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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너무 오랫만이라 부끄럽네요. 연어초밥으로 살포시 인사드려요.

| 조회수 : 11,803 | 추천수 : 8
작성일 : 2016-07-02 13:28:41

세상에나...찾아보니 2011년도 7월에 글 올린게 마지막이였네요.

제가 올린 마지막 글이 시어머니에 대한 글이라

제 글을 읽으면서도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올 3월에 어머님이 하늘나라로 가셨거든요.

그리 길지않은 시간이나마 어머님 간병하면서 실컷 보듬고 쓰다듬으며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꿈결같기만 합니다.


그래도 남은 자는 살아야겠기에 슬픔을 추스리며 다시 밥하면서 일도하고

홀로 배낭여행도 다녀왔지요.


하지만 순간마다 이거 어머니 좋아하셨던 건데...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운 거야 말로 다할수 없지만 그모든 시간을 함께 했던 가족들이 있어서

큰 위안이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우리 가족만큼 많이 웃은 사람들도 없을꺼예요.

아기가 되신 어머님을 돌봐드리는 일이 참 육체적으로 힘 들었지만

또 그렇게 보람있고 사랑스러울수 없었거든요.


이렇게 생의 고비를 넘기며

어른이 되어가고 인생을 배워가나봅니다.

.

.

모처럼 들어와서 끝도 없는 수다를...ㅎ

 

오늘 아침과 점심입니다.




운동다녀온 남편이 부추 순대를 쪄서

쑹덩쑹덩 썰어줬어요.

냄새도 안나고 왠만한 가게 순대보다 맛있더군요.




지인이 직접 기르신 야채들과

소금이나 소스없이 함께 먹었어요.



요즘 한창 맛있는 자두는

저는 좋아하는데

남편은 수련회에서 먹었던 기억이 안좋다며 싫어하고

딸아인 새콤하다며 안먹네요.
.

.

도시락 쌀 초밥용 밥을 짓습니다.

흰쌀을 씻어 불려서

압력솥으로 지었는데

초밥용 밥물은 10프로쯤 적게 잡아요.



밥이 되는 동안

밥공기 2개 분량에

(식초2: 설탕1: 소금 0.3)

단촛물을 만듭니다.


요즘 남편의 혈압때문에 비상이므로

소금은 적게 잡았어요.

실은 저것보다도 더 적게... 죽염으로.

.

.



뜨거운 상태에서 단촛물을 붓고,

살살 저어주며 한김 식힙니다.

.

.






식을동안 연어를 준비하는데


연어를 반으로 잘라

초밥용으로 비스듬히 썰어봤어요.


요리사가 아니므로 잘 안되어도

스스로를 그만하면 잘한다고 다독이면서...





나름 균일하게 잘 썰었네요.

.

.




랩위에

적당히 식은 밥 조물조물 한것과

와사비 약간을 올리고

 (마침 일본서 사온 생 와사비가 있었네요.)







연어올려 꾸욱 놀러줬어요.




이쁘게 담아서



케이퍼가 없어

양파와 파, 우매보시를 얹어 보았는데

모양도 색깔도 너무 이쁜거예요.


요리조리 사진찍고,



벌써 대학3년이 된 딸아이 뺑양것도

담아 요리조리 돌려찍어 봅니다.


남들 쉬는 토요일에 출근해야하는 남편이

이렇게 예쁜 도시락을 들고 일하러가려니 싫다면서

꼭 놀러가야 할것 같다고 하며 나갔고,


낮에 스터디가 있는 뺑양도

차마 배가불러 다 먹고 못가니

꼭 남겨두라면서 나갔습니다.


사실 전 연어를 별로 안좋아해요.

만들면서 맛도 안봤습니다.

대신 옆에 있는 뺑양과 뺑부에게 계속 맛보여 줬습니다.


자칭 입맛 예리한 두분이 맛있다고 했으니 맞을겁니다.



