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기에 나가 떨어지는 여름이 닥치기 전
5월의 텃밭은 평화롭습니다.
원두막에 올라
열씸인 남편을
주로... 바라봅니다 ㅎ
딸기꽃과 민들레가 벌을 기다립니다.
지금은 잎에게 자리를 내준 싸리꽃과 복숭아꽃
무상으로 얻어가는 수많은 자연의 먹거리들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자연산 달래의 위용
텃밭옆의 개울로 내려가면
가뭄으로 水량이 줄어들긴 했어도
눈과 귀가 시원합니다.
저 풀섭 사이사이로 제 전용 돌미나리꽝이 숨어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내어 줍니다.
줄기는 데쳐서 먹고 이파리는 말려서
당근잎을 얻기 전까지 파슬리가루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당근수확철에 영양이 더 많은 잎사귀를 버리지 않고 말렸다가 먹어요)
미술하듯 피자 위에 멋스럽게 걸쳐도 보고..
노동에 참이 빠질 수 없지요.
쑥베이스.. 콩가루와 검은깨 인절미를 서둘러 만들고.
내친 김에 쇠머리떡도 만듭니다.
찾아보면 밭일거리가 천지삐까리 이지만
놀다..쉬다.. 한숨 자다..
다 내맘 입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경이롭기만 합니다.
쪼맨한 콩알 한쪽이
천근같은 흙 부스러기를 머리에 이고
첫 떡잎을 내게다 보여줄 때
안쓰러움과.. 기특함과.. 고마움으로
흙을 털어내고 쓰다듬어 줍니다.
수백 알의 결실로 내게로 돌아올 때는
나는 늘
처음처럼
감탄합니다.
내... '혼자'를 즐긴다 하여
덥썩 주문한 이 책엔
삶에는 이유가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것..이라
필경
어쩌지 못해 살아간다고는 해도
세상 이치에 혼자가 있겠습니까.
바람과 물과 태양과.. 벌레들까지
나는
자연과 함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