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너무도 안올라와 우당탕탕 요리사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스파라거스로 시작합니다.
요즘 아스파라거스가 아주 좋아요.
안떨어뜨리고 계속 사두고 먹는 중입니다.
부모님이 아스파라거스 심으셨으면 좋겠어요.
네, 철없는 늙은 딸 걔 맞습니다.
아스파라거스가 있으면 청소년 아침 이렇게 줍니다.
가니쉬 아니고 아스파라거스가 메인입니다.
아스파라거스, 줄기콩 이런거 좋아하는 청소년 키워요.
소시지도 베이컨도 없는 날엔 스팸 한조각으로 짭짤한 단백질 구색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토마토는 씹어먹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요즘은 갈아서 줍니다.
탄산수와 알룰로스 조금씩 넣고 믹서기 돌립니다.
청소년은 저렇게 차려주고 저는 앉아서 먹을 시간은 없어서 서서 믹서기통 들고 마십니다.
잘 나가다가 삐끗한 날.
파슬리 뚜껑 반대로 열어서 들이부었습니다.
입안 꺼끌거릴까봐 다급히 덜어낸 흔적이 남았습니다.
아스파라거스 농사는 짓지 않으시는 부모님의 여름 채소 수확이 벌써 시작되었습니다.
부추는 열심히 전 부쳐먹었어요.
부침가루는 부추들 엉겨붙을 수 있는 만큼만 조금 넣고 순전히 부추만 몽땅 뜰어간 부추전입니다.
향긋하고 바삭하고 맛있습니다.
이때 청소년 시험기간이었어요.
청소년이 남의 다리류 좋아해요.
닭발, 족발, 우족, 도가니, 쭈꾸미, 낙지 등등.
시험 첫날 먹기 간편하라고 쭈꾸미 볶아서 밥에 올려주었습니다.
시험둘째날은 힘나라고 닭볶음탕 했어요.
닭다리만 사서 했는데 압축팩에 들어있던 닭다리를 무시하고 두팩이나 뜯었더니 도합 다리가 14개...
고구마도 양파도 양배추도 당근도 넣고 싶은데...
중간에 냄비 바꿨습니다. 설거지 두배.
건져먹기엔 냄비가 너무 깊어 덜어먹었습니다.
시험 셋째날은.. 없습니다.
마지막 날이잖아요. 좀 알아서 먹자.
부추와 더불어 상추가 공수되기 시작합니다.
쌈싸먹으려고 강된장 끓였는데 강된장이 삼삼해서 상추와는 별로 안어울렸어요.
조만간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뭐.. 비빔면이나 고기가 되겠지만요.
부모님, 언니들과 4월에 제주여행을 갔다가 고사리를 끊어왔어요.
엄마가 삶고 말려서 가져다 주신 고사리.
병어와 조림을 해먹기로 합니다.
그냥 냉동실에 있는 조기를 쓸 것이지...
생선 눈알 조심하세요.
마트에서 배달을 시켰는데 얘랑 눈이 마주친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것을 깨달았어요.
내장도 들어있는 온전한 형태의 물고기라니....엉엉
자세한 과정은 생략합니다.
이거빼고 저거빼고 뺄거빼고 냄비에는 성공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생'생선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얼른 익으라고 강불을 켰는데 갑자기 화장실 신호가 오는 거예요.
두번째 실수.
급한불만 끄고 오자하고 화장실엘 갔는데 생각보다 길어진 볼일.
돌아와보니
사건의 현장.
바닥에도 다 튀었어요.엉엉
놀라운 사실은 병어고사리 조림에 얽힌 실수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
완성샷.
느껴지시나요? 쫄깃한 고사리의 식감. ㅎㅎ
엄마가 해주시던 통통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고사리조림은 하룻밤 불리고 삶기까지 하신거라는 걸 이번기회에 배웠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에피소드로 넘어갑니다.
언니가 맛간장을 만들어서 조금 덜어주었어요.
써보고 괜찮으면 더 주겠다고.
어묵볶습니다.
볶아도 볶아도 색도 맛도 나지 않는 이상한 맛간장.
계속 들이 붓는데 갑자기 병안에서 뭔가 동글동글한 것들이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쫘악.
왼쪽이 언니가 준 맛간장, 오른쪽은... 올리브입니다.
뚜껑에 라벨까지 해서 줬는데도.
다행히 뒤늦게라도 맛간장으로 심폐소생 시켰습니다.
나름 어묵볶고,감자볶고,계란까지 마느라 맛간장 병인지 올리브 병인지...
그래도 결론은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맛있더라구요 언니표 맛간장.
그래서 끓입니다.
간장으로 간 하는 요리 미역국.
미역국 끓이고 있다는 내말에 언니왈.
설마 맛간장으로 간하고 있는건 아니지?
그걸 왜 이제 말해....
진간장으로 다시 심폐소생.
짭짤,달달한 미역국잘 먹었습니다.
맛간장도 맛간장인데 최근들어 자꾸 요리를 하면서 뭔가 하나씩 빼먹는 일이 많아졌어요.
간장된 끓이면서 고춧가루를 안넣고, 떡볶이 하면서 간장을 안넣고, 부대찌개 하면서 치즈 안넣고..
그래서 요즘은 요리하기 전에 재료와 양념들 다 꺼내놓고 시작하려고합니다.
이래도 종종 놓치고 있는 재료가 있는 것은 그냥 나이탓을 해볼까 합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아직도 주방에서는 우왕좌왕 우당탕탕 해가며 그래도 열심히 해먹고 살아보려고 합니다.
글 안올라오면 죽지도 않고 다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