막판엔 남은 밥에 연어를 둘둘 말아

기름없는 팬에 구워줘봤는데

색다른 맛임에도

또 다르게 맛있다네요.

가족이 다 모이는 오늘 저녁에 한번 만들어 보세요.


어머니와 같은 집에 살진 않았지만

자주 오시는 어머니를 위해 스테이크용 개인 철판 접시나

기타 개인 조리용 도구들을 전부 4셋트로 준비했었어요.


그외에 어머님 아버님 유품으로만 방하나가 꽉찼는데

주인 잃은 물건들을 정리할때마다 어쩌면 그리도

잘한 기억은 하나도 안나고 잘 못한 기억만 나는지요.


틀림없이 마음을 다해 잘한다고 한적도 있었던것 같은데 말예요.

이래서 부모님 살아생전에 더 잘하라고 하나봅니다.

하지만 부모의 사랑에 견주지 못할 불효의 기억으로

자식의 몫은 언제나 후회뿐인것 같습니다.


영원한 내리사랑... 이또한 인생이겠죠.

왕언냐*^^* (wwwnoel)

저도 일하면서 밥해먹는 아줌마예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곰세마리 집으로 놀러오세요. https://bit.ly/3qZ5kEI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희주
    '16.7.2 5:45 PM

    음식을 참 먹음직스럽게 잘 하셔서 가금 블로그에 가서 음식 구경했던 사람인데요. 시어머님 모시고 가족 여행도 많이 하시고 음식도 정성스럽게 해 드리고 하는 모습들이 귀감이 많이 되었었습니다. 애 쓰셨습니다.

  • 왕언냐*^^*
    '16.7.3 7:46 AM

    희주님, 따쓰한 댓글에 큰 용기를 얻습니다.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성장할수 있어서 감사해요.
    희주님의 따뜻한 마음에 많은 분들이 기쁨을 얻는 나날되시길 바래요.

  • 2. 달달구리
    '16.7.4 12:24 AM - 삭제된댓글

    잘 안되어도 그만하면 잘하는거다 스스로를 다독인다는 대목이 참 좋네요.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 왕언냐*^^*
    '16.7.4 9:52 AM

    달달구리님, 고마운 댓글...감사합니다.
    어머님을 떠나 보내는 마음이 전인생을 뒤흐드는 사건으로 다가왔습니다.
    결혼후 20년 넘도록 한번도 어머님을 의식하지 않고 지낸적이 없었는데
    소천하시고 나니 그 빈자리로 인해 더 크게 생각이나네요.
    슬프지만 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질것이고...또 스스로를 다독일테죠.
    그때도 달달구리님처럼 누군가가 그만하면 괜찮다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면 감사할것 같습니다.

  • 3. 깡통
    '16.7.5 7:43 PM

    앗,어디서 많이 본듯한 사진인데...했더니
    백도사님이네요?
    블러그에서 보다가 82에서 만나니 반가워요~~~~~~~~^^
    rose라는 아줌마예요 ㅋㅋ
    자주 만나요^^^^

  • 왕언냐*^^*
    '16.7.5 11:17 PM

    어머나... 블로그 친구를 여기서도 만나다니...저도 반가와요.^^
    오래전...10년전...부터 82회원이였답니다.
    올라오는 요리부터 기타 여러가지 사연들 읽느라고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거리며 눈팅하고 있지요.

  • 4. hangbok
    '16.7.5 8:46 PM

    와....연어 초밥을 집에서...저도 도전 해 봐야 겠어요.
    연어 초밥은 도시락으로 얼마나 동안 있다가 먹을 수 있을까요? 손님 오실 때 그 전날 준비 해도 될까요?

  • 왕언냐*^^*
    '16.7.5 11:22 PM

    집에서 해 먹으면, 맛은 일식집보다 덜하겠지만
    믿을 수 있고 식구들 입맛대로 조정가능해서
    종종 해 먹어요.
    초밥도시락은 두세시간 안에 먹는게 좋아요.
    이런 날씨에 전날 준비하면 안될것 같구요.
    손님오시기 한시간전쯤 재료준비 끝내셨다가
    오실즈음부터 조물조물 만드시면... 삼십분도 안걸려
    한접시 만드실수 있을꺼예요.

