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래도 삶은 지속되니

| 조회수 : 12,501 | 추천수 : 5
작성일 : 2019-05-20 22:38:49

jasmine님의 명복을 빕니다. 

님을 기억합니다.


글 올리는 간격이 멀어지면 혹 걱정하는 분들 계시지 않을까

의무감이 생기는 오늘입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화장 다 끝내고

그 곳 식당에서 시락국밥을 먹으려고 앉았습니다.

밥술 하나 뜨면서 먹는 일이 왜이리 부끄럽고 화가 나는지

그럼에도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그렇게 삶은 이어집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일은 먹는 것과 자는 일입니다.

그외 사이사이 하는 일은 제 의지로 공부하고 걷고 청소하고

산책시키고~





궁금해하실것같아

저는 타로술사 입니다. 3년 전 심리상담 공부를 시작하려고 보니

이미 나이도 돈도 시간도 다 쪼들리는 상황이라

기득권 밖을 서성이다 타로 공부를 했더랬습니다.


타로, 재밋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타로를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지라

타로를 논문 수준으로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명리, 역시 재밋습니다.

독학하고 있다고 하면 이 업계 사람들은 다 또라이로 봅니다. ㅎ

어느 세월에 그걸 다하냐고

남은 세월만큼 쉬엄쉬엄 하면 언젠가 눈이 뜨일 날이 오겠지 합니다.


어딜 가도 그 놈의 파가 있고, 사람들이 모여 동네를 이루고 있습니다. 

뭔 비법을 전수한다고 기백부터 수천만원대까지 수강료가 남발하고

강호학파 이면입니다.^^


 #

저는 문학, 영화, 음악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살피곤 합니다.

얼마 전 칸영화제 시즌이라 못봤던 지난 황금종려상 영화 두 편을 봤습니다.

The Square 와   The Tree of Life 입니다.

둘 다 인간의 다면성을 리얼하게 표현합니다.

지겨운 예술영화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제가 타로상담을 2년 여 하면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언제 연애할까요?"

마지막 연애가 언제인지, 왜 헤어졌는지 묻습니다.

그 연애들의 공통점을 찾아 봅니다.

그러면 연애패턴이 나옵니다.

남자를, 여자를 보는 기준은 마지막 사람 또는 가장 좋았던 사람이 기준이 됩니다.


20대 청년들의 무기력도 마주하고

과도한 부모의 자식걱정도 보면서

삶의 걸림돌이 되는 부모도 생까,

언제까지 뒷바라지할 지 모르는 부모노릇도 생까라고 합니다.

부모건 자식이건 독립선언 하라고.

시절인연입니다.

그 시절에 끝내야 할 것을 지금은 억지로 끌고 가고 있는지


#

몸의 기억 혹은 기록

늦잠을 잤습니다. 꿈이 생생하면서도 낯설어 한참을 넋놓고 앉았습니다.

30년도 지난, 20대에 만난 남자가 꿈에 죽었다고 여러 장황들로 알려줍니다.

평소에 전혀 생각지도 않은 남자입니다.

이게 몸의 기억인가? 뇌의 기록인가?

내 몸에 얼마나 많은 기록들이 있나

뭐 좀 황당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어쩌면 한 때 애인이였던 그 남자가 생을 떠나면서 내게 인사를 했을 지 모릅니다.


# 황석영의 단편 "돼지꿈" 마지막 구절

'언제 돈 있어 살았냐 속아서 살았지'


# 오늘의 써비스 곡입니다.

jasmine 님의 영혼에 실어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zTlB-TjAzM&list=RDHzTlB-TjAzM&start_radio=1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년공원
    '19.5.21 1:28 AM

    화장터에서 국밥 한 그릇...
    얼마나 힘든 식사였을까요...?

  • 고고
    '19.5.21 3:17 PM

    잊혀지지 않는 순간입니다.

    소년공원님네 즐거운 밥상이 늘 부러워요.^^

  • 2. 쭈혀니
    '19.5.21 5:55 AM

    안그래도 소식 궁금하던 차,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 모습도 궁금합니다만...
    늘 건강하셔요.

