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찾아보니 2011년도 7월에 글 올린게 마지막이였네요.
제가 올린 마지막 글이 시어머니에 대한 글이라
제 글을 읽으면서도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올 3월에 어머님이 하늘나라로 가셨거든요.
그리 길지않은 시간이나마 어머님 간병하면서 실컷 보듬고 쓰다듬으며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꿈결같기만 합니다.
그래도 남은 자는 살아야겠기에 슬픔을 추스리며 다시 밥하면서 일도하고
홀로 배낭여행도 다녀왔지요.
하지만 순간마다 이거 어머니 좋아하셨던 건데...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운 거야 말로 다할수 없지만 그모든 시간을 함께 했던 가족들이 있어서
큰 위안이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우리 가족만큼 많이 웃은 사람들도 없을꺼예요.
아기가 되신 어머님을 돌봐드리는 일이 참 육체적으로 힘 들었지만
또 그렇게 보람있고 사랑스러울수 없었거든요.
이렇게 생의 고비를 넘기며
어른이 되어가고 인생을 배워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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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들어와서 끝도 없는 수다를...ㅎ
오늘 아침과 점심입니다.
운동다녀온 남편이 부추 순대를 쪄서
쑹덩쑹덩 썰어줬어요.
냄새도 안나고 왠만한 가게 순대보다 맛있더군요.
지인이 직접 기르신 야채들과
소금이나 소스없이 함께 먹었어요.
요즘 한창 맛있는 자두는
저는 좋아하는데
남편은 수련회에서 먹었던 기억이 안좋다며 싫어하고
딸아인 새콤하다며 안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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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쌀 초밥용 밥을 짓습니다.
흰쌀을 씻어 불려서
압력솥으로 지었는데
초밥용 밥물은 10프로쯤 적게 잡아요.
밥이 되는 동안
밥공기 2개 분량에
(식초2: 설탕1: 소금 0.3)
단촛물을 만듭니다.
요즘 남편의 혈압때문에 비상이므로
소금은 적게 잡았어요.
실은 저것보다도 더 적게... 죽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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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상태에서 단촛물을 붓고,
살살 저어주며 한김 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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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동안 연어를 준비하는데
연어를 반으로 잘라
초밥용으로 비스듬히 썰어봤어요.
요리사가 아니므로 잘 안되어도
스스로를 그만하면 잘한다고 다독이면서...
나름 균일하게 잘 썰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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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위에
적당히 식은 밥 조물조물 한것과
와사비 약간을 올리고
(마침 일본서 사온 생 와사비가 있었네요.)
연어올려 꾸욱 놀러줬어요.
이쁘게 담아서
케이퍼가 없어
양파와 파, 우매보시를 얹어 보았는데
모양도 색깔도 너무 이쁜거예요.
요리조리 사진찍고,
벌써 대학3년이 된 딸아이 뺑양것도
담아 요리조리 돌려찍어 봅니다.
남들 쉬는 토요일에 출근해야하는 남편이
이렇게 예쁜 도시락을 들고 일하러가려니 싫다면서
꼭 놀러가야 할것 같다고 하며 나갔고,
낮에 스터디가 있는 뺑양도
차마 배가불러 다 먹고 못가니
꼭 남겨두라면서 나갔습니다.
사실 전 연어를 별로 안좋아해요.
만들면서 맛도 안봤습니다.
대신 옆에 있는 뺑양과 뺑부에게 계속 맛보여 줬습니다.
자칭 입맛 예리한 두분이 맛있다고 했으니 맞을겁니다.
막판엔 남은 밥에 연어를 둘둘 말아
기름없는 팬에 구워줘봤는데
색다른 맛임에도
또 다르게 맛있다네요.
가족이 다 모이는 오늘 저녁에 한번 만들어 보세요.
어머니와 같은 집에 살진 않았지만
자주 오시는 어머니를 위해 스테이크용 개인 철판 접시나
기타 개인 조리용 도구들을 전부 4셋트로 준비했었어요.
그외에 어머님 아버님 유품으로만 방하나가 꽉찼는데
주인 잃은 물건들을 정리할때마다 어쩌면 그리도
잘한 기억은 하나도 안나고 잘 못한 기억만 나는지요.
틀림없이 마음을 다해 잘한다고 한적도 있었던것 같은데 말예요.
이래서 부모님 살아생전에 더 잘하라고 하나봅니다.
하지만 부모의 사랑에 견주지 못할 불효의 기억으로
자식의 몫은 언제나 후회뿐인것 같습니다.
영원한 내리사랑... 이또한 인생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