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3 월요일의 아침밥상>
다들 잠들어 있는 이른 시간에 부엌불을 켜고
바닥에 신문을 넓게 펼칩니다.
새벽에 비가 추룩추룩 내리네요.
고요함속에 빗소리가 창문을 똑똑 치는 빗소리가 들리니
정신이 더 또렷해지는 듯 해요.
시아버지께서 텃밭에서 직접 기르신 배추와 무를 주셨어요.
상추도 주셨는데 엊저녁에 손질해서 맛있게 쌈 싸먹고,
아침에는 배추와 무를 담아주신 검은봉다리에서 꺼내어서
아침 반찬꺼리로 손질을 해 봅니다.

무채 썰어서 무나물 볶으려고
작은 무 하나는 통째로 모두 채를 썰고...

나머지 무 반개는 국 끓이는데 쓰려고
이렇게 칼로 삐져서 준비를 했지요.

배추는 시들한 겉잎만 떼어버리고
배추꼭지 쪽으로 칼집 넣어서
반으로 뚝 갈라서는...

안쪽의 노랗고 고소한 속대부분은
나중에 썰어서 양념겉절이로 맛있게 무쳐 먹으려고 남겨 두고,
이렇게 멀쩡하니 깨끗한 배추 겉잎파리 부분들을
한장씩 똑똑 끊어서 준비를 했어요.
비도 오고하니,
맛있게 배추전 부치려고요.

깨끗하게 한장 한장 잘 씻어서 물기 뺀 배추잎파리를
이렇게 부침가루 개어 놓은 반죽을 대충 묻혀서...

기름 넉넉하게 두른 후라이팬에 올리고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그냥 맛있게 지져내기만 하면 되지요.

뒤집어서 또 한번 지져주고...
이렇게 뜨겁게 방금 지져낸 배추전을 맛낙 잘 익었는지 맛보느라
바로 그 자리에서 길이로 쭉쭉 찢어서
초간장에 듬뿍 찍어 입에 넣어 보니,
입에서 그냥 살살 녹습니다.
이렇게 배추전 지져내면서
아침도 차려내기전에
벌써 두어장 그자리에서 제가 바로 먹어 버렸답니다.

기와 후라이팬 꺼내어서 기름칠 한김에,
냉장고 안에 사 놓았던 분홍쏘세지도 꺼내어서
계란물 입혀 구워 보려고 준비를 했네요.

분홍쏘세지는 후라이팬에 올리면
앞뒤로 뒤집는 동안에 금방 익으니,
언제든 빨리 부담없이 만들수있는 반찬이라서 더 좋네요.
요즘 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밀가루 섞어놓은듯한 쏘세지맛이 어쩌면 별로일 수도 있을껍니다.
저는 반찬 아니라 그냥 맨입에 간식꺼리로도
이렇게 지져낸 것 모두 다 집어먹을 수 있어요.

이제 순한진미무침을 반찬통에 그윽하게 한 통 만들어 놓을 차례예요.
백진미오징어 한봉지와 조미어포 한봉지를 같이 이렇게 준비해서,

봉지를 뜯어서 이 2종류의 건어채를 큼직한 볼에다 같이 넣어요.
오늘은 두가지를 동시에 섞어서 무쳐내려고 합니다.
오징어채가 좀 뻣뻣하니 영 딱딱한 질감이 강해서
이렇게 야들야들하고 보드라운 조미어포와 같이해서
먹기 좋게 서로 섞어서 무쳐내는 것이랍니다.
좀 딱딱하거나 마른 오징어채 종류가 있으면
이렇게 비교적 훨씬 말랑말랑한 다른 어채 종류와 같이 섞어서는
양념에 조물조물 잘 주물러 주면 됩니다.

촉촉하고 부들부들하니 맛있게 무쳐졌네요.

이제는,
마지막으로 뜨끈한 국 한가지 끓일 차례.
어제 문어 한마리 삶아 썰어서
맛있게 초장 찍어먹고 남은 것이 제법 되니,
남은 문어로 오늘은 문어국을 끓이려고요.
보통 이렇게 문어를 한마리 삶게 되면
그 다음날은 이렇게 먹다 남은 문어로 꼭 문어국을 끓이게 됩니다.
아주 국물이 시원하니,
건더기 문어도 쫄깃하고 참 맛있거든요.
국물멸치로 구수하게 육수를 끓여 내다가
국물이 잘 우러났으면 멸치는 건져내고...

여기에 아까 삐져놓은 무를 넣고
폭 보드랍게 무가 잘 익도록 끓이다가,
무가 모두 잘 익었을 적에
이렇게 문어를 넣어 줍니다.

여기에 대파와 양파 넣고 한번 더 팔팔 끓도록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새우젓과 굵은소금을 이용해서
1 : 1 정도 비율로
국물간을 시원하게 간 맞춰주면 되지요.
문어국에 조미료 한톨 들어가지 않아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이렇게 몇가지 만들어서
오늘, 월요일 아침상을 차려냈답니다.
점점 맛이 들어가는 밥도둑 두가지예요.
유산균 깍두기와 갓 담은 김장김치에...

무채썰어서 후루룩 얼른 볶아낸 무채볶음나물 한 접시 내고요.
과정이야 하도 자주 올린지라
오늘은 무채나물 볶아내는 과정은 일부러 뺐답니다.
그리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 분홍쏘세지 부들부들하게 구워놓은 것에...

진미오징어채와 조미어채 2가지를 섞어서
조물조물 손으로 보드랍게 무쳐낸,
고소하고 순한 맛의 이 진미무침도 상에 내고요.

배추이파리채로 앞뒤 모두부침가루 반죽 대충 무쳐서는
기름 넉넉하게 두른 후라이팬에 지글지글 지져낸
이 배추전도 넉넉하게 접시에 담아 냅니다.
물론 옆에는 새콤달달한 초간장도 이렇게 꼭 같이 곁들이고요.

마지막으로,
방금 지어낸 햅쌀밥 한 공기에 국물맛 시원한 문어국도 상에 냅니다.
국은 늘 팔팔 끓여 뜨거운적에 이렇게 한 그릇도 떠서 올려야
먹는 내내 뱃속이 따끈해지니 좋지요.

왠지 아무래도 이렇게 비가 오니 기분이 축 쳐지는 듯 했지만
그래도 한 주를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인만큼...
일부러라도 더 기운차게 아침을 맞이하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 봅니다.
우리집 밥상위의 뜨끈뜨끈한 배추전에 문어국 한그릇씩 같이 드세요.
그리고 이 글 읽으신 분들,
모두 좋은 한 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