  • 고고
    '19.5.21 3:18 PM

    무언의 걱정이 느껴져서^^

    얘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막 산책 다녀와 자빠져 잡니다.^^

    고맙습니다.

  • 3. 쑥과마눌
    '19.5.21 6:25 AM

    눈물은 흘러도..
    목구멍에 밥은 넘어가는 것을요
    토닭토닭

  • 고고
    '19.5.21 3:16 PM

    The tree of life 영화는 세 아들이 나와요. 영화보면서 쑥부인 대중소 아가들이 눈에 밟히더만요.ㅎ

    시와 문학을 좋아하시니 winter sleep 이 영화도 추천합네다.^^

  • 4. 나비언니
    '19.5.21 9:22 AM

    네... 남은 사람들은 또 힘을 내어..

    키톡 소중한글 감사합니다

  • 고고
    '19.5.21 3:21 PM

    키톡이 82쿡 정체성을 이어가는 곳이고,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익숙하고 궁금해지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제가 고맙습니다.

  • 5. 진냥
    '19.5.21 9:58 AM

    글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마음이 허전해서 모든 일에 손을 떼고 있다가 어제는 자스민님의 샌드위치가 문득 생각났어요.
    이렇게 산 사람은 또 살아야겠지요.
    예쁜 아이들과 사랑이 특히 사랑이가 마음쓰입니다.

    고고님의 아이들 사진이 올리왔나 자꾸 들락거렸었는데
    글을 대하니 마음이 나아지네요.
    각자 편린처럼 가진 기억의 조각들이 있겠지만 어느 오후
    맛있는 밥을 먹을때 만났던 그날에 머무릅니다.
    그 중 제일 환하게 웃던 자스민 님이 생각나구요. 빤짝이던 맑은 눈이 생각납니다.
    이제 그만 울어야겠죠. 좋은 기억으로 늘 마음에 남아있을 겁니다.

  • 고고
    '19.5.21 3:29 PM

    죽음, 참 동의할 수 없는 죽음 앞에 황당함과 이건 아니다고 고함지르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 첫 해에 동기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달리했습니다.
    저의 첫 장례식이였습니다.
    그 후 많은 장례식을 다니면서 죽음에 익숙해지면서도
    여전히 낯설고 힘든 상황이 장례식이였습니다.

  • 6. 깡깡정여사
    '19.5.21 10:03 AM - 삭제된댓글

    너무나 황망하여 며칠동안 차마 댓글을 달 수가 없었어요.
    님 글의 표현처럼 화장터에서 국밥을 먹는 기분같았습니다.

    어제 국거리 고기를 고르는데, 갑자기 자스민님이 사태 푹 끓여 먹으면 쫄깃하고 맛있다고 하는것 같아
    사태 골라 정성스레 자스민님 방식으로 고기국 끓여 가족들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요리바보였던 저에게
    일만 하던 너도 똑부러지게 요리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던 자스민님,
    부디 그곳에서 평안하세요.

  • 고고
    '19.5.21 3:30 PM

    그렇게 삶은 밥상으로 이어지나 봅니다.

  • 7. 마리스텔요셉
    '19.5.21 10:17 AM

    궁금했었는데 소식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토요일부터 자스민님 소식으로 계속 눈물이나네요.
    삶은 잔인하게 지속되고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살핀고 계신 고고님
    건강 잘 챙기며 지내세요.

    날이 참 좋아요. 그죠?

  • 고고
    '19.5.21 3:31 PM

    날이 하도 좋아 산책 다녀왔습니다.
    나무그늘이 좋아지는 계절이 성큼 왔네요.
    고맙습니다.

  • 8. 세잎클로버
    '19.5.21 10:35 AM

    몇십년을 게시판에서 글만 읽으며 지낸 저지만 자스민님 너무도 좋은 분이라 기억됩니다. 좋은곳으로 가시길 ...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 고고
    '19.5.21 3:32 PM

    많은 이들이 이 곳을 다녀갔고 남아있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평안하실 겁니다.

