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08 월요일의 아침밥상>
신문지 넓게 펼치고,
손질한 재료들을 여기에 올려 보아요.
집 앞 부식가게에서 1000원주고 산 까망껍질 콩나물 한 봉지와
왠지 맛이 달아 보이던 시금치 두 단.
아무 생각없이 늘 하던대로 시금치를 손질하다가 아차 싶어서
중간에 잠시 손을 놓고서
재료 손질하는 사진을 한번 찍어 봅니다.
중간에 놓인 아직 단을 풀지않은 시금치는 그냥 일반 시금치이고
그 오른쪽에 단을 풀어서 손질을 시작하려는 시금치는 포항시금치예요.
포항시금치가 속도 꽉 차니 실하고 맛도 달고 짤막짤막 생기기도 잘 생긴 까닭에
보통 일반 시금치와 비교해서 한 단당 1000원 정도는 더 비싸지요.
아직 단을 풀지않은 저 시금치도 짤막하니 속이 실해 보여서
어떤가 싶어서 이렇게 다른것으로 두가지를 같이 사 와 봤답니다.

시금치는 이파리의 시들한 부분들 끊어내면서 뿌리쪽 다듬고,
콩나물도 까만 껍질들 다 골라내고 깨끗하게 손질했네요.

큰 스뎅들통에 물을 끓여서
손질하고 깨끗하게 미리 씻어 준비해 놓은 시금치를 넣고..

시금치를 적당히 보드랍게 데쳐냈지요.

데친 시금치는 찬물에 여러번 아주 깨끗하게 헹궈낸 다음,
이렇게 양손으로 물기를 꽉 짜서는
훌훌 풀어서 준비를 해 두고요.

콩나물도 맑은 물에 여러번 씻어서
깨끗하게 준비를 해 두었어요.
일단 손질한 나물들은 이리 준비해서 놔 두고는...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닭 구워놓은 것,
참 좋아하지요?
닭 한마리를 기름 쪽 빼면서 통으로 구워 먹으려고
준비를 해 봅니다.

양념 버물버물 하기만 하면...
금새 준비 끝.

오븐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요.
보통 이렇게 닭 1마리 구워내는데 1시간 정도 걸려도,
그 동안 이 닭 구워내는것은 까맣게 잊어버려도 좋으니...
맛나게 닭이 구워지는 동안
다른 것 이것저것 준비할 수 있다는게 참 좋아요.
그러니 바쁜 아침시간에도
이렇게 통닭 한마리 구워먹기가 얼마나 쉬운지요.
이렇게 이제 맛있게 닭이 익기를 기다리면서...

재첩국을 한 냄비 끓이려고,
냉동실안에 들어있는 재첩모듬 봉다리를 한 봉지 꺼냅니다.

재첩을 소량씩 찌갯감처럼 뚝배기에 끓여서
보글보글 끓는 재첩뚝배기를 상 위에 그대로 올려서
맛나게 먹는 경우도 많은지라...
이렇게 한 뚝배기에 진하게 국물이 우러날 정도만큼씩 소분해서
한데 모아 얼려 두었던 거지요.

곰솥대용 정도로 쓸 큼직한 냄비에다
이 재첩을 모두 다 넣었어요.
보기에는 얼마 안 되어 보일수도 있지만
오늘 큼직한 냄비에 넣은 이 재첩은
2키로도 훨씬 넘는 양이지요.

냉동실에서 꺼내어서 아직 언기로 꽁꽁 얼어있는 상태이니,
냄비채로 흐르는 물 아래에 두고는
손으로 바락바락 씻어가면서
재첩도 자연스럽게 녹이면서
거죽에 묻어있는 더러운 것이 있다면
이 때 한번 더 씻어 내 줍니다.
원래 재첩을 냉동하기전에 미리 다 깨끗하게 씻어 갈무리 해서는
냉동실에 넣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씻어도 그리 더럽거나 지저분한 것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끓이기전에 한번 더 이리 바락바락 제대로 씻어주면 속이 시원하고
왠지 국물맛도 더 말끔해지는 느낌이 들지요.

냄비에 비해, 재첩양이 아주 그윽한 편입니다.
여기에 정수기 물을 가득 부어서
가스불 위에 이제 냄비를 올리고는,
불을 켜서 끓이기 시작하지요.

냄비가 워낙 크니,
끓기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조금 후...
냄비가 서서히 끓어 오르면서
재첩에서 나오는 시원한 육수맛과 함께
이렇게 뽀얗고 진한 국물이 동시에 우러나지요.
지저분한 찌꺼기는 거품과 함께 위로 올라오면서
서서히 끓어 오르는 찰나입니다.

