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처음에 바쁘다 보니 재료를 사놓고 뜸해졌던 그 일이...... 큰 아이를 보내놓고선 도저히 할 수가 없었어요.
저랑 다른 부분도 많았지만..절 닮은 부분도 참 많았던 큰 아이~~
음식 솜씨며 케잌같은 거 굽는 솜씨도 참 좋았지요.
어릴 적부터 손님이 오시면 제가 했던 걸 눈 여겨 보았던지 솜씨나게.. 모양내서 과일도 깎아내오고... 그래서 어쩜 아이가 저러냐고 그런 소리도 참 많이 들었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책을 보고 흉내내가면서..오븐에서 케잌을 구웠는데 좀 엉성했지만 처음 했던 것치곤.... 썩 잘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어디서 배우지도 않고 저에게 가르쳐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독학으로 케익 굽던 아이...
아마.. 저보다 훨씬 더 재주가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을정도로 눈썰미도 좋고 손재주가 뛰어났던 그 아이...
엄마 나중에..나중에 나랑 카페같은 것 안해볼래???
나이들어서는 직장 다니는 것보다는 그런 일..내 일을 해보고 싶다고...
엄마는 카운터 봐..내가 주방이며 뭐며 다 알아서 할테니...
이쁜 카페를 엄마랑 저랑 나중에 같이 하자고 그랬던 아이..
그 아이때문에... 정말이지 도저히 뭐든 만들고 싶단 생각 자체가 안들어... 많았던 재료들...
유통기한 넘겨..몽땅 다 폐기처분했는데... 무슨 생각에 지난 주말에 카스테라를 구웠습니다.
근데 왜 그리 모든 게 낯설고.... 서툴던지..... 영 엉망이었지만...그래도 구웠어요.
나가사키 카스테라... 저희 집은 버터들어가지 않은 카스테라를 좋아하는데 할려고 보니 우유도 없고..
연유에 물 좀 붓고 했네요...
우유 3큰술, 꿀 2큰술과 청주 2큰술 중탕하고...

중력분 150g 체에 한번만 내리고.. (귀찮아서...)

주말이라 아이들 입이 심심한 것 같아서 하긴 하지만
아직... 흥이 나질 않아서인지...
계란도 별립법(흰자와 노른자 따로 머랭내기)으로 하지 않고 그냥 한데 섞어하는 공립법으로 거품냅니다.
계란 6개는 미리 실온에 꺼내 놓았다가 써야 좋고요..
거품기를 이용해서..충분히 거품내는데 중간에 두번에 나눠 설탕 100g과 소금 1/4작은술을 넣어줍니다.
(전 이게 맞는 것인지도 잘 모르지만 고속으로 돌리다가 중속으로 충분히 빳빳하게 거품이 나면 그 때 저속으로 약간 더 돌려줍니다.)
이보다 조금 더 빳빳하게 거품이 나면 좋은데 그냥 이 정도로만 거품냈어요.

그런 다음에 중탕한 우유와 정종 넣고.... 재빨리 밀가루를 넣고 바닥을 쳐가면서 고루 잘 섞어줍니다.
이 때 거품을 죽이지 않으면서 날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섞는 것이 중요 포인트~
그냥 식빵틀과 제누와즈 원형틀 2군데 나눠 반죽을 담고 바닥을 탁탁 쳐서 고르게 한 다음에
180도 예열된 ...오븐에 10~15분 정도 굽다가 색이 나면.. 160~150도로 낮춰서 20~25분 정도 구워 주면 됩니다.


빵같은 걸 안 구으니깐..이런 오븐 쓸 일도 없어서 왜 이리 오븐기도 작동이 서툴고 어색하던지..한참을 헤맸습니다.
뭐든 꾸준히 해서 손에 익어야 하는데... 한동안 안하면 늘 이모양이지요...

우여곡절끝에 구워진 카스테라...
거품이 약간 덜 난 상태에서 그랬는지 더 폭신폭신하면 좋았을텐데... 상품성이 약간 떨어진 상태로 구어졌습니다.
그래도 너무나 오랫만에 먹는 빵이라 그런지... 아이들.... 먹성 좋게 먹어댑니다.


아마.. 큰 아이가 봤으면 한 소리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것 또한 절 닮아서지만... 뭐든 완벽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던지라... 빵 품평이 신랄했을 것도 같네요.
뭐야... 잘 좀 구워보지.. 오랫만에 하면서 하고 말이죠..

역시 일요일에 라면 사리까지 들어간 국물 떡볶이도 해서 먹었고요..

감자채를 프라이팬에 쫙 깔아 놓은 다음에..그 위에 밀가루 반죽을 아주 얇게 흩뿌려서 한번 감자채전을 구워 보기도 했어요.

그러니깐 이런 모양으로 구워지네요.

무이파 태풍이 며칠 동안 기승을 부리며 비를 뿌리고 물러 간 다음날... 햇볕이 반짝하길래.. 아파트 산책을 나갔어요.

산다는 건...참 별거 아닌데...
이렇게 잔잔한 것인데......
우리는 왜 그리 핏대를 올리며 사는 것인지... 이런 들꽃, 풀을 보면서 반성해봅니다.

비 온 다음이라.... 빗방울이 아직도 맺혀 영롱하네요..
참 이뻐요.. 그렇죠?

너무 이뻐서 이리 저리 방향을 바꿔가면서 자꾸만 찍고 있는 나를 들여다봅니다..
너도 이렇게 이쁘게 살고 있니?? 하면서~

어제 저녁에 가지를 렌지에 쪘어요.
가지 하나.. 렌지 3~4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약간 씹히는 질감을 좋아하신다면 3분,,, 더 몰랑몰랑한 질감을 좋아하신다면 4분 이렇게요.

