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일요일밤 뭐하고 계신가요~^^
어제는 비가 하루종일 내리더니
오늘은 바람이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네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행사가 많은 5월이지만
2020년의 5월은 조금 움츠러든 분위기인 걸 어쩔 수 없네요.
솔이네가 5월에 뭐 해먹고 어찌 지냈는지 이야기해볼께요.
-----------------------------------------------------
아직 개학전이라 아이들이랑 우리 부부, 친정엄마까지 다섯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 할 때가 많아요.
이날의 밥상은 '닭다리 간장새송이떡조림'과 '옥수수샐러드', 동치미로 차렸네요. ^^
이 날은 두부에 다진 파를 섞은 계란물을 묻혀 지지고,
오랜만에 소세지도 칼집을 넣어 굽고, 다시마도 데쳐서 초장과 함께 내었어요.
요즘 햇양파도 아삭아삭하고 별로 맵지 않아서 고추장에 찍어먹기 좋더라구요.
멍게비빔밥을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준비한 점심이에요.
채썬 오이와 양파, 새싹채소, 김가루, 무순을 넣고 초장과 참기름을 뿌려서
가족들 모두 한그릇씩 비벼 먹게 했더니 상큼하다고 좋아했어요.
손질한 멍게가 조금 남았는데 둘째가 멍게비빔밥을 또 먹고 싶다는거에요.
어제 남은 채소에 달래간장을 넣고 비벼 먹도록 했습니다.
진하게 끓인 매운 소고기무국을 곁들였구요.
태백이 친정인 아래층 정빈엄마가 곰취와 머위잎을 전해주고 갔어요.
멸치가루와 다진마늘, 다진양파, 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인 강된장을 넣고 싸먹으니
봄내음이 정말 끝내주더라구요.
날이 더워지기 전에 곰탕을 한번 끓여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하나로마트에서 사골과 한우잡뼈를 세일하길래 사다 끓였어요.
큰 들통에 하나 가득 끓여서 가족 다섯이 푸짐하게 먹고
냉동실에 소분해서 넣어두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요즘 동네 마트에서 오이지용 오이를 싸게 팔더라구요.
엄마가 마트앞에서 저한테 오이소박이 먹고 싶냐고 하길래,
그럼~ 맛있지~했더니 뚝딱 만들어준 오이소박이입니다.
(저 자랑하는 거 맞아요.ㅎㅎㅎ)
아버지 계신 요양원에 일주일에 한번씩 반찬과 과일을 싸가지고 갔어요.
이날은 장어 좀 굽고 딸기랑 망고, 포도를 준비했습니다.
아버지 반찬을 쌀 때마다 아버지의 단짝인 태영할아버지 것도 챙겨드리는데
요양사분께 설명을 드려도 가끔 헷갈려하실 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반찬통에 이름을 써서 요양원에 전해드리기도 했어요.
코로나 환자가 많이 줄어들었던 4월말에 요양원에서 문자를 한 통 받았어요.
5월 6일부터 5월17일까지 한시적으로 어르신 면회가 가능하다는 문자였지요.
서둘러 면회신청을 하고, 엄마랑 남편이랑 저랑 면회 첫 날에 아버지를 만나러 갔습니다.
장어랑 살치살을 굽고, 한입에 먹기 좋은 유부초밥도 싸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노지 시금치도 고소하게 무치고 과일도 싸가지고요.
아버지는 많이 마르셨어요. 말씀도 거의 안하시구요.
요양사분이 그러시는데 평소에 아버지께서 식사를 많이 안하신다고 하더라구요.
다음 주엔 전복을 넉넉히 넣어가지고 전복죽을 끓여가야겠어요.
마른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친정엄마께 드릴 작은 카네이션 화분을 준비했어요.
엄마는 화분을 한참 쳐다보더니, 꽃이 너무 예쁘다면서
이거 아버지한테 가져다 드리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구요.
왜 안되겠어요 엄마.
아버지를 면회하던 날, 카네이션 화분을 가져가서
식사하시는 아버지 앞에 놓아드렸어요.
지금은 아버지 침대 머리 맡에 놓여있겠지요.
카네이션 봉우리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려서
울아버지 조금이라도 이쁘게 보실 수 있으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모두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