  • 5. 뮤뮤
    '16.7.6 12:38 PM

    백만년만에 로긴합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풍겨는데나오는 글에, 오늘 아침 어머니랑 한시간 여를 신나게 수다떨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 어머니가 또 보고 싶네요.
    친정엄마도 좋지만, 결혼해서 또 정말 무한대의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어머니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거든요.
    무뚝뚝한 아들만 있는 집에 들어와 시동생은 결혼을 아직도 안했으니,
    시어머니 수다와 시댁한풀이는 제 몫이랍니다.
    처음에는 막 공감해서 분해하며 들었는데, 이제는 십삼년간 들으니 네네~ 건성으로 장단만 맞춰드려요.
    그래도 핸드폰에 우리딸이라고 저장해 놓으시고 베풀어 주시는 부모의 사랑에 정말 저는 복이 많구나 싶어요.
    사는게 바쁘다고 전화도 잘 안하고, 또 오시면 집안 청소 하신다고 헤집어 놓고 가셔서 짜증도 내지만,
    그래도 우리 어머니께 넘 감사합니다.
    왕언니 말씀대로, 살아계실때 더더더더 잘해야겠어요.
    가슴 아픈 글에 또 제얘기만 적어놓고 가네요. 제가 이렇게 눈치가 없네요.
    가족들이랑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왕언냐*^^*
    '16.7.7 1:06 PM - 삭제된댓글

    어머나...뮤뮤님... 저도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맘껏 수다떠실수 있게 늘 열린귀로 있으려고 노력했고,
    저역시 엄니께만 왕수다를 떨곤 했다지요.
    거기다 제 일 도와주신다고 몸을 안사리셔서
    울 집에 오심 청소못하시게 하느라 일부러 일꺼리를 만들어 두었다니까요.
    당시엔 좀 피곤하다 느낄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죄다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어머니께서 전화하시던 시간에 벨이 안울리는게 아직도 그렇게 이상할수가 없어요.
    전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날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보니 다 소용없네요. 그저 죄송하고 또 보고싶고...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는 뮤뮤님이 참 부럽네요.

  • 왕언냐*^^*
    '16.7.7 1:08 PM

    어머나...뮤뮤님... 저도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맘껏 수다떠실수 있게 늘 열린귀로 있으려고 노력했고,
    저역시 엄니께만 왕수다를 떨곤 했다지요.
    거기다 제 일 도와주신다고 몸을 안사리셔서
    울 집에 오심 청소못하시게 하느라 일부러 작은 일꺼리를 만들어 두었다니까요.
    당시엔 좀 피곤하다 느낄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죄다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어머니께서 전화하시던 시간에 벨이 안울리는게 아직도 그렇게 이상할수가 없어요.
    전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날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보니 다 소용없네요. 그저 죄송하고 또 보고싶고...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는 뮤뮤님이 참 부럽네요.

  • 6. 왕언냐*^^*
    '16.7.7 1:06 PM - 삭제된댓글

    어머나...뮤뮤님... 저도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맘껏 수다떠실수 있게 늘 열린귀로 있으려고 노력했고,
    저역시 엄니께만 왕수다를 떨곤 했다지요.
    거기다 제 일 도와주신다고 몸을 안사리셔서
    울 집에 오심 청소못하시게 하느라 일부러 작은 일꺼리를 만들어 두었다니까요.
    당시엔 좀 피곤하다 느낄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죄다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어머니께서 전화하시던 시간에 벨이 안울리는게 아직도 그렇게 이상할수가 없어요.
    전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날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보니 다 소용없네요. 그저 죄송하고 또 보고싶고...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는 뮤뮤님이 참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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