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 월이네요 . 지난번 가을 캠핑으로 찾아뵙겠다고 하고 날씨도 그렇고 바쁘기도 해서 캠핑을 못가는 바람에 이렇게 오랬만에 왔습니다 .
이번주말에 예정에 없던 김장을 했습니다 . 금요일 이른 저녁 한국에 있는 언니랑 통화하는데 김장을 하려고 준비하는 중이라더군요 . 급 필 받아서 한국장에 가서 배추를 사오기로합니다 .
토론토에서도 절임배추를 구입할수있긴한데 골구루 절여 지지 않은 절임배추에 실망한적이 많아 이번에는 직접 배추를 사다가 절여봐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아무도 호흥해주지 않을것을 알면서도 인터넷 삼매경에 빠져있는 웬수남편과 십대 아이들에게 외쳐봅니다 . “ 한국가게 같이가서 배추 사는거 도와줄사람 !”. 아이들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단박에 No. 웬수남편은 금요일 밤이니 쉬고 싶다고 혼자가도 마트의 카트를 사용하면 어렵지 않을거라고 거부 …
이럴줄알았음에도 아무도 호응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전의가 급 상실되서 …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지금 배추를 사야 밤새도록 절여서 내일 김장이 가능할것 같아서 옷갈아잆고 일층으로 내려오니 웬수남편이 양심에 찔렸는지 같이 가겠다합니다 . 아니 웬일 … 한국가계 않따라온지 10 년은 넘은듯한데 … 속으로 의아해하면서도 일꾼을 확보한것이 너무 기쁩니다 . 가뜩이나 밤눈이 어두워 밤에 운전하는게 부담스러웠는데 운전도 해주고 무거운 배추박스도 들어줄 사람을 혹보했으니 웬 떡입니까 .
약 30 여분후 한국가계 도착 .. 배추 , 돌산갓 , 마늘 , 생강 , 고추가루 , 소금 , 북어 , 다시마등 김장에 필요한 재료들을 번개처럼 구입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뭔 바람이 불었는지 오늘 참으로 친절한 웬수남편입니다 . 지하실에 있는 큰 싱크대에서하는게 편할거라고 하더니 싱크대를 아주 번쩍 번쩍 깨끗하게 닦아주고 배추박스며 무거운 무가 들어있는 자루며 다 지하로 옮기고 배추를 소금물에 적셔 잎 사이사이에 소금넣는것까지 아주 자발적으로 도와줍니다 .
다음날 새벽 3 시에 일어나 배추 뒤집고 6 시쯤 씻어서 물기를 빼주느라 잠은 자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
올해는 황태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고 무 , 배 , 생강은 즙을 내어서 했습니다 . 무채로 속을 넣는걸 싫어하는지라 전에는 무를 갈아서 넣었는데 갈아서 넣으니 웬지 김치 양념의 그 밝고강렬한 색깔을 감소시키는것 같아서 즙을 내어서 넣어봤는데 괜찮네요 . 그외에는 찹쌀풀 , 마늘 , 매실청 , 갓 , 멸치액젓 , 새우젓 , 붉은고추 갈은것을 넣어 주었어요 . 마른 붉은 고추를 넣아야 되는건데 없어서 그냥 생것을 넣었네요 . 너무 오래두고 먹을것 아니면 생고추도 괜찮은것 같아요 . 한 10 개쯤 넣었는데 양념색이 아주 예쁘고 맛도 칼칼하게 해주는것이 좋더라구요 .
먼저 무 다섯개를 썰어서 섞박지를 만들었습니다 . 전 섞박지는 간단하게 만듭니다 . 납작하고 큼직하게 썰어서 약간의 뉴슈가와 소금을넣어 40 분정도 절여준후 씻지않고 물기만 빼서 약간의 새우젓 , 마늘 , 생강 , 찹쌀풀 , 고추가루 , 파만 넣어서 버무려 줍니다 . 요즘은 무가 맛있으니 이렇게 간단하게만해도 웬만하면 맛이 나더라구요 .
그 다음은 대파 김치 . 대파는 세로로 반을 갈라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음 다음 결대로 해체해서 멸치액젓과 물을 섞어서 절여주고 파가 절여진후에 나오는 물을 따라내서 고추가루 , 매실청 , 마늘 , 생강 , 조청등을 넣어서 양념을 만들었어요 . 냄새가 아주 좋으네요 .
배추가 물기가 다 빠졌으니 이제 배추에 양념을 발라줍니다 .
친절한 웬수남편도 장갑을 끼고 마스크까지하고 열심히 양념을 바릅니다 . 뺀돌거리는 십대 아이들게는 문화체험이니 내키지 않아도 2 쪽만 해보라고 반강제로 배추를 안겨주었습니다 . 남편이 김치통에 쌓이는 김치를 보더니 언젠가 김치광고에서 본 김치의 비주얼이 나온다며 감탄을 하네요 . 사진을 잘못찍어서 별로로 보이지만 맛도 정말 좋았어요 . 김장은 아무리 적게 한데도 양이 꽤 되니 맛없게 될까봐 항상 긴장되는데 맛있게 되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 무하고 배 그리고 매실청에서 단맛이 나와서 설탕을 않넣었는데도 은은한 단맛이 살짝 느껴지고 꼭 필요한 재료들로만 넣었더니 과하지 않고 깔끔한맛이 좋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남은 양념으로 김장이 익기전에 먹을 겉절이겸 막김치도 무쳐줍니다.
이 겉절이에 밥을 한대접을 먹은건 비밀아닌 비밀입니다 ㅎㅎ
참, 이번달에 캠핑장을 예약해두긴 했는데 정말 가게될지 취소할지는 모르겠습니다 . 변덕이 죽끓듯하는 아이들과 남편이라 … 캐나다의 눈 쌓인 캠핑장의 모습이 참 멋진데 혹시 가게 되면 보여 드릴께요 . 요즘은 저도 늙는건지 자꾸 집에만 있고 싶은 마음이 드는것이 저의 캠핑에 대한 열정도 사그라지는듯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 이래서 뭔가를 간절이 원하거나 하고싶은 마음이 들때 미루지말고 해야한다고 사람들이 그리 외치는가 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