  • 9. 메리웨더
    '19.5.21 10:53 AM

    일요일부터 일하는 사이사이 자스민님 생각에
    목이 뜨겁고 가슴이 애려 힘들었습니다.
    블로그에서 같은 견주맘으로 이런저런 소통을 하던지라
    남겨질 사랑이 걱정도 한 몫을 했지요.
    그런 사랑이도 아프단 소식에
    저도 밥 숟가락이 무겁고 뭘 먹고 싶지 않네요.
    너무도 갑작스러워
    이 맘을 어떻게 추스려야 할 지 ...
    오이,,불고기...햄...비지..자스민님이 생각날
    식재료가 뱅글뱅글 머리에서 맴돕니다.

  • 고고
    '19.5.21 3:39 PM

    저희집 노견들의 일상을 갈수록 눈여겨 봅니다.
    언제고 오겠지요.

    잘 챙겨 드세요. 남은 자의 도리입니다.

  • 10. 꽃게
    '19.5.21 12:14 PM

    고고님 띄워주신 음악 감사합니다.

  • 고고
    '19.5.21 3:38 PM

    Thrill 을 Life로 나름 생각해봤습니다.

    전율이 없는 삶....

  • 11. Junhee1234
    '19.5.21 1:24 PM

    반성도 하며 ~~
    글을보자 마자 내가 달았던 댓글로 상처를 주었던건 아닌지 이런 이기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사는일이 나이가 먹을 수록 쉬운건 아니라는 생각이드니 참 어려워요

  • 고고
    '19.5.21 3:40 PM

    쉬우면 어디 삶인가요.
    나이들수록 더 어렵다는 느낌은 아마도 삶 앞에 겸손해지는 거 아닐까요

  • 12. 숨은꽃
    '19.5.21 3:55 PM

    가신님의 평안한 안식을 빕니다
    걍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좋아한다는 표현을 자스민님 책을 사는것으로~

    참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감시합니다

  • 고고
    '19.5.21 4:09 PM

    그 시절이 좋았어요.
    습관적으로 자게는 가지만 그냥 쑥 보고 나와요.
    남의 삶은 사는 게 그게 그거지 싶어도
    내 삶은 어찌나 지구만큼 무거운지^^
    저도 감사합니다.

  • 13. 숨은꽃
    '19.5.21 3:59 PM

    사랑이가 아프군요 ㅠ
    우리 하늘이는 열세살의 나이로
    작년 여름 끝자락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제 가슴에 안겨 섬그늘 노래를 들으면서~

  • 고고
    '19.5.21 4:12 PM

    차라리 내 품에 안겨 다리를 건너가는 건 끝까지 지켜줬다는 마음덕분에 조금 덜했어요.
    사고로 죽은 녀석은 너무 참담하게 오래 아프더군요.

  • 14. 해피코코
    '19.5.21 4:07 PM

    새벽에 깨어서 올려주신 음악 잘 들었어요.
    The Square, The Tree of Life 영화 추천도 감사합니다.
    고고님 글은 언제나 좋네요. 건강하세요~

  • 고고
    '19.5.21 4:14 PM

    winter sleep 영화도 괜찮았어요.
    세 영화가 다 2시간 넘어요.^^

    코코한데 안부전해주세요.
    고맙습니다.

  • 15. mama
    '19.5.21 4:24 PM

    고고님 글의 애독자인 저로서 화장터의 국밥이 목을 탁 메이게 하는군요.
    저도 어제 어묵을 사서 샐러드를 만들며 그분을 나름 제 방식으로 추모했습니다.
    그리고 고고님.
    음악 감사합니다

  • 16. 테디베어
    '19.5.21 4:58 PM

    저도 막내 생일이 23일이라 쟈스민님 불고기하려고 레시피 복습 중입니다.
    남은 우리는 또 살아가겠지요.
    비오는 토요일 밤부터 계속 제 차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OST-타이틀곡 A Love Idea-입니다.
    막내와 둘이서 계속 책얘기, 쟈스민님 얘기 중입니다.
    막내도 5월 반친구 한명을 뇌줄혈로 보냈거든요 ㅠ

