다가 댄스파티에 갔다가, 댄스파티장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가까운 저희집으로 2차 파티를 하러 온거죠.
요즘 테니스 치면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인데 다들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참 착하고 좋아요.
친구를 잘 두면 이런 호사도 누리게 됩니다.
(우리집 아님!)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보이는 걸 감안하면 이 집이 얼마나 큰 집인지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멋진 집에 사는 친구가 생일 파티에 둘리양을 초대해주었어요.
산꼭대기에 지은 집이어서 거실 통창으로 명왕성의 전경이 내려다보였어요.
가을 단풍이 아주 좋았어요.
가을에는 뭐, 호박 한 통 잡아주고요...
남편에게도 긁지 않는 바가지를 박박 긁어봤습니다.
할로윈 호박을 찐 다음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속을 긁어냈어요.
푸드 프로세서에 크림치즈와 함께 갈아서 시판 파이 크러스트에 넣고 잠시 구우면 호박파이가 됩니다.
하나는 오리지널 호박맛, 하나는 초코맛!
할로윈 호박을 그냥 버리면 그게 썩으면서 탄소배출이 된다고 해요.
가급적이면 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장식해서 할로윈을 즐긴 다음 요리해서 먹는 것이 글로벌 기후변화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주간은 미국 추수감사절이었어요.
제게 추수감사절은 김장의 날이죠.
올해에도 김장을 김치냉장고 한가득 만들어 채워놓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요.
"김치 가지러 오세요~" 하구요.
주주 엄마는 김치를 받으러 오면서 자기가 만든 김치를 가지고 왔어요.
제게서 배운 레서피로 만든 만두도 만들어 왔어요.
외국인이 담은 김치가 때깔이 제법이죠?
맛도 거의 한국인 수준이었어요.
만두도 맛있었고요.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는 둘리양이 입고 있는 앞치마 입니다.
82쿡 로고가 보이시나요?
82쿡 음식 봉사하시는 수퍼히어로 님들의 유니폼이 너무 낡아보였어요.
자랑계좌에 입금된 돈으로 유니폼 한 벌씩 해입으면 82쿡 스콰드의 수퍼히어로들이 더 멋져 보일텐데, 그들에게 자랑계좌 후원금은 온리 아이들 먹거리 구입에만 사용하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이 캐릭터를 자처하여 부족한 솜씨로나마 수퍼히어로의 유니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솜씨는 형편없지만, 제 마음만은...
받아...
주실거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