그러면 큼직한 국자를 하나 꺼내어서
위에 떠오르는 지저분한 거품들은 이렇게 슬그머니 잘 떠서 버려냅니다.
너무 불이 세서 냄비안의 국물이 바깥으로 넘치지 않을 정도로
불을 조금 줄여서 잘 조절한 다음,
이렇게 본격적으로 끓어오르는 시점부터 기준해서
이 때부터 약 15~20분간만 더 끓여주면
국물맛이 아주 시원한 재첩국이 아주 제대로 끓여지지요.
중간중간 두어번 정도는
이렇게 또 거품이 떠 오르면 맑게 걷어주고 하면서
국이 맛있게 끓여지기를 기다리면 되겠지요.

국물이 우러나도록 기다리는 동안은,
재첩국에 꼭 빠져서는 안 될,
찰떡궁합 재료인 정구지를 손질해 두고요.
한 단을 풀어서 이렇게 다 손질했더니,
정구지 양이 아주 넉넉하네요.

재첩국이 뽀얗고 시원하게
한냄비 그윽하게 아주 잘 끓여졌습니다.
이렇게만 해서 바로 먹는다면
참 수월하고 좋겠지만...
재첩국을 제대로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꼭 해야할 중요한 과정이
아직 한가지가 더 남아있지요.

비슷한 크기의 큼지막한 냄비를 하나 더 준비합니다.
그리고는 방금 끓인 이 뜨거운 재첩국 냄비를
그 냄비 곁으로 조심해서 옮겨서는
비어있는 새 냄비 안에다 방금 끓인 재첩국 국물을
조심스럽게 살~ 부어줍니다.
원래 재첩국을 끓인 냄비에는
재첩 건더기는 그대로 남겨두고요.

그리고는 재첩안에 들어있는 알맹이를
이렇게 까 줘야 되지요.
어쩌면 이 과정이,
재첩국 끓이기의 가장 힘들고 번거로운 과정이 될꺼예요.
막상 해 보면 시간이나 노력도 드는 일일뿐더러
그만큼 보람은 또 얼마나 적게 느껴지는지..
왜냐하면, 껍데기가 이 정도로 쌓여도
그만큼 까 놓은 재첩알은 요것밖에 안 나오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집에서 재첩국을 끓여먹고,
훗날 생각이나면 또 끓여먹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내가 직접 준비한 좋은 재료와 깨끗한 물로
이 맛난 국을 위생적으로 잘 끓여서는
가족과 함께 제대로 푸짐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원래 냄비에 들어있던 재첩의 속알까지 모두 까서
국물을 조심스럽게 옮겨 부어놓은 냄비에 넣고 나면
원래 냄비안에 지저분한 재첩 찌꺼기가 고인 국물이 제법 또 남지요.
이것도 버리기 아까우니,
조심스럽게 찌꺼기는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맑은 국물만 잘 부어줍니다.

이렇게 국물을 옮겨 부어서 재첩알갱이까지 까서 모두 넣은 새 냄비를
다시 가스불 위에 올리고는
굵은 소금으로 간 해서는
한번 더 팔팔 끓여주기만 하면
맛있고 시원한 재첩국 완성입니다.
여기에 손질해 놓은 부추 씻어서 총총총 썰어 놓은것을
듬뿍 한 두 숟가락 떠 넣어서 같이 먹으면
입맛 돋게하는 시원한 재첩국물에
향긋한 부추향이 서로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요.

이제 다시 나물로 돌아와서...
콩나물부터 먼저 볶아 봅니다.
큼직한 웍이나 이런저런 다른 도구 꺼내지 않고
바로 부엌에 나와있는 후라이팬에다 바로 편하게 볶아내기로 했지요.

참기름 넉넉하게 둘러서 은근하게 볶다가
국간장으로 간 맞추고
깨소금 솔솔 뿌려주면 아삭하고도 맛난 콩나물볶음이 됩니다.
고소하고도 구수한 냄새가 부엌에 가득하지요.

콩나물은 반찬그릇에 덜어 놓고,
이어서 바로 준비해 놓은 시금치도 같은 후라이팬에 넣어서..

마찬가지로 참기름 넉넉하게 둘러서
약중불 정도로 달달달 볶아 주어요.
볶는 내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굵은 소금이든 꽃소금이든,
입에 잘 맞는 쓴맛 안나는 좋은 소금으로 간을 맞춰 주고
마찬가지로 방금 갈아놓은 깨소금 솔솔 뿌려내면
촉촉하면서도 단맛이 줄줄 흐르는 시금치 볶음도 금새 완정이예요.

두가지 모두 반찬그릇에 담아두고,
완전히 차가워지면 냉장고에 넣어야지요.
먹을때마다 조금씩 꺼내 먹다 보면,
이리 만들어 놓아도 아마 이틀이면
반찬통이 텅텅 비어 없어질껍니다.

그리고 너무나 맛있고 간단한 반찬 한가지.
예전, 나이드신 어머니의 그 음성이 아직도 귀에 생생해서는..
어묵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오뎅이라 해야 제맛이네요.
그 옛맛 오뎅구이를 준비해 보아요.
정말 준비라 할 것도 없지요.
먹기 좋게 똑똑 썰어놓은 오뎅에,
이렇게 정구지 잘게 썰은 것.
이 2가지를 계란 깨뜨려 섞어 놓은데다 넣고...