오이나물... 소금에 절였다가 그냥 깨소금, 참기름만 넣고 무치는 오이나물.담백하니 맛있다고 아이들이 좋아해요.
만들기도 엄청 쉬워서 전 더 좋아합니다.

요즘 문학동네란 카페에서 정민 교수님이 삶과 만남이랑 온라인 게시판 강의를 연재하시는데..
읽어보니 참 좋더군요.
다산 선생님과 제자 황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스승과 제자의 참된 관계가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계세요.
부모로서도 새겨야 할 말도 많고... 공부하는 자의 마음자세... 태도 등등...읽으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습니다.
그래서 노트 하나를 정해서 정리해가면서 강의를 따라가기로 합니다.

다산 선생님은.... 초서 공부를 무척 중요하게 여기셨대요.
베껴가면서 음미하는 공부요..


그 강의 중 3번째 마디에서.... 다산과 제자 황상의 일화가 소개되면서...
한 사람의 영악하고 그릇된 천재보다는 우직한 둔재의 노력이 더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특히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둔재에 속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도 해서..눈이 번쩍 띄이더군요.
자세한 내용 소개는... 제 블로그에 소개해놓았으니 참고하실 분은 참고하시고요.
http://blog.naver.com/hwa1875/120136681330

이제 오늘 아침입니다.
비가 지나가니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자꾸 꾀가 나서 밥해먹기 싫으시지요?
저도 그래요...
그래도 어쩌겠어요..먹고는 살아야지...
아침에 골뱅이 하나 따서 무치고..

마늘종이 아직도 나오더군요.
그래서 한단 사다... 볶을려고 합니다.
양파도 좀 넣어서 같이요.

오늘 아침 밥상 그릇 먼저 코디해보고~~~

이것도 아마 성격일 거에요..뭐든 반듯반듯한 것 참 좋아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참 못말리는 것이..이렇고 혼자 뿌듯하다는 것..중증인가요? ㅎㅎㅎ

양배추 한통 사서.. 초절임을 할려고 하는데.. 맨 안쪽 자잘한 잎들은 사실... 부스러기같아서리...
그냥 겉절이나 해먹을까 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이런 저런 야채를 모아 모아서... 썰어 놓고..

감자 두 개도 각각 8등분하여 렌지에 4분정도 살짝 익혔다가..
튀김가루 반죽옷을 입혀 반튀김을 할까 하고요.

반은 그냥 하고..반은 집에서 말린 파세리 가루를 조금 넣어주었어요..

기름 넉넉히 두르고 튀기듯 전을 부치는 것..이게 제가 말하는 반튀김입니다.


영양부추, 깻잎, 양배추, 오이..이렇게 준비한 야채겉절이...
겉절이 양념은요..
진간장 3술, 고춧가루2술, 다진마늘1작은술, 멸치액젓 1술, 참기름 반술, 설탕 2작은술, 다진파 반술, 송송 썬 쪽파 2술, 통깨, 소금 약간씩.. 이 비율이 기본이고요.. 약간 짭잘하다 싶은 분은 여기에 다시마 국물을 2큰술 정도 넣으시면 딱 좋습니다. 참기름은 맨 나중에 넣으세요.
김치 한 포기 통째로... 씻어서 쌈 싸 먹게 준비했고요.

마늘종 볶음.. 잔 새우를 넣어서 더 고소한 맛이 나도록 합니다.
홈메이드 맛소금, 통깨,참기름으로만 양념했어요.

감자 두가지 색으로 한 반튀김~

그리고 이게 뭐냐면요...
백태..메주콩을 요새... 콩국수 많이 해 먹자나요..
그걸 좀 넉넉히 불려 놓았다가 많아서 냉장고에 넣어두니깐 싹이 나기 시작하는거에요....
싹이 나서 이걸 어쩌지??? 하다 이참에 그냥 콩나물로 키워봐?? 싶더라눈..
그렇게 키운 무지하게 짧은 콩나물.. 국물 잘박하게 무쳤어요.
이거.. 근데 괜찮은데요?
고소하니 먹을만 해요..

양배추 데친 잎.. 쌈 싸 먹을 용도에요.

얘랑 같이요.

이렇게 해서 차려진 아침밥상...

아직 된장만 안 온 상태...
그리고 골뱅이무침만 안 얹은 상태...

된장도 왔어요..
맛있게만 먹어주면 됩니다.

양배추쌈.. 김치쌈에는 이런 쌈장도 필요합니다.

골뱅이무침도 야채겉절이 위에 턱하니 자리를 잡았습니다.

얘가 바로 백태로 키운 제 콩나물이에요..
첨 키우다 보니 상태가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죠?
한번 더 키우면 이젠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맨 처음에 날 더운데... 콩나물 줄기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실온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검은 비닐봉지 덮어서 실온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물을 주곤 했더니만...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황급히 냉장고에서 키웠어요.
콩나물 저 첨 키워봐요..
경험자들..제게 조언 좀 해주세요.. 어떻게 해야 잘 크는지..
전 콩나물콩으로만 콩나물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백태가지고도 되네요..담에 야심차게 서리태가지고 도전할까 봐요^^

그렇게 아침을 먹고..
날도 덥고 해서 점심에 남은 야채겉절이랑 오이나물 넣고... 국수 비벼 먹었어요...
얼음 동동 띄워서 국물 있게 해서요..
먹다 보니 맛있어서.... 사진 찍어야겠다 싶어서 뒤늦은 한 컷~~~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