  • 17. 목동토박이
    '19.5.21 8:13 PM

    저는... 20살때 교회 가장 친하던 언니 두명을 한번에 잃었었네요. 꽃다운 나이 24살.
    그리고 30살때... 동기녀석이 처자식 놓아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운전대에서 손을 내려놓았지요... 십여년넘게.
    하....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당분간은 자스민님의 레시피로 요리를 못할 것 같아요 ㅠㅠ
    너무도 깨끗한 서울 하늘과 공기... 햇살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 18. 조은맘
    '19.5.21 8:55 PM

    저 어제는 쟈스민님의 오이무침을 오늘은 불고기양념을 재서 남편 밥상을 차렸어요.
    82쿡에서 알게되어 블로그까지 드나들며 사랑이 소식과 쟈스민님의 글을 읽었더랬죠.
    비록 직접 뵌적은 없지만 제 마음이 쓰리고 아파요.
    좋은곳에 가셨을거라 믿어요.

  • 19. 고지대
    '19.5.22 1:49 PM

    매일 눈팅만 하다 일부러 로긴 했어요.
    어느듯 60대로 접어든 내 나이,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요리엔 초보딱지를 떼지못했지만
    자스민님의 글 을 따로 저장해두고 들여다보곤 하는데 정말 안타깝고 황망스럽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그곳에서도 나눔하시면서 영면 하시리라 믿습니다.~~~~

  • 20. 화신
    '19.5.29 9:24 PM

    글 감사드립니다,,,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9994 간설파마후깨참 30 조아요 2019.06.06 12,603 4
39993 망종 풍경 추가글입니다 (식빵) 22 수니모 2019.06.05 7,426 4
39992 먹고 살기 2 22 뽀롱이 2019.06.05 8,876 4
39991 망종 풍경 34 수니모 2019.06.04 7,291 4
39990 파김치 예찬 50 개굴굴 2019.06.04 10,364 4
39989 먹고 살기 23 뽀롱이 2019.06.04 8,323 4
39988 신랑 몸보신 시키기 50 miri~★ 2019.06.03 11,497 6
39987 82를 추억하며... 25 빨강머리애 2019.06.03 8,310 5
39986 큰아들 밥들 보고서 33 나비언니 2019.06.01 12,310 4
39985 햄버거와 달다구리들 12 ilovemath 2019.05.31 8,145 4
39984 김밥먹고 기생충 ㅎ 18 고고 2019.05.31 10,422 3
39983 Jasmin님께 배운 삶의 자세. 40 EuniceYS 2019.05.29 15,424 6
39982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80 jasminson 2019.05.28 20,143 34
39981 자스민님을 기리며 26 간장종지 2019.05.28 12,725 6
39980 추모의 밥상 27 고독은 나의 힘 2019.05.27 12,559 6
39979 내편이 차려준 밥상 (2)-가지덮밥 27 수수 2019.05.27 7,728 3
39978 감사합니다 31 ilovemath 2019.05.25 11,105 7
39977 내편이 차려준 밥상 (1) 30 수수 2019.05.24 8,832 5
39976 막내 생일입니다. 22 테디베어 2019.05.23 9,856 7
39975 오조오억년만의 키톡입니다 15 조아요 2019.05.22 9,365 5
39974 이제 마흔, 82키드의 근황... 60 나비언니 2019.05.22 15,315 15
39973 그래도 삶은 지속되니 33 고고 2019.05.20 12,501 5
39972 그녀들의 우정 - 잘 가요, 친정언니가 있었다면 쟈스민님 같았을.. 84 개굴굴 2019.05.20 20,708 14
39971 감사합니다. 60 loorien 2019.05.19 16,914 14
39970 어버이날, 조금은 슬픈. 29 솔이엄마 2019.05.14 18,429 9
39969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 20 주니엄마 2019.05.12 11,119 4
39968 자연이 나의 위안 13 수니모 2019.05.11 10,616 8
39967 111차 봉사후기) 2019년 4월 산낙지 한상차림!!!| 5 행복나눔미소 2019.05.11 4,90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