슬슬 숟가락으로 골고루 잘 섞어서는

이렇게 후라이팬에다 부치기만 하면 되지요.
한가지 더 맛나게 부치는 팁을 이야기 하자면,
이 오뎅구이는 일반 식용유를 써서 부쳐도 충분히 맛 나지만,
이렇게 버터를 식용유 대신으로 몇조각 녹여서 부쳐내면
오뎅구이 맛이 몇배는 더 맛있어 집니다.

앞뒤로 한번 뒤집어주기만 하면
정말 금새 빨리도 익어있지요.
센불보다는 중간불 정도로 두어도
이 오뎅구이는 금새 익어요.
딱 요 때 방금 구워서 뜨끈뜨끈할 때
하나 집어서 입에 넣으면 제일 맛있답니다.
우리집에서는 늘 이렇게 시식을 하니, 그 맛을 제가 제일 잘 알지요.^^

다들 끓인물을 좋아하니
하루,이틀에 한번은 이렇게 주전자 물을 팔팔 끓여야 하지요.
둥글레와 결명자차,보리차,옥수수차,대추차 등등..
이런 재료들을 가지고 늘 변화를 줘 가면서
조금씩 서로서로 섞어서 물을 끓입니다.
어느 조합이라도, 참 물 맛이 좋으니까요.
오늘 아침에는 보리차와 둥글레를 섞어서 이렇게 물을 끓이고
동시에 뒷쪽에는 작은 냄비에다 물을 팔팔 끓여서는
엊저녁 손질해서 김치냉장고안에다 넣어 두었던
싱싱한 생오징어 한 마리를 꺼내서 데쳐 냅니다.

밥솥에 소리가 나서 뚜껑을 열어보니
밥도 포슬하니 맛나게 잘 지어졌고,
오븐에 1시간을 돌린 통닭도 맛있게 구워졌네요.
준비가 다 되었으니,
이제 바로 아침밥상을 차려도 되겠습니다.

이렇게 차려서 먹은
우리집의 월요일의 아침상은요...
방금 데쳐낸 야들야들 따끈한 오징어 한마리.
옆에는 오징어 빠뜨려서 듬뿍 찍어 먹을
새콤매콤한 빨간 초장도 필히 곁들여야지요.

버터에 지져서 한층 더 구수하고 맛난
초간단 반찬 오뎅구이 한 접시도 상에 올리고요.
그 옆에는 바삭바삭 과자처럼 맛있는
아이들 좋아하는 반찬인 꿀멸치볶음도 같이 한 접시 내었어요.

나물반찬을 언제나 귀하게 여기는 우리집.
1년 365일 거의 한 두가지라도
나물찬이 상에 오르지 않는 날이 없다해도 아마 과언이 아닐껍니다.
시장에서 싱싱한 나물꺼리 저렴하게 사 와서
이리 볶아 먹거나 삶아 먹거나 데쳐서 먹으면
몸에도 좋고, 질리지도 않고, 맛도 좋으니...
오늘도 소박한 나물 찬거리 다듬어서
밥상에 푸짐하게 올리는 우리집 아침상은 여전합니다.
콩나물볶음과 시금치볶음, 그리고 김치 한 접시.

오븐에서 지글지글 구워낸 이 통닭 한마리도
이렇게 뜨거울 때 바로 상에 올려서 먹지요.
상에 놓기 직전에 파채도 썰어서
통닭 옆에다 같이 얹어서 냅니다.
퍽퍽한 속살을 쪽쪽 찢어서 소금에 살짝 찍어서
이 파채를 넉넉하게 같이 곁들여 입에 넣으면
먹는 내내, 닭고기 맛이 훨씬 좋으니까요.

그리고 방금 지은 쌀밥 한 그릇에
순한맛으로 속을 시원하게 확 풀어주는 맛난 재첩국 한 그릇.
다듬어 놓은 정구지 넉넉하게 넣어 먹으면
재첩조개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국물맛과 섞여서는
국물에 어우러지는 향이 밥맛을 배로 더 좋게 해 주지요.
보통 요즘은 보리를 섞어 구수한 보리밥을 자주 지어 먹지만,
뽀얀 국물에 시원함이 가득한 재첩국과 같이 곁들여 먹기에는
이 백미쌀밥이 서로 더 맛으로는 궁합이 잘 맞는답니다.

바깥 공기가 많이 쌀쌀하지요?
왠지 밥 한공기 먹으려면
따듯한 국물이 꼭 있으면 참 좋을듯한 계절이
어느새 이렇게 또 돌아왔어요.
맛나고 뜨끈뜨끈한 드시면서
하루의 피곤도 떨쳐내고 따뜻하게 몸 녹이시면서
오늘 저녁식사도 맛있게 드세요.
우리집은 오늘 저녁에도
다들 재첩국 한그릇씩 먹을껍니다.^^
